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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나루시-창백한 체온
    카테고리 없음 2019. 2. 28. 19:32




    그렇다 이것은 창짚손 이후 수위시날 짬바가 생겨 과감히 도전해본 두번째 수위시날....

    이거 이후로 거리낄게 없어졌다 사람이 좀 간사하다 돗치스키땐 글케 몸을 사리더니...

    근데 시날 자체는 엄청 길었어요 걍 준비했다가 매운맛 지대로 보고 옴 6시간? 7시간 했나?





    무려 수족관 컨셉으로 맞췄답니다



    ----------------------
    손에 닿은 피부가 서늘했다.
    창 밖의 바다는 유난히 창백했고.
    [ 창백한 체온 ]
    ----------------------
    그와 당신은 올해의 겨울 휴가를 위해 바다의 호텔에 방문했습니다.
    늦은 밤에 막 도착해 체크인을 마치자마자 잠에 빠졌으니, 오늘이 함께 맞는 첫 아침입니다.
    창밖으로 넓은 바다가 펼쳐집니다.
    눈이 내릴 기미가 없는 하늘은 잘 마른 소라색, 파도 거품이 흩어지고 부서지는 바다는 짙은 감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흰색에 가까운 색 바랜 모래사장까지,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입니다.
    고즈넉한 겨울의 바다. 어쩐지 쓸쓸해 보이는 풍경……
    물속의 것들도 모두 잠들거나 죽었을 계절입니다.
    어쩌면 당신은 바다의 마지막을 목격하는 중일 지도 몰라요.
    짠 내음이 나는 물 대신 애매한 감성에 젖었을 때, 인터폰이 울립니다.
    룸서비스가 도착했습니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 식사입니다.
    조심스레 문을 열자, 호텔의 정식 유니폼을 차려입은 호텔리어가 클로쉬가 덮인 쟁반을 들고 서 있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아침 식사를 룸의 테이블에 내려놓은 호텔리어는 의례적인 인사를 건네곤 돌아갑니다.
    루시 스타인: 안나, 방금 뭐야? 누군데?
    안나 로즈빌: 아침이래. 여기 아침을 룸으로 가져다 주네
    루시 스타인: 와....이런데는 또 처음이야, 좋은 호텔은 확실히 서비스가 좋구나?
    안나, 배고파? 그럼 지금먹을까?
    안나 로즈빌: 응, 식기 전에 먹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루시 스타인: 그래, 우리 어제 급하게 와서 저녁도 대충 먹었잖아!
    (안나 끌어다 의자에 앉힘~)
    안나 로즈빌: (끌려가 의자에 앉혀짐~)
    클로쉬의 뚜껑을 열면 2인분의 아침 식사가 들어있습니다.
    튀긴 호박 꽃과 토마토 마리네이드, 에그 스크램블과 테두리를 잘라낸 식빵, 베이컨……
    후식으로 마련된 복숭아 판나코타까지.
    아침 식사의 정석이면서도 소홀함이 없는 구성입니다.
    바닷가의 호텔이라더니, 아침 식사에도 신선한 생선 회와 레몬즙을 뿌린 문어 요리를 곁들였네요.
    테이블에 앉아 아침 식사를 즐깁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혀 위에서 부드럽게 녹는 음식은 가히 일품입니다.
    없던 입맛마저도 생생하게 돋웁니다.
    겨울 바다의 풍경을 만끽하며 둘이 함께 즐기는 아침 식사라니 이보다 완벽할 수 있을까요!
    [관찰 롤]
    안나 로즈빌:
    Spot Hidd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33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생선회 중 한 점이 푸르스름한 빛을 띱니다.
    창백하게 빛나는 살점은 결이 부드럽고, 반짝이는 윤기가 흐릅니다.
    어떤 생선회에서도 보지 못한 교묘한 색입니다. 딱 한 점뿐이네요.
    루시 스타인: 안나, 여기 진짜 맛잇는것 같아,
    저녁까지 이렇게 나오는걸까?
    안나 로즈빌: 어, 저녁도 룸서비스야?
    루시 스타인: 글쎄....그렇지 않을까? 어, 이 회는 뭐지?
    좀 특이한것 같은데.
    안나 로즈빌: 아, 그거. 색깔 좀 이상하지. 음... 뭔가 다른 부위인 건가?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찰나, 그가 젓가락을 들어 정확히 그 한 점을 삼킵니다.
    루시 스타인: ...안나가 먹을거였어? 음, 그냥 맛있는데.
    그는 맛이 좋다며 연신 감탄합니다.
    안나 로즈빌: 아니... 뭔지도 모르는데 막 먹고 그래 넌.....
    그 어떤 고기보다 부드럽고, 비린내가 나지 않고, 식감이 뛰어나다면서요.
    굉장한 만족감을 느낀 것도 잠시, 다른 요리 중 무엇을 먹어도 마음에 차지 않아 못마땅히 여깁니다.
    평이 좋은 걸 보아하니 상한 부위는 아닌 것 같죠?
    식사 시간은 평화롭습니다.
    그의 불평과 달리 음식은 여전히 맛이 좋고, 창밖의 바다는 아름답고, 첫날에 딱 걸맞는,
    완벽한 아침입니다.
    루시 스타인: 안나, 우리 배도 채웠으니까 나가자,
    아침 식사를 마치고, 그가 손을 내밉니다.
    바로 앞이 바닷가니, 산책 겸 걷자는 제안을 하는군요.
    그는 모처럼 기분이 좋아 보입니다.
    안나 로즈빌: 왜 이렇게 급해 정말... (고개를 가볍게 젓고는) 목도리 하고 나가, 루시. 바닷가라 바람 차가워.
    루시 스타인: (목도리를 힐끗 보곤 제 목을 가리키며 웃고는) 그러게, 추웠지. 안나가 해줘.
    안나 로즈빌: 이번엔 또 어리광이야? (픽 웃고는 목도리를 집어 들어 목에 매어 준다. 두 번 감아 매듭을 지어 주고는 가까워진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됐어, 나가자. (코트를 집어 입고 문가로 슝)
    루시 스타인: (볼 만지작거리면서 문 밖으로 슝)
    테라스의 창을 타고 들어온 바람에는 짠 내가 가득 묻어 있습니다.
    아침 바다를 거닐기로 하고, 1층 로비에 도착합니다.
    그와 당신이 머무는 ‘호텔 타 메라Ta-Mera’는 신축 건물로 천장이 높고, 바닥이 반지르르하며 섬세한 인테리어로 구석구석이 꾸며져 있습니다.
    1층의 로비부터 최고층 7층의 객실을 오가는 엘리베이터마저 끝없이 넓으니……
    이 호텔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더 설명하는 것은 입 아픈 일이겠죠.
    [교육 롤]
    안나 로즈빌:
    EDU Roll
    기준치:70/35/14
    굴림:24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Ta-Mera……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이에요.
    ‘바다의 나라’라는 뜻을 가진 이집트의 옛 이름.
    아주 거창한 뜻이지만, 낱말 그대로 해석하자면 이 호텔에 아주 잘 어울리는 이름이군요.
    바다와 이토록 가까우니까.
    로비에는 [안내 데스크]가 설치되어 있고, 엘리베이터의 맞은편에 호텔의 [정문]이 보입니다.
    입구의 우측 벽면에 커다란 [지도]가 한 점 붙어 있으며, 좌측 벽면은 온통 [검은 유리]로 덧대어져 있습니다.
    호텔의 기둥 사이로, 정중앙에 커다란 [유리관] 또한 그와 같은 검은색입니다.
    [안내데스크/정문/지도/검은 유리/유리관]
    안나 로즈빌: (검은 유리를 보러 가자)
    벽면 하나를 가득 채운 검은 유리.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통 알 수 없습니다.
    전부 유리로 이루어진 탓에 거울처럼 사용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듣기 롤]
    안나 로즈빌:
    List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28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보글보글…….
    유리 가까이에 귀를 대자니, 거품이 솟았다 흩어지는, 희미한 물소리가 들립니다.
    안나 로즈빌: (? 어항 같은 거라도 있나?) (기웃기웃)
    그저 작은 물방울 소리만이 들립니다.
    [안내데스크/정문/지도/유리관]
    안나 로즈빌: (유리관을 봅니다)
    로비의 정중앙을 차지한 둥근 유리관.
    기둥보다 훨씬 두꺼운 그 관은 천장을 받치고 있습니다.
    검은 유리는 선팅이라도 한 것처럼 안을 비추지 않아, 내용물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보입니다.
    안나 로즈빌: 보기 안 좋게 왜 로비 중앙에 이런 걸 갖다 놨담...?
    (지도를 보러 가자)
    루시 스타인: (뽈뽈 따라감)
    호텔의 구조를 담은 지도입니다.
    아쿠아리움과 미술관은 오전 10시부터 입장 가능하다고 쓰여 있습니다.
    루시 스타인: 안나, 여기 수족관도 있나봐?
    이따 가볼래?
    안나 로즈빌: 그럴까..? 생각보다 호텔이 큰가 보다.
    루시 스타인: 그러게, 누가잡았는지 진짜 잘 잡았다~
    [안내데스크/정문]
    안나 로즈빌: 그러게~ 잘 잡았다~ 라고 말해줬음 하는 거지? (큭큭 웃고는... 안내데스크에도 가본다)
    아침에 식사를 가져다준 호텔리어와 똑같은 정식 유니폼을 차려입은 직원이 앉아 있습니다.
    눈이 마주치면 상냥하게 웃으며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라고 묻습니다. 그의 머리 위에서 시계 바늘이 째깍째깍 움직입니다.
    +자유롭게 질문이 가능합니다.
    안나 로즈빌: 로비 중앙 유리관이 뭔지 알 수 있을까요? 저쪽 유리도 그렇고,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서요.
    데스크 직원: 손님, 죄송하지만 저녁에 예정되어있는 전시 관련 사항이므로 현재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흥미가 생기신다면 저녁 전시에 들러보심이 어떨까요?
    이 외의 다른 질문은 없으신가요? 호텔의 서비스와 불만사항등의 접수도 받고 있습니다.
    안나 로즈빌: 아..... (흥미 떨어짐)
    루시 스타인: 음.....
    안나 로즈빌: 아, 맞아. 아침에 나온 회. 무슨 종류인지 알 수 있을까요?
    데스크 직원: “조식으로 제공된 회는 광어와 연어, 대방어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직접 회를 뜨기 때문에 상태가 변질되기 매우 어려운 환경이에요.”
    광어, 연어, 대방어…… 모두 푸르스름한 생선은 아닙니다. 희거나 혹은 붉거나.
    [심리학 롤]
    안나 로즈빌:
    Psychology Roll
    기준치:65/32/13
    굴림:2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데스크 직원: 무슨 문제라도 있으셨나요?
    안나 로즈빌: 사이에 색이 좀 푸른 회가 있었는데요.
    데스크 직원: 네? 그럴리가, 회가 상했기라도 했다는 말씀이신가요?
    안나 로즈빌: 아뇨. 멀쩡한 걸 보니 (루시 가리킴) 상한 것 같지는 않고... 혹시 다른 종류가 섞였나 싶어서요.
    데스크 직원: "그럴리가요, 저희 호텔 타 메라에서 제공되는 회는 전국 최고의 신선함을 자랑하는 동시에 매번 같은 종류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고객께서 착각하신게 아닐까요?"
    데스크 직원은 살짝 찡그린 표정으로 내려다봅니다. 띠껍네요.
    안나 로즈빌: 제가 잘못 봤다는 말씀이세요? (이쪽도 띠꺼움)
    데스크 직원: 흠.....
    “다만…… 같은 생선회라도 부위에 따라 색상이 달리 보이거나, 조명의 문제일 수도 있으니 제가 주방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혹시 횟감의 종류가 변경되었을 수도 있어서요. 이용에 불편 드려 죄송합니다.”
    안나 로즈빌: 네. 저도 별 문제는 아닌 것 같지만... 그래 주시면 감사하겠네요.
    건성으로 사과한 그는 메모를
    ‘707호 고객, 회의 상태가 푸르스름한 색을 띰’
    라고 적습니다.
    두 사람이 자리를 비우고 나면 당장 주방으로 달려갈 모양입니다.
    데스크 직원: “혹시 맛이 이상하다거나, 드신 후 속이 불편하시던가 하지는 않으신가요?”
    아직 무언가가 걸리는지, 걱정스럽게 묻습니다.
    루시 스타인: 음, 아뇨....정말 저희 착각일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괜찮아요.
    대답에 수긍하며 데스크 직원은 주방으로 사라집니다.
    안내 데스크 옆에는 세로로 긴 [플래카드]가 서 있습니다.
    2층에서 미술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모양이에요.
    호텔의 시설을 자랑하는 [팸플릿]도 다양한 국가 별 언어의 번역본이 준비되어 있군요.
    [플래카드/팸플릿]
    안나 로즈빌: 값 지불하고 묵는 쪽은 이 쪽인데 왜 서비스가 저래? (중얼거리면서 플래카드 봄)
    ……2층에서 호텔 타 메라가 주최하는 미술 전시회가 진행 중인 모양입니다.
    짙은 푸른색에서 어두운 감색으로 떨어지는 플래카드는 꼭 심해를 옮긴 것처럼 선명한 바다의 색입니다.
    안나 로즈빌: 심해의 가장 아름다운 생물...?
    플래카드 위에 새겨진 희고 간결한 글씨들이 금세 파도의 물거품처럼 흩어질 것 같습니다.
    심해의 가장 아름다운 생물.
    무엇을 주제로 삼은 걸까요?
    [아이디어, 혹은 자료 롤]
    안나 로즈빌:
    INT Roll
    기준치:65/32/13
    굴림:72
    판정결과:실패
    뭉개진 사람의 얼굴을 한 블롭 피시, 커다란 입과 길게 솟은 뿔을 가진 심해 아귀,
    14개의 다리와 외계인을 닮은 머리를 가진 76cm의 심해 등각류……
    떠오르는 것들이라곤 이런 게 전부입니다.
    아름답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거리가 멀지 않나요?
    안나 로즈빌: (뭐..... 아름다움은 주관적인 거니까.......)
    (팸플릿 본다)
    다양한 국가 별 언어로 번역을 마친 팸플릿.
    호텔 ‘Ta-mera’ 이름 아래에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 캐치프레이즈가 크게 적혀 있습니다.
    플래카드와 마찬가지로 짙은 푸른색에서 어두운 감색으로 떨어지는 선명한 바다의 색입니다.
    루시 스타인: 안나, 뭐라고 적혀있어? (어깨 너머로 힐끗)
    안나 로즈빌: 전시회 한대
    (간단)
    루시 스타인: 아..... (새삼스럽다는 표정)
    산책 끝나고 시간 남으면 같이 볼래?
    여기 볼게 정말 많다...
    안나 로즈빌: 그럴까? 일단 나가자 그럼
    루시 스타인: 그래, 날 다 새겠다.
    (정문 뽈뽈)
    출입구입니다. 사람이 가까이 서면 자연스럽게 유리 문이 좌우로 열립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갑니다.
    자동문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비리고 짭조름한 바다 냄새가 물씬 밀려옵니다.
    얕은 계단 세 칸 아래, 경사 길을 조금 내려가면 모래사장이 펼쳐집니다.
    겨울 특유의 건조한 공기. 바닷가에서부터 밀려오는 짠 내와 물 비린내.
    날을 잘 벼루어둔 칼바람이 모래사장 위를 내달립니다.
    차라리 눈이라도 내리면 운치 있을 텐데……
    눈을 닮은 흰 입김만 푸스스 번집니다.
    괜히 나왔나? 후회가 고개를 들락말락.
    그래도 기왕 나왔으니 조금 거닐어 볼까요.
    아직 잠이 덜 깬 탓에 이토록 추운 걸지도 몰라요. 걷다 보면 나아질지도 모릅니다.
    루시 스타인: 아, 진짜 춥네... 말 안듣고 목도리 안하고 나왔으면 큰일 날 뻔했다.
    (손 끌어당겨 제 주머니에 넣고는) 안나, 옷이 얇은데... 안추워?
    안나 로즈빌: (목도리에 코를 박고 웅얼웅얼) 조금...? 괜찮아. 눈은 안 오려나 보다.... 눈 내려도 좋을 텐데
    루시 스타인: ....글쎄? 일기예보에 소식은 없었어,
    이것도 나름 운치는 있지 않아? (씩 웃고는 주머니속 손을 깍지껴 잡아준다.)
    안나 로즈빌: 뭐... 나 겨울 바다 좋아하니까 (손을 꼭 잡고는 조금 더 옆에 붙어서 걷는다)
    주변은 고요하고 한적해서, 꼭 그와 당신, 두 사람이 이 세계에 남은 마지막 사람이 된 것 같습니다.
    [모래사장]을 따라 일렬로 죽 늘어선 [가게]들조차 대부분 문을 닫아, 인기척이라곤 찾아볼 수 없으니까.
    그저, [바다]를 스치는 파도소리가 요란할 뿐입니다.
    오른쪽으로 조금 고개를 돌리면, 저 멀리에 [부두]가 펼쳐져 있군요.
    [모래사장/가게/바다/부두]
    안나 로즈빌: (모래사장을 걸으러 가자)
    루시 스타인: (뽈뽈뽈)
    이곳의 볼 거리 중 하나는 새하얀 모래사장입니다.
    마치 소금으로 가득 채워둔 것처럼, 색을 잃은 모래는 창백하게 흩어져 있습니다.
    발아래 까끌까끌하게 굴러 들어오는 것들은 이곳이 아스팔트가 아니고, 도로가 아니며, 바다 위라는 것을 실감 나게 합니다.
    [행운 롤]
    안나 로즈빌:
    Luck Roll
    기준치:53/26/10
    굴림:55
    판정결과:실패
    모래의 틈새에서 반짝이는 것을 발견합니다.
    바닷물에 흠뻑 젖고, 모래 알갱이가 다닥다닥 달라붙어 있는 그것은……
    비늘입니다.
    푸르스름한 색의 비늘은, 아침 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빛을 반사할 때마다 그것의 색은 붉고, 푸르고, 노랗게…… 오색으로 물듭니다.
    루시 스타인: ....? 안나, 뭘 주워온거야?
    안나 로즈빌: 비...늘?
    이런 게 여기까지 떨어져 있나...?
    루시 스타인: 응...? 뭐지, 이 주변 다 횟집이니까,
    손질하다 여기까지 온건가....?
    작은 조개껍질만 할까요?
    화려하게 반짝이는 모양새가 아름답지만, 마냥 아름답게 여기기에는 찜찜합니다.
    그야, 보통 독이 있는 것들이 더욱 외관을 화려하게 꾸미기 마련인걸요.
    주위에 딱히 물고기의 시체 같은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바다에서 떠밀려 온 예쁜 행운일지도 몰라요.
    [자연,혹은 관찰 롤]
    안나 로즈빌:
    Spot Hidd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26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비늘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도중, 문득 깨닫습니다.
    그래, 아침에 그가 삼킨 물고기의 살점.
    그것이 꼭 이런 색깔이었죠.
    [아이디어 롤]
    안나 로즈빌:
    INT Roll
    기준치:65/32/13
    굴림:47
    판정결과:보통 성공
    그럼 그가 먹은 것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요?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이성 체크.
    안나 로즈빌:
    SAN Roll
    기준치:60/30/12
    굴림:15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우리 안나는 아무렇지 않습니다, 장해요!
    [가게/바다/부두]
    안나 로즈빌: (아직은 괜찮아!)
    (음... 바다로 더 가보자)
    창백한 모래사장에 흰 포말을 버리고 도망가는 파도를 따라, 물 자국이 길게 남습니다.
    거친 물소리가 꼭 노랫소리처럼 들립니다.
    밤에 보았던 바다는 마냥 어둡고 캄캄하기만 했는데, 지금은 꼭 그렇지도 않군요.
    이른 아침의 햇살이 투명한 표면에 닿아 산산이 부서지고 찬란하게 빛납니다.
    파도의 경계 가까이에 가면 물 아래에 깔린 모래사장과 작은 돌, 조개껍질 같은 것들을 볼 수 있습니다.
    파도가 몇 번이나 쓸고, 덮치지만 깨끗하기 그지없는 물은 훤히 그 속을 비출 뿐입니다.
    루시 스타인: 날이 추워서 아쉽다, 여름에 한번 더 올까?
    발이라도 담글 수 있잖아.
    안나 로즈빌: 지금도 못 빠트릴 건 없는데? (루시 보고 씩 웃고는)
    루시 스타인: ㅇ.....어?
    안나 로즈빌: 뭐, 그럴까? 그런데 그럼 사람 많겠지?
    루시 스타인: 그렇겠지?(방금 뭘 들은거지) 그럼 그땐 더 붙어 다녀야겠다,
    잃어버리면 어떡해?(킥킥 웃으며)
    안나 로즈빌: (제대로 들었을걸?) 호텔 방에서 만나는 거지 뭘 어떡해 (어깨를 으쓱하고는) 지금도 좋아. 둘만 있으니까.
    시덥잖은 대화를 하며 바닷가를 따라 천천히 걷는데,
    아뿔싸! 잔잔하던 파도가 휙 고개를 듭니다.
    서둘러 피하지 않으면 신발이 흠뻑 젖고 말 거예요.
    [민첩 롤]
    안나 로즈빌:
    DEX Roll
    기준치:60/30/12
    굴림:43
    판정결과:보통 성공
    파도가 거세봐야 인간의 보폭보다 훨씬 좁기 마련.
    안쪽으로 크게 한 걸음을 들어서자, 아슬아슬하게 두 사람이 딛고 섰던 곳을 쓸고 지나갑니다.
    아쉬움에 입맛이라도 다시는 걸까요? 파도소리가 유난히 커다랗습니다.
    안나 로즈빌: (..! 빠트릴걸!)
    루시 스타인: (뭐???)
    안나 로즈빌: (바다잖아)
    루시 스타인: .....
    우리 여벌 옷 안가져온건 알지, 안나?
    (불안하게 쳐다봄)
    안나 로즈빌: 어머, 그랬어?
    루시 스타인: (거친생각과 불안한 눈빛)
    [가게/부두]
    안나 로즈빌: (부두로 걸어가자!)
    길게 뻗은 콘크리트 길을 따라 좌우로 작은 배들이 묶여 있습니다.
    거친 파도가 겹겹이 쌓아둔 테트라포드를 밀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부둣가를 따라 조금 걷다 보면, 끄트머리에 어떤 사람이 앉아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관찰 롤]
    안나 로즈빌:
    Spot Hidd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96
    판정결과:실패
    멀어서 어떤 사람인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상당히 작고 왜소해 보이는 실루엣이군요.
    이런 날씨에 이런 곳에서 뭘 하는 걸까요?
    안나 로즈빌: (가본다)
    머리가 새하얗게 샌 노인이 부둣가 끄트머리에서 낚싯대를 드리운 채, 하염없이 물고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노인은 무료하지도 않은지 그저 바다를 바라볼 뿐입니다. 낚시통은 텅 비어 있습니다.
    +원하는것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안나 로즈빌: 와... 낚시하긴 오늘 날씨가 좀 안 좋지 않아요?
    노인: “흠흠, 날이 추워서 그런가 거 물속도 잠잠해. 영 물 기미가 없구먼.”
    “절대 내가 낚시를 못해서가 아니야. 이래 봬도 소싯적엔 유명한 낚시꾼으로 유명해서,
    100cm에 가까운 광어를 낚기도 했다고.”
    안나 로즈빌: 와~ 먹을 거 많았겠네요~ (그러려니)
    여기선 보통 뭐가 잡히는데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눈빛이 불만인듯 장황한 무용담을 떠들어 댑니다,
    노인: 광어, 도미, 복어,
    아, 잡힐건 다 잡히지! 내가 여기 강태공이야!
    믿거나 말거나. 황당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입니다.
    노인: “나 참, 물고기들이 다 겨울잠을, 크흑, 커 허허 헉. 크어어어억…….”
    변명해도 믿어주지 않자 죽을 듯이 기침을 터트리지만,
    그냥 기침입니다.
    굽은 등을 제외하면 나이에 비해 굉장히 정정하고, 병색은 한 점도 없습니다.
    루시 스타인: 좀....별난 할아버지 같아....(속닥)
    안나 로즈빌: 세상에 별난 사람 많지 뭐... (속닥거리면서 루시 빤히 봄)
    호텔에선 방어랑 연어 나오던데. 그것도 이쪽 바다에서 잡나?
    노인: 사람 앞에 두고 뭘 그리 속닥거려?
    호텔에서 온겨? 거기 횟감은 다 요 앞에서 잡아. 흠,
    안나 로즈빌: 음....
    재미가 들린 노인은 말을 이어갑니다.
    노인: “그래도 낚시는 겨울 낚시가 제맛이지. 겨울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상상도 못하는 것들이 낚이곤 하거든.”
    “사람의 얼굴을 한 물고기라던가, 끔찍하게 커다란 문어라던가,
    은색으로 빛나는 새우 같은 것들이 잡히지. 그것들이 생긴 것은 조금 괴랄해도, 맛은 또 끝내준다니까.
    소문이다만, 사람을 잡아먹는 물고기도 산다더군.”
    노인은 주절주절 이야기를 늘어놓더니, 물론 농담에 불과하다며 웃습니다.
    정말 사람을 잡아먹는 물고기가 어디 있겠어요.
    안나 로즈빌: (먹자면 못 먹을 건 또 뭐 있겠어...)
    그럼 할아버지, 이것도 뭔지 아세요?
    노인: 응?
    안나 로즈빌: (아까 주운 비늘 보여드림)
    비늘을 본 노인이 아는 척을 합니다.
    노인: “아, 이건 또 오랜만에 보는구먼!”
    그것을 받아들곤 이리저리 뒤집어 보고, 아침 햇살에 비추어보던 노인은 곧 말을 이어갑니다.
    노인: “종종 이 바다에 떠밀려 오곤 한다네. 색이 화려하고 이 세상의 것 같지 않아서,
    이 세상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물고기의 비늘이라고 다들 이야기하지.”
    비늘의 정체에 대해 알려줍니다. 별로 득이 되는 정보는 아니지만요.
    노인: “바닷속에 사는 것들은 보통 어두컴컴하고 침침하기 마련이거든.
    빛이 제대로 닿지 않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이토록 고운 색을 띠는 것이라니, 요사스럽지 않은가?
    이 비늘은, 요 앞 바다에만 사는 ‘사람을 홀리는 물고기’의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어.
    아름다운 비늘로 사람을 홀려서 홀라당 잡아먹는다는 거지.”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입니다.
    비늘로 사람을 낚는 물고기라니, 말도 안 되잖아요?
    하지만 어쩐지 찜찜합니다.
    어두운 바다가 꼭 무언가의 시커먼 아가리처럼 보인다면…… 과민한 반응이겠죠?
    괜히, 헛소문에 싱숭생숭해진 걸 거예요.
    노인: 더 물어볼건 없는겨? (심심한듯 쳐다봄)
    안나 로즈빌: 네, 말씀 감사해요. 낚시하시는 데 방해는 그만 해야죠. (웃고 맘)
    대화가 슬슬 끝나갈 즘,
    [행운 롤]
    안나 로즈빌:
    Luck Roll
    기준치:53/26/10
    굴림:5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노인의 낚싯대가 크게 휘청입니다. 무언가 떡밥을 문 모양입니다.
    노인은 금세 환해진 얼굴로
    노인: “아이고, 잡혔군! 잡혔어!”
    라며 낚싯대를 보러 뛰어갑니다.
    기쁨에 들떠 그와 당신은 보이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루시 스타인: (멀뚱하게 남겨짐)
    음,,,,갈까?
    안나 로즈빌: 음... 그래. (얜 정말 아침에 뭘 먹은 거람?)
    노인을 등지고 부둣가를 걸어온 만큼 다시 되돌아갑니다.
    여전히 파도는 성급하고, 엉망진창으로 흔들립니다.
    파도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그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괴팍한 바닷가를 따라 걷자니 노인의 이야기가 다시 떠오릅니다.
    사람을 홀리는, 사람을 잡아먹는 물고기라니…….
    괜히 등골이 오싹하네요.
    파도소리 사이로, 무언가 기묘한 울음소리가……
    [듣기 롤]
    안나 로즈빌:
    List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51
    판정결과:보통 성공
    들릴 리 없죠.
    귀를 기울여도 들리는 것이라곤 거친 물소리와 밭은 숨소리뿐입니다.
    ……숨소리?
    괴로운 숨소리는 분명, 그의 것입니다.
    고개를 돌리면, 그가 숨을 쉬기 어려운 것처럼 헐떡이고 있습니다.
    잠깐 사이에 새파랗게 질린 얼굴은 꼭 시체의 것처럼 보입니다.
    간헐적으로 끊어지는 호흡이 심상치 않습니다.
    안나 로즈빌: ....루시?!
    루시 스타인: ...안나,, 나.....
    눈이 마주치는 것과 동시에 핑, 급격한 현기증을 느낀 그가 바닥으로 쓰러집니다.
    갑자기 왜? 역시 아침에 먹었던 것이 좋지 못했던 걸까요?
    아니면 바람이 너무 차서? 추위에 시달린 것일지도 모릅니다.
    안나 로즈빌: 세상에, 루시..! 왜 그래! (쓰러진 옆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당황한 당신은 급하게 그에게 다가가, 어깨를 감싸쥐는 순간-
    그는 새하얗게 질린 손등으로 다짜고짜 당신을 붙잡고 끌어당기고 입을 맞춥니다.
    힘이 어찌나 센지 뿌리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무언가를 갈구하는듯한 행위가 계속됩니다.
    샅샅이 파고드는 입맞춤은 낭만, 애정 따위는 일말도 남지 않은...그저 폭력입니다.
    루시 스타인: (숨이 차는듯 매달리며 볼을 부여잡고는 그저 숨을 탐했다.) 안나, 안나...나, 갑자기....
    안나 로즈빌: (숨을 쉬지 못하던 사람이, 갑자ㅣ매달려 강압적으로 지속하는 입맞춤은 상황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전혀 그답지 않다.) 루시, 잠.. 잠깐만..! (일단 진정에 도움이 될까 찬찬히 등을 쓸어내렸다.)
    루시 스타인: (쓸어내려지는 손길이 무색하게 무게를 실어 점점 밀어내듯 붙어왔다.) 안나, 조금만. 조금만....제발, (질척하게 섞여오는 타액은 안중에 없는듯 그저 숨을 들이쉬듯 호흡만을 탐했다.)
    안나 로즈빌: 윽.. 루시, 루시. 진정.. 좀 해봐... 갑자기.. 왜...! (입술이 떨어지는 그 잠깐 새마다 말만 겨우 끊어지듯 잇는다. 내쉬는 숨마다 전부 네가 빼앗아 가는 듯해 숨이 가빴다. 그 외의 다른 행동을 할 겨를도 없이 네 무게에 밀어붙여졌다.)
    한참 동안 매달리던 그는 곧 미끄러지듯 떨어집니다.
    다소 진정되었는지, 여전히 파리한 안색이지만 아까보다는 한결 나아 보입니다.
    안정된 호흡이 천천히 드나듭니다.
    그도 자신의 행동에 영문을 모르겠는 듯 아직 남은 숨을 내쉬며 더듬더듬 변명합니다.
    루시 스타인: “모르겠어.... 미안해, 갑자기 숨을 쉬는게 어려워져서, 이러면 나아질 것 같았어....”
    안나 로즈빌: (콜록거리며 밭은 기침을 내뱉고는) 갑자기 무슨.... (파리한 안색을 가만 보고 숨을 고른다) ...속은? 열은 없어?
    루시 스타인: 응....정말, 나도 갑자기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어색한 눈으로 올려다 보곤 이내 눈길을 피한다.)
    ....안나, 먼저 나오자고 했는데... 지금 상태가 조금 안좋은 것 같아,
    저녁에 다시 나올까...?
    안나 로즈빌: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가자. 너무 추웠나. ...일어설 수 있겠어? 어지럽진 않아?
    루시 스타인: 응, 그정도는 아니야.... 모처럼 여행인데, 어떡하지....
    내일 아침에도 이러면 병원에 가보고, 우선 돌아가자.
    상태가 좋지 못한 그를 달래고 호텔로 돌아옵니다.
    모래사장을 거슬러 올라가는 동안 그도 다소 진정한 것 같습니다.
    파도는 여전히 사납고 성급하지만 여기까지 닿을 수 없을테니, 걱정할 필요 없겠죠.
    그는 왜 그랬던 걸까요?
    어딘가 아팠던 걸까요?
    낯색이 희게 질린 것을 빼면, 잠잠한 얼굴은 평소와 다를 바 없습니다.
    마치 그런 일은 없었다는 것처럼.
    낮은 계단을 오르면 호텔의 문이 스르르 열립니다.
    문 너머를 확인한 순간, 낮은 탄성이 새어 나옵니다.
    로비는 온통 푸르스름한 물결에 둘러 쌓여 있습니다.
    바닥의 반질반질한 대리석 위로 흩어지는 둥근 곡선들,
    새벽 하늘처럼 창백한 색으로 천장을 물들인 푸른 조명,
    빛이 부딪히고 쪼개지며 산산이 부서지는, 찬란한 광경……
    아쿠아리움이 여기에 있었군요.
    루시 스타인: ....이거 저녁에 연다고 하지 않았어? (기억이 가물한듯)
    안나 로즈빌: 그랬었나..? (네 안색을 살피는데 온 정신이 다 팔려서 대충 대답하고는)
    아니, 오전 10시부터 연다고 했던 것 같기도 한데... 그보다, 들어갈래?
    루시 스타인: 아니, ....음, 지금은 좀 괜찮아진 것 같은데.
    좀 보고 들어가자,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르는데. 예쁘네,
    안나 로즈빌: 정말 괜찮겠어...? (끙... 작은 소리를 내고 얼굴을 찌푸리고는)
    실내니까... 잠깐만이야.
    루시 스타인: 너한테 거짓말 안하잖아 안나, (생긋 웃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로비의 벽면을 대신 하던 검은 유리들은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투명하게 너머를 내보입니다.
    커다란 수조안으로 조명이 흔들리며 물결을 따라 헤엄칩니다.
    은색의 비늘을 가진 물고기 때가 쏜살같이 눈앞을 지나가고,
    그 뒤를 따라 느릿하게 해파리가 흐느적거립니다.
    종이처럼 펄럭이는 납작 가오리, 휘적거리다시피 긴 집게를 휘두르는 키다리 게.
    새파란 몸체의 블루탱까지……
    꽤 그럴싸한 구성이군요. 바닷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익숙한지 물고기들은 이쪽에 관심도 두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느라 바쁩니다.
    아스라이 흩어지는 물방울들은 덧없습니다.
    바닥에 깔린 산호는 알록달록하지만 푸른 물 속에 잠겨 창백하게 보일 뿐입니다.
    유리 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때,
    [행운 롤]
    안나 로즈빌:
    Luck Roll
    기준치:53/26/10
    굴림:81
    판정결과:실패
    깜빡, 깜빡.
    수조 한 칸의 조명이 불안하게 점멸하더니 팟, 금세 빛을 잃습니다.
    아까보다는 다소 침침한 광경이 되어버렸군요.
    당신과 그가 넋을 잃고 아쿠아리움을 구경할 때 조심스럽게 다가온 직원이 말을 겁니다, 아침의 그 직원 이군요.
    데스크 직원: “금일 준비된 회는 광어, 연어, 대방어가 맞으며 요리사가 아침에 직접 잡아 회를 떴습니다.”
    “조식으로 제공되고 남은 회를 살펴보았지만 문제가 있는 부위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심리학 롤]
    안나 로즈빌:
    Psychology Roll
    기준치:65/32/13
    굴림:99
    판정결과:실패
    (뭐람)
    연거푸 설명하고 사과하는 직원의 눈빛에, 진상을 대하는 짜증이 곁들어 있습니다.
    데스크 직원: (짜증!)
    안나 로즈빌: (이게 미쳤나)
    루시 스타인: 아, 음.....
    죄송해요 저희가 뭔가를 착각했나보죠.
    안나, 한번만 봐드려..... (소근)
    안나 로즈빌: (아프니까... 컨디션 별로인 애 두고 그러면 안 되니까... 그래....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가만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빡쳤어!)
    루시 스타인: (불안하게 안나 손 붙잡고있음)
    로비 중앙의 검은 유리관 또한 수조였던 모양입니다.
    산호와 수초가 평화롭게 수면을 따라 몸을 흔들며 춤을 춥니다.
    작은 물고기와 소라 몇 마리들이 사는 것을 빼곤 허전하군요.
    마치, 아직 주인을 만나지 못한 것처럼요.
    말가니 아쿠아리움을 바라보다 시선을 돌리면, 파란 조명이 창백하게 칠한 그의 얼굴이 보입니다.
    닿는 손등의 창백한 체온이……
    창백한 체온?
    무언가 이상합니다.
    조명 탓이라면……
    그의 손이 이토록 차가울 리가 없습니다.
    겨울 날씨에 얼어 붙었다기엔 실내는 지나치게 따뜻합니다.
    그는 손 뿐만 아니라 어디를 만져도 얼음처럼 차디 차며, 안색 또한 새파랗습니다.
    조명 탓이 아닙니다. 희미하게 어깨를 떨던 그는 곧……
    당신에게 달라붙습니다.
    닿는 몸이 온통 차갑습니다.
    떨어지려 해도 떨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옷 안으로 파고들기까지 합니다.
    옷자락의 틈새로 들어온 손가락이 차가운 것은 둘째치고, 이곳은 1층 로비.
    뒤에는 여전히 직원이 서 있습니다.
    언제 다른 숙박객들이 내려오거나, 들어올지 모릅니다.
    루시 스타인: "안나, ...나 또, 갑자기...너무 추워, 추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추위를 호소하며 당신을 매만집니다.
    루시 스타인: “응? 이런거 필요 없잖아, 방해 돼……”
    당신의 옷이 거추장스러운지 벗기려고 들기까지 합니다.
    [근력 롤]
    안나 로즈빌:
    STR Roll
    기준치:50/25/10
    굴림:65
    판정결과:실패
    (엗... 벗겨지는가..?)
    루시 스타인:
    STR Roll
    기준치:75/37/15
    굴림:45
    판정결과:보통 성공
    당신은 당황스러운 나머지 그를 밀쳐내 봅니다, 무슨 일 일까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달라붙어오는 손이 더 깊숙히, 농밀하게 엮여옵니다.
    닿아오는 피부가 서늘하니 시려오고, 그는 만족하지 못한 듯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루시 스타인: 안나, 좀 가만히 있어주면 안돼? ...나 너무 추워서 그래, 제발. 갑자기.....
    안나 로즈빌: 루시. 잠깐만. 여기 밖이야..! 너 손...!
    (옷 안으로 들어오는 손을 잡아 끌어내리려고 하며) 체온 너무 떨어졌는데... 역시 병원 가보는 게 좋겠어. 응?
    루시 스타인: 병원.....병원 말고,
    그런거 필요 없고....응? 안나. (밀쳐내는 손길이 영 거슬리는듯 몸을 밀착시키곤 한숨을 내쉬곤)
    여기 로비라 신경쓰여? 올라갈까? 나 지금 너무 추워, 온 몸이 시렵다고....
    안나 로즈빌: 알았.. 알았어. (로비를 흘끗 급하게 둘러보고는 네 손을 꼭 잡은 채) 잠깐만.. 잠깐만 올라가면 꼭 병원 가는 거야, 응? 알았어?
    루시 스타인: 응... (손짓이 아쉬운듯 허리를 감싸쥐며 파고들었다.) 빨리, 빨리 올라가자 안나.
    방에 도착할 때까지도 그는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차가운 걸까요?
    창백한 낯색이, 서늘한 체온이, 건조한 촉감이……
    꼭 시체처럼 느껴집니다.
    말하기 미묘한 공포감, 불쾌감과 함께 문을 열면, 아침과 별로 달라지지 않은 객실이 보입니다.
    객실 내부는 딱 기분 좋은 온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도 누워서 쉬고 나면 괜찮아질지 몰라요.
    어딘가에 상비약이 있을 것 같은데……
    짐작가는 곳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드는 순간,
    [민첩 롤]
    안나 로즈빌:
    DEX Roll
    기준치:60/30/12
    굴림:43
    판정결과:보통 성공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그가 입을 맞춥니다.
    그 입술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분명 죽은 이의 것을 닮은 온도 때문이겠죠.
    입술 뿐만 아니라 입안조차 건조하고, 삭막하게 말라 있습니다.
    입술이 부딪혔다 떨어지고, 몇 번을 반복하고서야……
    천천히 젖어들기 시작합니다. 꼭, 당신의 것으로 젖는 것처럼요.
    뒤에서 천천히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립니다.
    띡, 띠디딕. 이 전자음은 분명 자동으로 잠금쇠가 돌아가는 소리일테죠.
    문은 잠겼고, 방 안에는 그와 당신, 둘 뿐입니다.
    바깥과 단절된 방. 눈이 마주치자 기묘한 침묵이 흐릅니다.
    잠시 떨어진 그가 속삭입니다.
    마시고 싶어.
    무엇을?
    생각하기도 전에 다시금 입술이 닿습니다.
    샅샅이 훔치지만 만족하지 못한 것처럼 몇 번이고 입술을 맞물리던 그는 곧……
    당신의 옷자락을 헤집기 시작합니다.
    마시고 싶다는 짧은 문장에는 성적인 뉘앙스가 가득합니다.
    목이 타서 견딜 수 없다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평소와 달리 낮게 가라 앉은데다,
    끄트머리가 갈라지고 있습니다.
    몸은 여전히 차가운데 연신
    “뜨거워.”, “더워.”, “목이 말라.”
    따위의 아이러니한 투정을 늘어 놓으면서요.
    루시 스타인: (뒤로 빠지는 얼굴의 뒷 목을 붙들고는 깊게 입맞췄다.) 안나, 올라오면, 올라오면 해주겠다고 했잖아. 아니야?
    안나 로즈빌: 무슨... 루시, 이럴 때 아니고... 역시 병원 가는 게 좋겠어... (고개를 겨우 돌리고 숨을 내쉬었다) 손 좀 봐.. 너무 차갑잖아, 너.
    루시 스타인: .....병원 가도 안나을 것 같아, 응? 목이 왜 이렇게 마른지 나도 모르겠어 그냥.... (고개를 피하는게 답지 않게 성질이 났는지 제 손을 내려다보는 시선을 억지로 붙들곤 가까이 말했다.) 그냥....병원 말고, 이상한 소리겠지만 너만 잇으면 괜찮아질 것 같단말야. (이내 시린 손을 깍지 껴 타고 엮어오며 조금은 미적지근해진 손을 자연스레 허리에 두르곤, 위치라도 기억하듯 멋대로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어내렸다.)
    안나 로즈빌: 루시..! (손으로 내려간 시선이, 턱이 붙잡혀 마주쳤다. 성마른 눈길에 숨을 턱 들이켜지곤 멈춘다.) 목이 마르다니... (그럼 물이라도 마시고. 몸은 또 왜 이렇게 찬지 병원이라도 가야 하는데... 어느새 브래지어 후크가 풀린 몸이 저도 모르게 웅크려졌다.)
    루시 스타인: 그냥.... 평소랑 다를건 없겠지, 그렇잖아, (웅크린 몸을 흝어내리듯 찬 손가락으로 척추 사이를 쓱 만져 내려갔다. 풀린 속옷이 옷 위로 도드라지자 순서라도 정해진듯 윗도리를 끌어올려 벗겨냈다.) 나, 목이 너무 말라 안나. 왜 이런지는 모르겠어, 근데 넌 알 것같은 기분이 들어. (점점 갈증에 가빠오는 숨에 박차라도 가하듯 평소같은 애달은 전희들은 건너뛰곤 곧바로 치맛자락 속의 속옷으로 손을 깊숙히 넣엇다. 지금에 와서야, 뭘 어쩌겠어. 라는 생각만이 머리에 맴돌았다.)
    안나 로즈빌: (평소랑 다를 게 없긴, 뭐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평소와 다른데. 공기와 바로 맞닿은 맨살에 소름이 쭉 돋았다.) 나.. 나도 몰라. 어떻게 알아... (뭘 마시려고 드는지만은 알겠지만. 뉘앙스가 그 언제보다도 짙고 야했다. 꾹 오므린 다리 사이로 네 손이 비집고 들어온다.) 루시.. 제발... (숫제 애원하는 소리가 나왔다.) 싫어... 응? 꼭 해야해..? 이상하잖아, 지금 너...
    루시 스타인: 응... 이상해? (이상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게 그리 문제가 되던가, 머리속이 턱 막힌듯 생각이 진행되질 않았다. 굼뜨지 않게 움직이는것은 밑을 미끄러져 들어가기 바쁜 손 뿐이였다.) 이상하면, 안해줄거야? 왜...? (이렇게 갈증이 나는데, 뒤엉킨 머리 속 생각의 끝은 이상하게도 제 연인을 나타냈다, 정확히는 좀 더 깊은 곳. 말하기도 민망한 그곳을 조급하게 손을 집어넣곤, 미지근한 허벅지를 벌렸다, 제발, 이렇게 조른 적도 없었잖아.) 지금 네 말이 안들려 안나, 듣기 싫은건지도 모르겠어... 맞아, 난 지금 이상해. 그런데 그게 왜? (무슨 큰 문제겠어, 그저 저는 갈증만 해결하면 그만이였다. 평소엔 애정어린 얼굴로 마주쳐오던 시선을 위로 등지곤 허벅지 사이로 고개를 숙여 집어 넣었다. 네 표정이 어떨진 이미 안중에도 없었다.)
    안나 로즈빌: (금방 예민하게 달아오르는 제 몸이 원망스러운 적도 처음이었다.) 읏... (부드러운 전희 하나, 다정스런 애무며 말도 없이 젖으려면 멀은 곳을 애써 부비는 성급한 손끝만으로도 벌써부터 간질거리고 찌릿거린다.) 시.. 싫엇... 그렇게.. 막 하는 거....! (거진 막무가내로 시작된 정사가 이제는 거의 무서워질 지경이다. 그럼에도 민감하기 그지없는 곳을 혀가 가볍게 훑고 지나가는 대로 몸을 바르르 떨었다. 마음하고는 별개로, 루시는 익숙한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의 행동에 익숙해진 몸에 열감이 훅 끼친다.)
    루시 스타인: (제 시야를 가린 치맛자락 사이로 바르작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이내 잇새로 억누른 신음이 들어찼다. 제 막무가내인 행동에도 불구하고 안나는 익숙한 사람이였다, 느긋하기 짝이 없는 애무가 없어도, 익숙한 그 곳을 찾아 혀를 넣고, 손가락을 흝으면 다시 익숙한 듯 터져 나오는 신은이 이를 증명했다. 어릴적 흔히 가지고 있던 버튼을 가진 곰인형마냥 제 손길이 닿는 곳 마다 여지없이 예의 그 소리들이 들려와 조급함을 덮어주었다.) 안나, 힘 빼고. ....윽, 제발. (정신이 없는지 발갛게 달아오른 숨이며, 제 체온과는 반대로 녹아내릴듯 뜨거운 말들 사이로 고개를 들고 바지 버클을 풀어 내렸다. 이미 녹진하게 젖은 그 곳을 조롱이라도 하듯 숨을 한번 들이키곤, 집어 넣고 역시나 익숙해진 감각으로 흔들기 시작했다. 침대가 삐걱이는 소리에 맞춰 정신이 또렷해지긴 커녕 분산되어갔다.)
    안나 로즈빌: 앗... 아앙..! 루시..! (눅진하게 젖은 안을 헤집는 손가락이 평소보다 체온이 낮아 시리다. 생경한 느낌에 가뜩이나 예민한 감각이 한층 더 일깨워진다. 버석하니 마른 혀가 젖은 곳을 핥고, 진득한 물기를 얻어 가고. 가볍게 다다른 절정에 가쁜 숨이 헉 하고 들이쉬어지는 순간, 이윽고 더 큰 절정이 찾아온다.) 읏, 아흑..! (힘을 빼란 말이 무색하게 허리에는 꼿꼿이 힘이 들어갔다. 지금, 이러면 안 됐는데.. 그랬던 것 같은데.. 덜덜 떨리는 다리가 네 허리를 감싸고, 신음에 섞여 내쉬는 숨에 생각이 뚝뚝 끊기고, 흔들리는 허릿짓에 맞춰 산산조각난다.) 루시.. 응.. 거기..! 거기.. 더.. 앗, 조금만..! 조금만 천천히...!!
    루시 스타인: (뱉어오는 신음이 높은곳을 찌르다 이내 잦아들고, 다시 차오르고. 방 안을 채운 것들은 음탕한 소리들 뿐이였다.천천히, 거기로, 아니, 거기 말고. 제대로 된 문장을 이루지 못한 말들이 왜 이리 야살스레 들리는지, 저도 잇새 사이로 억눌린 소리들이 절로 새어 나왔다. 몇번인지 모를 허리짓에 제 몸을 감싼 자리가 파르르 떨려오는 감각만이 느껴졌다, 그 새 절정이라도 맞은듯, 이마에 송골 맺힌 땀이 갈증을 불러 일으킨다. 허리를 숙여 구멍에 더 깊게 박아 넣고는, 흔들며 붉게 부푼 가슴을 입에 다져다 댄다.) 안나, 안나...나 , 윽, 지금 ....(조급함에 저 역시 문장이 되지 못한 말들만이 맴돌았다. 콘돔은 꼈던가, 왜 이러고 있었지, 목은, 왜 말랐더라. 따위의 잡 생각을 뭉쳐 내보내기라도 하듯 뜨겁고 차가운것이 얽혀 미지근 해진 맞닿은곳에 사정했다. 여운이 가시질 않는듯 침대에 누워 그저 숨만 색색 몰아쉬는 모습에 홀린듯 다시 허벅다리를 벌려들곤 고개를 가져다댔다, 목이, 말랐다. 이상하게.)
    안나 로즈빌: 루시.. 루시... 나 거기..! 읏, 너무 깊어..! 흣..! (신음도 말도 점점 앙앙거리는 울음소리에 가까워진다.) 너무.. 빨라..나.. 흑. 나 갈것.. 갈 것 같아..! (안까지 꾹 들어찼다 반쯤 나왔다 다시 안까지 디밀어지는 감각이, 내벽을 긁고 지나갈 때마다 몸이 튀었다. 밑이 꽉 차고 흔들리고, 흥분에 잔뜩 부푼 가슴을 입에 넣고 혀로 굴리는 감각에 다시 한 번 등줄기가 꼿꼿하게 선다. 흐응.. 다시 새된 신음 끝에 몸이 뒤틀린다. 콘돔.. 꼈던가? 이제 와서 뭐가 어때. 루시 분명히 아팠는데... 걱정하던 일이 거짓이라는 듯, 그런 생각마저 희미해질 정도로. 혼란하고 조급한 신음 위로 짙은 사정과 절정이 얽혀 눅진해진 몸이 축 늘어졌다.) .... 루.. 루시? (색색대는 숨도 채 가라앉기 전.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정액에 진득한 애액이 덮여 끈적하게 달라붙은 밑으로 또다시 가져가 대는 고개를 보며 몸을 떨었다. 잠깐만...)
    루시 스타인: (제 이름을 부르며 당황하는 목소리와, 힘이 빠져 늘어진 다리를 어깨에 올리곤 민망한 그 곳을 혀를 넣고 핥아올렸다. 목말라, 목이 너무 말라서 미쳐버릴 지경이였다. 입을 넘어가고, 목 언저리에서 끈적함이 턱 막혀 좀처럼 내려가질 않고, 이것저것 생소한 감각들. 그 사이로.... 갈증의 끝이 보였다, 고개를 들어올리자 눈 밑가가 붉게 물든 네 얼굴이 그제야 보였다, 이제와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눈이 마주친 그대로 옆에 보이는 허벅지 안쪽에 자국을 남겨가며 물었다, 여기는 괜찮은지, 여긴 어떤지, 갈증의 해결됨과 동시에 찾아온 것은 제정신이 아닌 여유였다. 다시 바르작거리는 침대보의 소리와 함께 신음과, 파르르 떨려오는 속눈썹과 발 끝이 이야기의 막을 내려준다, 절정에 맞춰 다시 혀를 집어넣곤 맞춰주었다.)
    안나 로즈빌: (적나라하게 목 뒤로 액체가 넘어가는 소리가 난다. 얼굴이 확 붉어졌다. 부끄러워.. 그러나 잡힌 다리는 옴싹달싹 못 하고 그저 그대로 네 하는 대로 받아들일 수밖엔 없었다. 다시 오는 절정까지.) 읏.. 으응... 거기.. 나... 아, 알잖아.. 나 거기 약해서.. 힉..! 아흣..! (허벅지 안쪽 이곳저곳에 남기는 자국에 도통 식지 않는 열기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몇 번이고 절정을 맞아 흥건하게 젖은 안을 다시 한 번 혀가 들어와 샅샅이 핥는다. 고개가 뒤로 가볍게 젖혀지고, 몸이 또 한번 짧게 경련한다. 이 짧은 새에 도대체 몇 번이나 간 거지. 더 이상 어쩔 힘도 없어 그저 네 어깨에 다리가 축 늘어졌다. 어깨에 다리를 올라간 한껏 젖혀진 부끄러운 자세로도, 부끄러운 자세라는 생각도 못 할 정도로. 침대에 힘없이 늘어진 채 몽롱한 눈빛으로 너를 올려다본다.) 이.. 이제, 그만해.. 응?
    밀려오는 절정의 끝에서 들려오는 이질적인 소리,
    꿀꺽
    설명하기…… 부끄러운 무언가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갑니다.
    젖은 입술이 사이로 새어나온 것은 당신의 체액이 분명합니다.
    맛이 어땠는지는 구태여 묻고 싶지 않습니다.
    그는 만족감에 겨운 얼굴로 환하게 웃더니,
    눈물을 떨굽니다.
    눈물?
    왜?
    아팠던 걸까요?
    혹은 맛이 좋지 못하다던가, 끔찍한 감각이라던가, 아니라면……
    이유를 묻기도 전에 뺨을 타고 떨어진 그것이 손끝에 닿습니다.
    감촉을 따라 시선을 내리면 희고 영롱한 것이 보입니다.
    한 점의 상처도 없는 매끈한 표면과 은은하게 도는 광택…….
    오래 지나지 않아 당신은 그것의 이름을 떠올립니다.
    진주.
    그가 흘린 것은 눈물이 아니라 진주였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을 목격한 당신, 이성 체크.
    안나 로즈빌:
    SAN Roll
    기준치:60/30/12
    굴림:93
    판정결과:실패
    아보 (GM):
    Rolling 1D3
    굴림:1
    이성-1
    당신이 충격을 받건 말건, 그는 한껏 기분 좋은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뺨은 발그스름하고, 체온은 적당히 미지근해서……
    기분만이 아니라 컨디션 또한 무척 좋아 보입니다.
    루시 스타인: "...안나, 나 말이야. 오늘따라 조금 이상한 것 같아,"
    말끝을 흐리며 당신을 올려다본 그가 말을 이어갑니다.
    루시 스타인: "...여기서 이러지 말고, 음...조금 쉬다 미술관에 갈까? 거기서 네가 원하는걸 하자,"
    오늘은 내 멋대로만 한 것 같아, 짧은 사과를 하며 그는 남은 열을 씻어내려 욕실로 향합니다.
    객실에는 당신 뿐이군요.
    그러고보니 바쁜 일정에 밀려 제대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일까요?
    객실은 흰 벽과 천장으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침대]를 비롯한 가구는 옅은색의 원목을 사용해 깨끗하고 환해 보입니다.
    [테이블] 너머로 커다란 [액자]가 눈에 띕니다.
    침대 머리맡에는 [협탁]과 [창문]이 나 있는 심플한 구조입니다. 침대 맞은편에 [욕실]로 이어지는 문이 딸려 있습니다.
    [침대/테이블/액자/협탁/창문/욕실]
    안나 로즈빌: (??????????)
    (진짜 괜찮은...건가?????)
    (괜찮을리가 없는데??????????? 지금 뭐였지?????)
    (혼란에 가득차서... 테이블을... 본다...)
    옅은색의 원목 테이블.
    고작 하룻밤을 머물렀기 때문에 테이블 위는 깨끗합니다만……
    함께 나누었던 식사는 아직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한담?
    [아이디어,혹은 관찰 롤]
    안나 로즈빌:
    Spot Hidd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4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튀김 부스러기와 토마토 꼭지, 빵가루와 기름에 젖은 그릇……
    그 사이로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 눈에 띕니다.
    은색 나이프입니다.
    껍질을 깎을 과일도, 딱히 썰어 먹어야 하는 음식도 없었건만. 아침 식사 사이에 섞여, 잘못 올라온 걸까요?
    [침대/액자/협탁/창문/욕실]
    안나 로즈빌: (음... 음... 액자..)
    부드러운 크림색의 테두리를 가진 커다란 액자.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흰 여인의 흉상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무 것도 차려 입지 않은 여인은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빗어 내리며, 비스듬히 어딘가를 바라봅니다.
    주위로 절벽처럼 험난한 바위들이 서 있고, 녹색과 파란색, 흰색, 검은색을 섞어 칠한 바다의 표면이 불안하게 흔들립니다.
    [침대/협탁/창문/욕실]
    안나 로즈빌: (침대.... 지금까지 있었잖아. 볼게있을까...?)
    넓고 푹신푹신한 침대.
    침대가 넓다 못해 어찌나 광활한지, 셋이 누워도 거뜬할 정도입니다.
    누군가 옆에 눕더라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스프링이 탄탄합니다.
    바스락거리는 천의 소리마저 기분이 좋습니다.
    [협탁/창문/욕실]
    안나 로즈빌: (협탁!)
    침대 머리맡에 놓인 원목 협탁.
    협탁 위에는 작은 무드등과 전화기, 그리고 빈 잔이 놓여 있습니다.
    아마 내일이면, 체크아웃을 위한 모닝콜이 도착할 거예요.
    [창문/욕실]
    안나 로즈빌: (음... 창문)
    흰색 커튼이 얌전히 창을 가리고 있습니다.
    커튼을 걷고 창밖을 본다면 아침에 보았던 바다의 풍경을 다시금 볼 수 있습니다.
    아침이 밝은 탓인지 산책하는 이가 한 둘 보이기도 하는군요.
    안나 로즈빌: (이제 욕실밖에 안남았나...? 욕실엔 루시가 있는데)
    루시 괜찮아...?
    (욕실 흘끗)
    욕조와 샤워부스가 딸린 욕실 샤워부스의 한 켠에는 그가 있습니다.
    욕조에 두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까요?
    루시 스타인: ...? 안나?
    왜그래? 들어오려고?(힐끗)
    안나 로즈빌: 아, 아니... 괜찮나 싶어서... 나도 씻긴 씻어야 하는데... (흘끔)
    루시 스타인: 음.... (허벅지 힐끗 보곤 자국에 눈 돌리곤) 나 다 씻었어, ...같이 씻으면 안될것 같으니까 내가 나갈게.
    ...안나, 씻고 나오면 말 해. ..미술관 가기로 했으니까. (아까 있었던 일들을 애써 피하며 수건을 툭 던져줍니다.)
    안나 로즈빌: (수건 받아들어서 품에 안고는 살풋 얼굴을 찌푸리곤)
    루시 정말 괜찮은 거지...? 병원... (눈물 대신 흘렀던 것을 떠올리고는 입을 꾹 다물었다. 가서 뭐라고 해..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다시 루시를 살폈다.) 안 추워? 괜찮아?
    루시 스타인: ....응, 하나도 안추워. ..진짜 오늘 좀 이상하다, 그렇지? ...네가 걱정하니까 내일은 꼭 병원에 가자. (찡그리며 웃고는 문을 닫았다.)
    문을 닫고 나가자 욕실에는 정적만이 들어찹니다.
    서둘러 나와 객실을 나서야겠어요, 오늘의 그는 조금 이상합니다.
    안나 로즈빌: (욕실... 볼래...)
    (머 별거 없나...?)
    전 투숙객이 쓰다 만 러브젤과 콘돔이 보입니다. 민망하게도 더 볼 것은 없네요.
    안나 로즈빌: (에구)
    (호딱씻고 나온다)
    루시 스타인: (손 잡고 미술관 숑 가요)
    그는 당신의 손을 잡고 객실을 나섭니다.
    엘리베이터에 오르는 내내 즐거운 기색이 가득합니다.
    7층, 6층, 5층, 4층……
    천천히 한 층, 한 층을 내려가는 동안 엘리베이터에 타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오직 두 사람 뿐입니다.
    띵, 경쾌한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2층에서 멈추자 천천히 문이 열립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인어입니다.
    2층까지 이어져 있는 정중앙의 원형 수조에서는, 놀랍게도……
    인어가 헤엄치고 있습니다.
    상반신은 여인, 하반신은 물고기의 것과 같은…….
    호텔, 미술관, 그리고 인어.
    어울리지 않는 기묘한 배치입니다.
    그것 또한 전시품이 아니라면!
    아니, 그 이전에 실존하는 존재이긴 한 건가요?
    물결을 따라 흔들리는 긴 머리카락, 어색하게 움직이는 물고기의 꼬리, 입가에 매달린 호흡기.
    아, 인어가 아니라……
    스킨스쿠버였군요. 인어를 흉내낸 이가 원형의 유리관을 위아래로 헤엄칩니다.
    엄마, 엄마. 인어 공주님이 있어.
    들뜬 아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중앙의 유리관에 찰싹 붙은 아이는 스킨스쿠버에게 연신 손을 흔듭니다.
    스킨스쿠버가 부드럽게 헤엄치며 얇은 유리 너머로 꼬리를 흔듭니다. 어린아이라면 홀딱 넘어갈 광경이죠.
    [듣기 롤]
    안나 로즈빌:
    List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38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종달새 같은 아이의 목소리를 따라 부모의 대화가 이어집니다.
    동화 모티브라고 하지 않았어?
    그렇게 쓰여 있어.
    애가 보기에는 너무 어려운 것 같아. 괜찮으려나.
    아이 옆에 선 부모는 나란히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 롤]
    안나 로즈빌:
    INT Roll
    기준치:65/32/13
    굴림:33
    판정결과:보통 성공
    “그렇게 쓰여 있어.”
    ……그렇다는 것은 아마, 무언가를 읽고 있다는 것이겠죠.
    어깨 너머로 슬그머니 바라보면, 부부가 읽고 있는 팸플릿이 눈에 띕니다.
    미술관 같은 곳에는 으레 있기 마련인.
    문 옆에 선 스탠드에는 팸플릿이 열과 행을 맞추어 꽂혀 있습니다.
    [관찰 롤]
    안나 로즈빌:
    Spot Hidd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44
    판정결과:보통 성공
    뒷면에 적힌 전시회의 설명을 발견합니다.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를 재해석한 미술 전시회인 모양입니다.
    작가의 이름과 함께 짤막한 작가의 말이 적혀 있습니다.
    [예술 롤]
    안나 로즈빌:
    예술 Roll
    기준치:50/25/10
    굴림:63
    판정결과:실패
    (예술... 없어..)
    아~ 알 것 같아요. 이런 이름의 화가를 들어본 적이 있었죠.
    요즘 신예로 떠오르는 화가라고 하던데……
    예술에 조예가 깊은 스스로에게 감탄하게 됩니다.
    어쩐지 아는 척이 하고 싶어지는군요.
    루시 스타인: ...? 처음들어보는 작가인데,
    알아?
    (팜플렛 힐끗)
    안나 로즈빌: 으음.... (영 불안한지 루시 손 끌어다 잡고는)
    어디서 들어 본 적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루시 스타인: 그래? 안나 평소에 책 많이 읽더니, 거기서 봤나보다. (난 잘 모르겠어, 어깨를 으쓱이곤 손을 잡고 전시장으로 이동하며)
    미술관 내부에는 예술품들이 적당한 위치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무엇을 기준 삼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닥을 보면 이동 방향을 알려주는 화살표가 그려져 있습니다.
    따라 걸으며 천천히 작품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순서는 상관 없이 원하는 순서로 조사 해주세요
    안나 로즈빌: 어....
    그림 A부터 봐야 하나...? (조금 우왕좌왕하다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루시 스타인: (뽈뽈뽈)
    그림A
    커다란 액자는 은색의 테두리 위로 섬세한 물결 무늬가 양각되어있습니다.
    순결한 백색에 가까운 라인과 대조적이게도 어둡고 침침한 심해를 담고 있습니다.
    가장 깊은 곳에 흰 물감을 사용해, 침몰하고 있는 여인을 그려 넣은 그림입니다.
    작품 카드에는 심해의 가장 아름다운 생물,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림 속에는 오직 여인 뿐임에도.
    [관찰 롤]
    안나 로즈빌:
    Spot Hidd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2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여인의 다리는 사람의 것이라기보단……
    물고기의 그것과 퍽 닮았습니다.
    어렵지 않게 여인을 일컫는 이름을 떠올립니다.
    ‘인어’
    심해의 가장 아름다운 생물이란 결국 인어를 이야기하는 것이겠죠.
    안나 로즈빌: 인어...?
    미술관의 내부를 눈으로 훑으면, 다른 그림과 조각상 또한 비슷한 여인을 그리고, 새기고 있습니다.
    루시 스타인: ....인어잖아 이거,
    동화 전시라고 하더니, 뭐...인어공주 그런건가?
    안나 로즈빌: 가장 아름다운 생물....
    되게 인간주의적이다 (어깨를 으쓱하고는)
    루시 스타인: ...(의외라는듯 눈을 굴리곤 허리를 감싸며 이동한다.) 그래도 재미는 있을 것 같아,
    좀 더 볼까?
    안나 로즈빌: 흠... (가볍게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는)
    (그림B로갈래)
    성난 파도가 해변을 덮치고 있습니다.
    그 짠 내음이 여기까지 느껴지는 기분입니다.
    파도의 아래, 쓰러진 여인은 밀려오고 쓸려가는 물결을 따라 흔들립니다.
    흰 손가락이 여인, 스스로의 목을 파고들고……
    바닥의 모래를 덧없이 거머쥐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꼭,
    [아이디어, 혹은 관찰 롤]
    안나 로즈빌:
    Spot Hidd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1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그림의 오른쪽 위 끄트머리를 보면, 아주 작게 무엇인가 그려져 있습니다.
    바닷가의 바위 뒤에서 여인을 훔쳐보는……
    또 다른 여인입니다. 놀란 눈을 커다랗게 뜨고 있습니다.
    작품 카드에는 갈망하는 호흡,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안나 로즈빌: 동화 모티브라며...? (고개를 갸웃 기울이고는)
    루시 스타인: 뭐....동화엔 여러가지 해석이 있으니까...?
    좀 특이하네, 이래서 사람이 많은가?
    안나 로즈빌: 확실히 아이 볼 만한 건 아닐지도 모르겠는데... (아까 봤던 아이를 생각하고는)
    (조각상A를보겠다)
    유리로 빚은 섬세한 조각상.
    눈에 익은 여인의 형상이 조명 아래에서 오색찬란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여인은 몸을 움츠린 채 스스로를 끌어안고 있습니다.
    마치, 이 추위를 견딜 수 없는 것처럼.
    투명하게 빛나는 조각상은 아름답지만, 그렇기에 서늘해 보입니다.
    [관찰 롤]
    안나 로즈빌:
    Spot Hidd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91
    판정결과:실패
    (롸...)
    작품 카드에는 창백한 체온,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안나 로즈빌: 흠............
    (루시 흘끗 보고는)
    (조각상B로 가자)
    루시 스타인: 응?
    (뭐지? 뽈뽈뽈)
    안나 로즈빌: 아냐.... (잡은 손 문질문질)
    여인은 흰 것이 가득 든 잔을 가슴 위로 들어올린 채,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목이 탔던 것일까요? 조각상의 입술이 희미하게 갈라져 있습니다.
    울음이 가득한 얼굴이지만 눈물기는 보이지 않는군요.
    그러나 매우 안타깝게도 그 잔에는…… 희고 둥근 것.
    진주만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아무리 목이 마르단들 진주로 어떻게 목을 축이겠어요?
    [아이디어, 혹은 관찰 롤]
    안나 로즈빌:
    Spot Hidd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97
    판정결과:실패
    (제발.......)
    아이디어나 관찰 한번 더?
    안나 로즈빌:
    Spot Hidd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100
    판정결과:대실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
    아이디어로 마지막 한번
    안나 로즈빌: (루시가... 괴롭혀서그래...)
    INT Roll
    기준치:65/32/13
    굴림:20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했어!)
    문득, 위화감을 느낍니다.
    잔 안에 담긴 것은 진주가 아닙니다. 희고 둥근, 구슬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그것을 진주라고 생각했습니다.
    목마름을 호소하던 그가 떨구었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들, 어쩐지…… 낯설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기분 나쁜 기시감에 당신, 이성 체크.
    안나 로즈빌:
    SAN Roll
    기준치:59/29/11
    굴림:70
    판정결과:실패
    아보 (GM):
    Rolling 1D3
    굴림:2
    이성-2
    안나 로즈빌: (얼굴을 찌푸리고 루시 허리에 한쪽 팔을 감아 가만히 끌어안는다)
    (그림C를보러가자!)
    루시 스타인: ...?
    오늘 되게 붙네 안나...(나쁘지 않은듯 그대로 뽈뽈 감)
    여인은 긴 식탁의 끝에 앉아 있습니다.
    흰 식탁보는 깨끗하고, 은식기는 환히 빛나지만……
    안나 로즈빌: 너도 이상한데 나도 이상해질 수도 있지 뭘....
    그것이 다 무슨 소용이겠어요? 식탁 위에는 음식 한 점 놓여 있지 않은 걸요.
    빈 식탁에서 눈을 들면, 그림 속 벽에 커다란 액자가 붙어 있습니다.
    액자 속의 식탁에는 상 다리가 휘어질 정도의 진수성찬과 커다란 케이크가 차려져 있습니다.
    여인은 무척 배가 고파 보입니다.
    [관찰 롤]
    안나 로즈빌:
    Spot Hidd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82
    판정결과:실패
    (진짜왜이런담????????)
    [행운 롤]
    안나 로즈빌:
    Luck Roll
    기준치:53/26/10
    굴림:13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와!)
    그림 속의 액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식탁 위에 차려진 것이 음식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차려진 것들은 온통 사람의 눈알과 손가락, 베어낸 콧등과 귀 따위입니다.
    커다란 케이크는…… 맙소사, 눈알을 뽑고, 코를 베어, 귀를 잘라낸 탓에 완전히 둥글어진……
    사람의 머리였군요.
    작품 카드에는 그림 속의 만찬,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불쾌한 그림을 본 당신, 이성 체크.
    안나 로즈빌:
    SAN Roll
    기준치:57/28/11
    굴림:1
    판정결과:대성공
    아보 (GM): ?
    안나 로즈빌: (강했다)
    멍해지는 정신을 붙잡습니다. 뭔가 이상해요.
    전시된 작품 중 무엇 하나 기꺼운 것이 없습니다.
    다 괴로워하거나, 불행하거나, 슬퍼하는 모습 뿐이니까요.
    괜히 입맛이 씁니다. 이렇게 찝찝한 전시회도 드물겠어요.
    그는 괜찮은 걸까요?
    액자에서 시선을 떼어내면 이쪽을 빤히 바라보는 그와 눈이 마주칩니다.
    [심리학 롤]
    안나 로즈빌:
    Psychology Roll
    기준치:65/32/13
    굴림:13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그는 꼭, 레몬 셔벗을 앞에 두면 이런 얼굴을 하곤 했었죠.
    맛있는 것을 눈 앞에 둔…….
    '왜 그런 얼굴을 하고 있어?'
    채 의문을 던지기도 전에, 성큼 다가온 그가 당신의 목덜미를 깨뭅니다.
    미지근한 입술이 닿고, 슬며시 벌어지고,
    그 사이로 드러난 단단한 무언가……
    그의 이가 살결에 닿습니다.
    그는 망설임 없이 입안에 들어온 것을 베어 뭅니다.
    어떤 소리도 나지 않았지만, 아찔한 아픔이 눈앞을 새하얗게 물들입니다.
    애무도, 성적인 뉘앙스도 전혀 없는 행위.
    그저 씹는 것에 불과한 고통.
    그는 당신의 고통 따위 아랑곳 않고 다시 한 번 입을 벌립니다.
    아침부터 계속해서, 그의 행동이 이상하기 짝이 없습니다.
    안나 로즈빌: 아팟....!
    [아이디어 롤]
    안나 로즈빌:
    INT Roll
    기준치:65/32/13
    굴림:10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숨 쉬기를 버거워하던 일, 뚝 떨어진 체온,
    끊임 없이 호소하던 갈증과 눈물 대신 떨군 진주……
    그리고 삼킬 것을 잘못 안 허기까지.
    그의 이상행동이 작품 속 여인과 행보를 꼭 같이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불가능한 일임에도, 분명히 그렇습니다.
    이성체크.
    안나 로즈빌:
    SAN Roll
    기준치:57/28/11
    굴림:62
    판정결과:실패
    아보 (GM):
    Rolling 1D6
    굴림:5
    이성 -5
    당신이 고통을 호소하며 소리치면 잠시 떨어집니다.
    그리곤 곧 사과합니다.
    루시 스타인: "....나, 나 왜이러지. 어쩐지 배가 너무 고파서, .....아."
    자신이 뱉은 말이 당황스러운지 입을 가리곤 시선을 피합니다.
    안나 로즈빌: (입술을 꾹 깨물고는 잇자국이 난 목덜미를 손으로 덮어 가렸다)
    괜찮아.. 괜찮아, 루시. (누구한테 하는 말인지 싶게 괜찮다는 말을 읊조리고 숨을 길게 몰아쉬었다.)
    그래도 보던 거니까... 빨리 보고 돌아갈까? 저녁 시간 가까워져서 그런가 보다.
    루시 스타인: .....(애써 갈무리하는 상황이 어색하고 불안한지 눈을 굴리다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곤 둘렀던 팔을 푼다.)
    응, 그런데.....음, 상태가 안좋아서..... 잠깐 좀 떨어져서..볼까?
    안나 로즈빌: ......괜찮아. 괜찮다니까. (떨어진 손을 잡아 깍지를 끼고는 찡그리듯 웃었다.) 너 원래도 잘 물면서 뭘 그래. 그래도 이번엔 진짜 아팠어. 피 났을지도 모르겠다.
    루시 스타인: .....미안, 미안해. (끝내 다시 잡혀진 손을 놓지는 못하는듯 고개를 푹 숙이며 남은 걸음을 재촉한다.)
    안나 로즈빌: (조금 발걸음을 재촉해서 그림 D를 보러 갑니다)
    여인이 머리가 없는 사내를 끌어 안고 있습니다.
    목의 절단면은 잘려나간 고기처럼 붉고, 흰 뼈가 섞여 있습니다.
    여인의 흰 얼굴은 어느새 온통 피에 젖어 있고, 그 입술은 연신 무언가를 씹고, 삼키고 있습니다.
    결코 입에 대서는 안 될 것을 흠뻑 음미하며, 환희에 가득 찬 여인의 눈이 당신을 똑바로 바라봅니다.
    [관찰, 혹은 아이디어 롤]
    안나 로즈빌:
    Spot Hidd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84
    판정결과:실패
    (크레이지... 진짜.... 크레이지..)
    오.......행운롤
    안나 로즈빌: ㅠㅠ
    Luck Roll
    기준치:53/26/10
    굴림:43
    판정결과:보통 성공
    [관찰, 혹은 아이디어 롤]
    안나 로즈빌:
    Spot Hidd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74
    판정결과:보통 성공
    사내가 잃은 것은 머리 뿐만이 아닙니다.
    왼손의 손가락도 몇 개가 없고, 오른손은 뭉툭합니다. 발목에는 어째서인지 쇠사슬이 묶여 있습니다.
    여인이 사랑한 이라기에는 지나치게 추레하고 볼품 없는 모습입니다.
    세상의 그 어느 왕자도 이처럼 형편 없지는 않을 거예요.
    작품 카드에는 완전한 미식, 진정한 사랑,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림을 들여다보던 당신은 섬뜩한 깨달음을 얻고, 천천히 고개를 돌립니다.
    그 또한 곧……
    아니, 당신의 이야기를 해볼까요.
    당신 또한 곧, 그림 속 사내처럼 그의 식탁에 오르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끔찍한 깨달음에 당신, 이성체크.
    안나 로즈빌:
    SAN Roll
    기준치:52/26/10
    굴림:36
    판정결과:보통 성공
    이성 -1
    안나 로즈빌: (재갈이라도 채워야 하나....?)
    루시 스타인: .....(어느새 멀찍히 도로 떨어져 바라보고 있다)
    안나 로즈빌: (손을 끌어다 잡으려다가 잠깐 한숨을 쉬고는 일단 관둔다.) 너무 멀리 가지 마, 루시. 여기 있어.
    (조각상C 앞으로 갑니다)
    루시 스타인: ....응,
    조각상이 서 있어야 할 자리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대신 전시대의 바닥에는 푸르스름한 파편들이 흩어져 있을 뿐입니다.
    정밀한 계산을 따라 쪼개고, 다듬은 덕에 떨어진 모든 것들은 둥그스름한 모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유리로 조각했노라면 물거품처럼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거무스름하게 녹이 슨 청동을 사용한 탓에, 창백한 푸른색을 띠고 있습니다.
    [관찰, 혹은 아이디어 롤]
    안나 로즈빌:
    Spot Hidd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28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바닥에 흩어진 청동 파편 사이로 나이프를 발견합니다.
    날이 잘 벼루어진 은색의 나이프는 녹은 커녕, 무언가 묻은 흔적 없이 깨끗하기만 합니다.
    식사를 한 적이 없는 것처럼.
    작품 카드에는 썩어 문드러진 물거품,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아이디어 롤]
    안나 로즈빌:
    INT Roll
    기준치:65/32/13
    굴림:4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그의 결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확신에 찬 당신, 이성체크.
    안나 로즈빌:
    SAN Roll
    기준치:51/25/10
    굴림:98
    판정결과:실패
    (그럴만도 해...)
    아보 (GM):
    Rolling 1D6
    굴림:2
    이성-2
    쌉싸래한 결말을 두고 등을 돌립니다.
    뒤돌아서면 가려진 액자가 보입니다. 미술관에 걸린 마지막 작품입니다.
    청색의 커튼은 완벽하게 그림을 가리고 있습니다.
    두 팔을 활짝 벌려도 다 안지 못할 정도로 커다란 사이즈만을 짐작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왜 가려둔 걸까요? 마지막 작품이 분명한데도 말이에요.
    루시 스타인: .....(멀찍이서 바라보다 살짝 다가와선 목덜미를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젓곤 말을 건다.)
    못보는건가.... 가려져있네.
    안나 로즈빌: 아무거나 주워먹지 말라고 유치원에서 안 배웠어? (중얼거리며 가볍게 한숨쉬고는 어깨를 으쓱했다)
    전시장에서 그림 가려놓는 건 대체 무슨 예의야? (커튼 앞을 기웃거린다)
    그 작품 앞에서 서성거리는 그와 당신을 발견한 직원이 다가와서 설명합니다.
    “방금 보신 조각상이 마지막 작품입니다, 고객님.”
    가려진 액자가 아직 하나 남았는데도 말이에요.
    “이 작품은 공개 예정이 없습니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 함께 구비했지만, 공개적인 장소에 전시하기는 곤란한 그림이라서요.”
    라고 웃으며 덧붙입니다.
    안나 로즈빌: (난 봐야겠는데..!)
    데스크 직원: ....무슨 문제라도? (왜 안가냐는 눈으로 꼴아봄)
    안나 로즈빌: (아까 그 싸가지없는 직원이네.)
    이 호텔에서는 전시회를 열어 놓고, 공개 예정도 없는 그림을 치우지도 않고 버젓이 가져다 놓나요?
    데스크 직원: 예?
    죄송합니다, 마땅히 둘 곳도 없어서요.
    호텔측에서는 비공개 예정입니다.
    안나 로즈빌: 공개적인 장소에 전시하기는 곤란하다는 이유를 들었는데요.... (거쳐온 그림들 눈짓하고는) 딱히 저것보다 심한 그림이 있을까도 싶고. 애초에 저런 주제의 그림을 사전에 안내도 없이 걸어 놓는 쪽도 제법 불쾌하네요.
    이 호텔 전시회가 꽤 수준이 높다 해서 기대했었는데.....
    데스크 직원: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클레임에 관해 어떻게 해결해드리길 원하나요?
    안나 로즈빌: 이래저래 참 납득이 안 가는데. 그림이라도 마저 보고 싶은 기분이라. 마지막 그림 볼 수 있는 방법이 정말 없을까요?
    데스크 직원: ......안되는데...(중얼중얼)
    흠... 다른 방법의 해결은 원치 않으시는건가요?
    안나 로즈빌: (뭘 혼자 중얼거려요? 하는 눈으로 꼴아봄)
    내일이면 체크아웃이고, 딱히 다른 해결 방법이 있을까 싶네요.
    데스크 직원: ...휴, (세모눈으로 꼴아보곤 이내 어깨를 으쓱이곤)
    죄송합니다, 정말 잠깐이니, 빨리 감상 부탁드립니다.
    안나 로즈빌: (했다!)
    청색의 커튼을 걷어내자, 애틋하게 서로를 끌어안은 두 여인이 보입니다.
    여태까지 당신이 보아온 그림 속 흰 여인은 검은 여인을 끌어안은 채로 잔에 입술을 묻고 있습니다.
    잔에는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짙은 색의 무언가가 들어 있습니다.
    그것을 마시는 흰 여인은 사랑에 겨운 얼굴로 눈을 내리 뜹니다.
    생명수라도 마시는냥, 달디 단 술을 삼키는 것처럼.
    흰 여인을 끌어안은 것은 검은 여인.
    혈색이 붉은 얼굴은 마찬가지로 사랑에 젖어 있습니다.
    힘없이 쥐고 있는 은색의 나이프가 얼룩덜룩하게 젖어 있습니다.
    잔에 든 것과 같은……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짙은 색으로.
    [관찰 롤]
    안나 로즈빌:
    Spot Hidd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79
    판정결과:보통 성공
    커튼의 그림자가 드리운 탓에 미처 보지 못했는데, 자세히 보니 두 여인의 팔은 각각 피에 젖어 있습니다.
    심해의 여인의 팔에서 흐르는 피는 새파란 색으로, 상당히 이질감이 듭니다.
    그에 반해 육지의 여인의 팔에서 흐르는 피는 선명한 붉은색입니다.
    작품 카드에는 붉은 육지와 푸른 바다의 경계선, 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끌어안은 두 여인의 너머, 벽에는
    [They lived happily ever after.]
    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와 당신이 마지막 작품을 충분히 감상하면, 직원이 커튼을 다시 내립니다.
    공개적인 장소에 전시하기 곤란하다는 설명이 이해가 갑니다.
    여인에게 왕자 따위 존재하지도 않다니!
    여인과 여인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결말을 맺다니!
    인정하고 싶지 않았겠죠. 구시대적인 발상입니다.
    [아이디어 롤]
    안나 로즈빌: (사람 씹어먹는 것보단 낫잖아)
    INT Roll
    기준치:65/32/13
    굴림:45
    판정결과:보통 성공
    그림속 잔과 나이프의 생김새가 눈에 익습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루시 스타인: ...안나,
    안나, 다 본거야?
    안나 로즈빌: (나이프...? 조각상 말구 또 어디서 봤지...)
    어...? 어. 다 봤어, 루시.
    루시 스타인: ....빨리 들어가면 안될까? 나....(창백한 안색으로 다가와 목덜미를 쓸어내리곤, 눈을 마주친다. 이내 꿀꺽, 하고 목울대가 넘어가더니 눈길을 피했다.)
    안나 로즈빌: (아... 아, 젠장. 제기랄. 입 안으로 욕을 몇 마디 중얼거리고는) .....응, 가자. 괜찮아. 다 봤으니까 돌아가자. (손을 잡고 전시회장을 나온다)
    루시 스타인: (제법 얌전히 손을 잡고 뒤따라갔다, 눈이 자꾸만 목덜미, 팔, 다리, 눈, 입..... 시선을 가만 둘 수 없었다.)
    이 여행의 남은 일정은 그와 함께 객실로 돌아가는 것 뿐입니다.
    객실에 도착하면, 어느덧 창밖으로 저녁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
    겨울의 일몰은 특히나 짧으니 금세 완전히 어두워질테죠.
    저물어가는 붉은 빛 속에서, 그는 여전히 노골적으로 다가옵니다.
    입맛을 다시거나, 어딘가를 깨물거나, 빨아 들이거나.
    무딘 이로 사람의 살점을 뜯는 것은 무리일테지만……
    그렇다고 당신의 고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루시 스타인: 안나, 안나.... (이내 말이 점점 없어지곤 까드득, 이빨이 갈리는 소리만 울렸다. 미지근한 목덜미에 표시라도 하듯 핥아내리곤 송곳니를 세워 이내 피를 본다. 눈이 홀린듯 시선이 마주치질 않았다. 왜이렇게 배가 고프지, 배가, 너무 고파서.)
    안나 로즈빌: 아야! 아파.. 아파, 루시! 나 진짜 아파. (착하지... 조금만 기다리자. 응? 너를 밀어내려 애쓰며 주변을 돌아본다.)
    덤벼드는 그를 밀쳐내기 위해서는 근력 대항이 필요합니다.
    [근력 롤]
    안나 로즈빌:
    STR Roll
    기준치:50/25/10
    굴림:42
    판정결과:보통 성공
    침대 머리맡의 협탁 위에는 빈 잔이 놓여 있습니다.
    은색으로 빛나는 표면은 깨끗하게 닦여 있습니다.
    당신의 얼굴이 비춰 보일 정도로요. 잔 안에는 아무 것도 들어 있지 않습니다.
    [관찰 롤]
    안나 로즈빌:
    Spot Hidden Roll
    기준치:80/40/16
    굴림:28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어쩐지 그림 속의 잔이 눈에 익더라니.
    객실의 빈 잔과 꼭 닮았습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운명의 장난일까요?
    알 수 없지만…… 잔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바닥에 무어라 쓰여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They lived happily ever after.
    루시 스타인: .....안나, 뭐해? 뭐 하고있어? (왜 그렇게 다른 곳을 봐? 그러는 정작 내 눈 앞에 보이는것도 흰 살결이였다. 이를 박아넣고, 씹어, 삼켜서는.....아, 무슨 생각을 했더라. 나는 지금 뫠 이러고있지. 생각이 정리되질 않았다. 일주일은 굶은 짐승마냥, 평소와는 다르게 어깨를 끌어내리고 씹어댔다. 생기는 울혈자국에 충동이 가시질 않아.)
    안나 로즈빌: 아! 아파!! (너덜거릴 것 같아... 피멍은 당연하고 생채기에 핏방울이 맺혔을 게 뻔한 어깨에서 욱신거리는 둔통과 날카로운 통증이 동시에 느껴졌다. 천천히 숨을 들이쉰다.) 루시, 조금만...? 응? 알았으니까, 조금만 참아봐. (입술을 깨물고는 잔을 들고는 다시 객실 주변을 돌아본다. 이 근처에 아까 분명히...)
    [근력 롤]
    안나 로즈빌:
    STR Roll
    기준치:50/25/10
    굴림:23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아침 식사를 나누던 테이블에 놓인 은색 나이프.
    미술관에서 보았던 그것과 꼭 같은 모양새입니다.
    날카롭게 벼루어진 날과 손잡이를 타고 오르는 탐스러운 꽃송이들이 화려하기 짝이 없습니다.
    [자연 롤]
    안나 로즈빌:
    Natural World Roll
    기준치:50/25/10
    굴림:75
    판정결과:실패
    무슨 꽃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상황에 그닥 중요한 것은 아니겠죠.
    어깨를 지나 척추 아래까지 흝어 내려가는 고통이 생경합니다.
    루시 스타인: (말이 따로 필요하지 않았다. 배고파, 배고파, 배고파. 왜이러지, 나뭔갈 먹었던가, 뭔갈 먹어야 했던가? 눈 앞에 보이는것을 그저 탐했다.) 배고파, 안나, 나.... 배고파, 한번만, 한번만 봐 줘. 응..? 마지막이야.
    안나 로즈빌: (질긴 고기라도 씹듯이 잘근잘근 사정 봐주지 않고 씹어대는 온 곳이 다 아팠다. 이러다 정말 먼저 죽겠어. 진짜 뜯길 것 같아.) 루시.. 아.. 아파.. 응? 알았어...! 원하는 대로 하게 해 줄 테니까... 진짜로 잠시만 참아봐.. 좀!
    (이후 행동도 근력 롤 필요한가요...)
    아니요! 힌트는 다 드렸고요! 화이팅!
    루시 스타인: (뭘? 내가 원하는게 뭔줄 알고? 말도안되는 소리를 해, 말이 안되는건 나인가, 와중에도 씹고싶다는 생각만 가득찼다. 이성이 간단간당하게 매달려 저울질을 한다. 곧, 툭하곤 끊겨선... 귓가에 숨을 쉬다 이내 이를 세워 깨문다. 빨리 어떻게든 해 봐, 어떻게든 끝나겠지.)
    안나 로즈빌: (손에 닿는 대로 날을 잡아 팔목을 그었다. 예리한 날이 파고든 대로 깊게 벌어진 상처에서 떨어지는 피를 잔에 담았다. 흔들리는 탓에 넘친 핏방울이 쭉 선을 그리며 시트에 튀었다. 누가 보면 경찰 오겠다... 버거운 숨을 내쉬고는 화끈한 팔을 들고는 몸을 비틀어 네 품 안에서 반쯤 빼냈다) 루시.. 정말로... 금방 끝날 거야.... 나 믿지? 너한테... 빈말 안 하잖아, 나. (숨을 헐떡거리며 어르는 말이 얼마나 먹혔을런지는 몰라도. 손 닿는 근처. 네 몸에도 날이 바짝 선 나이프를 가져다 댔다.)
    루시 스타인: (뭘할건데, 정말로 이젠 어떻게, 아, 뭐가 됐던 좋으니 빨리 끝내봐. 내 이성이 축나던, 네 몸이 동이 나던 둘 중 하나였다. 뭘 하는거야? 왜,) 안나.....안나, 나, 배고파. 못참겠어, 먹게해줘, 제발, 나..... (잇새로 침이 뚝, 뚝 떨어진다, 끔찍하게도 허기가 졌다. 네 팔에 울혈이 솟더니, 이내 시트가 붉게 물들고 이성을 놓았다. 빨갛고, 방은 하얗고, 네 살결은 식욕을 돋우고. 그리고..... 네가 무언갈 나에게 가져다 댄 것 같은데, 이젠 모르겠어. 어떻게든 해 봐.)
    안나 로즈빌: (나이프로 네 팔을 긋자마자, 시선을 돌릴 요량으로 상처 난 내 팔을 네 입가에 일단 물렸다.) 아파도 이걸로 좀 참고 있어봐, 착하지? 응? (네게서 흐르는 피 역시 잔에 담았다. 마지막 그림처럼 네게 먹이면 좀 괜찮아질까. 이게 아니라면 둘 중 하나는 죽을 테니까. 정말 빌어먹게도 어쩔 수 없지.)
    루시 잠깐만. 그래, 착하게 굴어. 딱 한번만이야. (네가 핥고 씹는 팔을 가까스로 빼내고는 입가에 잔을 가져다 댔다. ...온 몸이 아파. 안 아픈 데가 없어, 나 지금.)
    루시 스타인: (눈 앞이 그저 뿌옇게 안개가 끼었다. 입 앞에 들이밀어진 음식을 거부할 개가 있던가? 애초에 이건 뭐였지, 불그죽죽한 얇은 팔이 들어왔으니까, 이제 씹고 삼켜야지. 무딘 이는 살결을 뚫지 못하고 자국만 수십번, 헛질을 해댔다. 왜, 왜, 배고파, 더, 조급함에 눈이 떠질때 쯤, 시야가 한번 돌더니, 이내 입 안으로 무언가 들어왓다. 비리고,, 오묘한 색의.... 네 목소리가 들렸던 것도 같다. 입에 물려진게 잔인지, 네 팔인지. 분간도 할 수 없을만큼 정신이 돌아갈 쯤, 목 울대에 뭔가가 넘어가며 그만 눈이 감겼다.)
    안나..... (눈을 뜨면 우리는 어떻게든 되어있겠지, 그래, 정말 어떻게든. 마지막 시야는 그 익숙한 갈색 머리칼이였다. 더 이상 시선이 살결로 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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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을 들고 그의 팔을 긋습니다.
    그의 팔에서는 믿을 수 없게도, 새파란색의 피가 흘러나옵니다.
    푸르스름한 색은 도저히 육지의 이가 흘리는 것이라곤 믿을 수 없는 것입니다.
    손에 닿은 피부가 서늘합니다.
    창 밖의 바다는 유난히 창백하고……
    현실감 없는 이 광경에서,
    당신을 현실로 끌어 당기는 것은 짙은 쇠비린내와 짭조롬한 바다내음입니다.
    당신의 팔을 그으면 붉기만한 피가 피부를 적십니다.
    상처의 통증, 살점이 벌어지는 감각, 날붙이가 몸을 가르는 촉감……
    모두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잔에 담긴 피는 소리도 없이 서로에게 스며듭니다.
    더 이상 붉지도, 파랗지도 않은 애매모호한……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짙은 색. 독과 같은 액체가 잔에서 찰랑입니다.
    그는 언제나 그것을 바라왔던 것처럼 잔에 입술을 묻습니다.
    눈을 내리 깐 얼굴은 사랑에 겨워 있습니다.
    생명수라도 마시는냥, 달디 단 술을 삼키는 것처럼.
    마지막 모금이 완전히 목을 타고 넘어가면……
    깜빡,
    깜빡,

    깜빡.

    이런, 피를 너무 많이 흘린 걸까요?
    순식간에 시야가 아득해지고, 눈앞이 깜깜하게 내려 앉습니다…….
    정신은 침잠하고 침잠해, 깊은 곳으로 침몰합니다.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정도로 멀리, 영원히, 안녕히.
    ……
    눈을 뜨면, 보이는 것은 흰 천장.
    언제…… 침대에 누웠더라?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 또한 옆자리에 누워 곤히 자고 있습니다.
    지난 날의 일이 꿈인가 싶지만, 팔의 상처가 아릿합니다.
    그의 팔에도 긴 자상이 그어져 있습니다.
    빈 잔과 칼은 온데간데 사라졌지만,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요.
    그의 안색은 편안하고, 호흡은 일정하며, 상처는 불그스름합니다.
    따뜻한 체온이 손끝에 닿으면, 그제서야 실감합니다.
    아, 이상한 이야기들은 모두 끝났다고.
    우리의 결말 또한 오래오래 행복할 것이라고……
    창밖으로 익숙한 풍경이 보입니다.
    고즈넉한 겨울의 바다. 어쩐지 쓸쓸해 보이는 풍경……
    여인은, 그래서 뭍으로 올라오고자 했던 걸까요.
    짠 내음이 나는 물 대신 애매한 감성에 젖었을 때, 인터폰이 울립니다.
    “룸서비스가 도착했습니다.”
    잔잔한 해당화 향기와 함께.
    END 4. 오늘의 룸서비스입니다.
    루시 스타인, 안나 로즈빌 생존
    : 그와 당신은 모든 것을 기억합니다. 이번 아침 식사는 그저 맛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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