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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중에 결혼전야와 이어 갔던 시리즈 시날인데 백업을 이제서야 하는...
요번에도 결혼전야에 이어 kpc를 해줬답니다..
나는,,,,, 후레 탐사자
결혼전야때도 계속 이마쳐서 거북목 반쯤 나았었는데
누가 시리즈물 아니랄까봐 하여튼
그래도 나름... 귀엽게 놀았음...
귀엽지 않나요? 자꾸 찌그러졌대 참내
-천일야화-하염없이 비가 내리던 어느 날, ‘나’는 낯선 사람과 거래를 했습니다.“루시가 있는 과거로 당신을 보내드리겠습니다.”그것은 이유도, 조건도, 대가도 없는 거래였습니다.신이 ‘나’를 위해 예비한 것처럼,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죠.“결정하시겠습니까?”단정한 목소리 끝에 홀린 듯 고개를 끄덕인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크림색 리본이 손가락 끝에서 매듭으로 태어나고, ‘나’는 눈을 깜빡였습니다.한 번, 두 번, 세 번…….그리고, 3년 전의 지금으로 돌아옵니다.이것은 루시가 부케의 꽃잎 몇 장을 통해 훔쳐보았던 안나의 기억입니다.낯선 사람은 분명히 그를 과거로 돌려 보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상 안나가 도착한 곳은 안나의 과거가 아니라, 평행세계의 어딘가였습니다.진실을 깨달았지만 돌아가지 못한 안나는 결국 루시를 만나고, 몇 번 입을 맞춘 끝에 모든 진실을 토로했죠.울며 고백한, 평행세계의 안나와 사랑을 맹세한, 당신의 안나.당신은 누구를 선택했나요?사실, 루시의 옆에 선 것이 원래의 안나인지, 평행세계의 안나인지 따위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둘 중 누구라도, 이제는 당신의 유일한 안나가 되었으니까.오늘은 선택의 다음 날입니다.그러니까, 어제가 결혼 전야였다면 오늘은 결혼 당일이라고 불러야 하겠네요.결혼식을 앞두고, 초조함과 함께 신랑 대기실에 누군가 찾아옵니다.[관찰롤]루시 스타인: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알아보지 못할 얼굴, 전혀 처음 보는 사람입니다.시선을 내리면, 한 손에 들고 있는 상자가 눈에 띕니다. 크림색 포장지와 리본으로 곱게 싸인 화려한 것입니다. 결혼 선물이라도 가져온 걸까요?낯선 사람:결정하셨군요.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름은커녕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낯선 사람은 루시를 보며 담담히 말합니다.아직 결혼식까지는 꽤 긴 시간이 남았어요. 신랑 대기실은 아직 열리지 않았고, 몇 되지 않을 하객이 얼굴을 비추기엔 먼 데다 결혼식의 순서를 안내해줄 웨딩 플래너마저 신부를 확인하러 자리를 비운 상태고요.그러나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 것처럼 성큼성큼 들어와 가까이에 섭니다. 가까워진 탓에 한결 더 잘 보이는군요.어디를 살펴보아도 낯선 사람.하지만 어쩐지...[지능롤]루시 스타인: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익숙한 대사입니다.결정, 이라는 단어가 특히. 그렇지 않나요?[듣기롤]루시 스타인: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아, 대사뿐 아니라 목소리도 익숙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평행세계의 안나, 오늘의 신부에게 거래를 제안했던 바로 그 사람입니다.상대는 루시의 반응을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앞까지 다가옵니다.그리고 다시 묻습니다.낯선 사람:그 결정에는 후회가 없습니까?비로소 루시는, 그 사람이 묻는 ‘결정’의 정체를 알아챕니다.울며 고백한, 평행세계의 안나와 사랑을 맹세한, 당신의 안나.당신은 누구를 선택했나요?그때의 결정에는 정말로 한 치의 망설임도, 후회도 없나요?어젯밤 당신은 안나에게 입을 맞추기 직전 어떤 고백을 뱉어냈나요?낯선 사람은 분명히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눈으로 루시를 내려다봅니다.루시 스타인:.....이제 와서 뭘 묻는거예요?....돌려낼수 있기라도 하는 것 처럼 말하네요. 재미있나요?낯선 사람:뭘 묻고 있는지는 본인도 알고 있을 텐데요.글쎄요. 돌려낼 수 있다고 한다면요.. 그렇다면 조금 재미있겠습니까?루시 스타인:...재미라구요, (기가 찼다. 뭐하는 사람이지 대체. 돌려낼 수 있을거라면 모든 상황을 없던일로, 그래서 두고온... 안나에게도, 지금 내 옆의 안나에게도, 이런 일이 없게끔. 왜인지 그럴 수 있었을거란 생각이 들어 화가 났다. 뭐하는거지, 뭘 바라는걸까, 이제와서.)
재미야 있겠죠, 나말고 당신이. 지금 뭘 바라고 이제와서 그런 이야길 꺼내?낯선 사람:당신의 일에 제가 재미를 보게 된다는 건 섣부른 판단이라 생각합니다만... 뭐, 일단은 넘어가도록 하지요.어떤 안나건, 결국 루시의 안나.한쪽을 택해야만 하는 선택에, 어떻게 후회가 존재하지 않을 수 있겠어요?평행세계의 안나와 함께 미래로 떠났어도, 루시에게는 일말의 미련과 후회가 남아있습니다.두고 온 안나를 생각할 때마다, 이 후회는 움트고 자라나 기어코 활짝 꽃을 피워, 우울로 만개하고 말겠죠.루시의 대답을 들은 낯선 사람은 상자를 내밉니다.그가 신랑 대기실에 들어올 때부터 들고 있던 크림색 포장지와 리본을 두른 상자입니다.상자를 열어보면,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습니다.낯선 사람은 빈 상자를 건네고도 전혀 미안한 기색 없이, 이렇게 말합니다.낯선 사람:소원을 수리하러 왔습니다. 약간의 대가를 필요로 하지만, 지급할 의사가 있다면 기꺼이 도와드리죠.그의 눈은 침잠한 어둠과 같아서, 제대로 읽기 어렵습니다.[심리학롤]루시 스타인: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52 판정결과: 실패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으니, 의도를 알 수 없습니다. 찜찜하고 애매한 의심이 시든 목련 꽃잎처럼 끈적끈적하게 남아있습니다.평행세계의 안나와 단둘이서 나누었던 일들을, 어떻게 모조리 알고 있는 걸까요?의심스럽기 짝이 없지만, 낯선 사람은 무엇을 묻더라도 흔쾌히 대답합니다.대답에는 망설임이 없고, 머뭇거림이 없어 기묘한 확신을 심어줍니다. 오히려 의심이 기꺼운 기색입니다.루시 스타인:...... 이게 뭐길래. (빈 상자잖아, 얼굴을 들여다 봐도 속을 읽을 수 없었다. 잔잔하게 남은 의심에 힐끗 고개를 들곤 물었다.)낯선 사람:꽃을 담는 상자입니다. 시간을 넘어도 버틸 수 있는 특별한 상자죠.루시 스타인:....꽃이라니, (생각이 스쳐갔다, 말라 비틀어졌던 그 부케의 꽃잎들.) 정말 담는게 꽃인가요? ...대가라고 했잖아요, 소원의. (나한테 대체 뭘 받아갈 작정이지? 분명 지급이라고 했다.)낯선 사람:이런,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는군요.남자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대답합니다.낯선 사람:대가는……눈을 가늘게 뜬 낯선 사람이 시선으로 루시를 훑습니다.낯선 사람:당신의 몸입니다.루시 스타인:.....뭐라고? (대답을 듣자 꺼림찍한듯 그 시선을 마주봤다, 제 정신이 아니야.)내가 잘못 들은건 아니죠? .....정말 할거라고 생각해요? (마음 속에서 파도치는것을 무시라도 하듯, 다른 말을 꺼냈다.)낯선 사람:하지 않을 거라면? 결정에 후회가 없냐는 말에 시원한 대답은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말입니다.루시 스타인:.....날 잘 아는것처럼 말하네요, (받은 상자를 일부러 소리나게 내려놓았다, 제법 신경질적인 태도였다.) 후회가 없냐고? 당신, 그때 그 애한테도 그랬어? 안나한테도 이런식으로.... 물어보고, (말을 할수록 목소리가 줄어들었다. 후회하냐고? 후회가 없냐고?)
어떻게 그런걸 물어요 당신이? 후회해요, 다 알고서, 지금 놀아나는 기분이야. 그런데도 후회 해. 어떻게 안그럴수가 있어? (코 끝이 시큰해져왔다. 저가 생각하는 짜증나는 부분이였다.)낯선 사람:그녀에게요? 오해가 있군요.그녀도 나를 모르고, 나도 그녀를 모릅니다. 그저 우연히 만나서 도움을 주고받은 사이에요.그는 시간을 되돌리길 원했고, 나는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는 이를 필요로 했으니…… 그래요. 적당히 수지가 맞는 거래였다 할 수 있겠군요.죄책감은 없어 보입니다.안나에게 미안하지 않냐고 항의한다면 “조금 착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바라던 바를 이루지 않았습니까? 그 증거가 지금, 제 눈앞에 있잖아요.”라고 대답하는군요.죽은 루시와 살아있는 루시의 차이를 알지 못하는, 건조한 눈입니다.루시 스타인:..... 내가, 뭘 어떻게 하면 되는데? 또 저번같은 실수라도 할지, 그걸 내가 어떻게 확신해요? (애초에 실수는 맞았나? 저를 흘겨보는 그 눈빛이 화가 났다. 조소를 흘리곤 의자에 다시 풀썩 앉았다.)낯선 사람:실례로군요, 실수를 되풀이하는 일이 있을 리가요.연구하던 도중, 안나와의 거래가 실패했던 이유를 찾아냈습니다.성공 사례를 수집할 겸 실패했던 소원을 다시 수리하러 온 거죠.말 그대로 수리修理 겸 수리受理인 겁니다.녿 (GM):(*수리(修理) 명사 고장 나거나 허름한 데를 손보아 고침수리(受理) 명사 서류를 받아서 처리함. ‘받아들임’, ‘받음’으로 순화)~토막상식~루시 스타인:...몸이라고, 정확히 뭘 어떻게 하라는건데, (빈 상자를 쳐다보며 물었다.) 꽃은 뭐고, ....그래, 시간을 돌릴수 있어요? 지금부터 정확히 뭘? 어떻게....(신부 대기실의 저가 선택한 안나가 생각이 난듯 눈살을 찌푸렸다. 또 다시 반복하고 싶지는 않았다.)낯선 사람:질문이 퍽 많군요.... 그래요, 아는 것은 중요한 일이니 나쁜 것은 아닙니다.그 꽃이라면 당신도 본 적이 있을 텐데요?얼핏 서늘한 시선이 스칩니다. 이렇게 노골적인데 눈치채지 못한 루시를 한심해하는 것 같기도 하군요.그가 말하는 꽃이란 ‘안나가 가지고 왔던 부케’입니다.그러고 보니…… 그 꽃, 상당히 이상했었죠. ‘평범한 꽃’과는 분명히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기억을 되짚어 보자니,[교육롤]루시 스타인:교육 기준치: 60/30/12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 세상에 존재하는 꽃 중, 그 무엇도 닮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다른 때라면 몰랐겠지만, 이번에는 알 수 있어요.그야, 결혼식을 준비하는 내내…… 온갖 종류의 꽃을 보아왔잖아요.루시 스타인:.....그래, 그 꽃....(분명 그 부케였다. 그런데....)대체 어디서 구한건데 그걸? 본 적이 없어요, 그런건. 당신이 줬어? ....아니면 나도 그 부케라도 가져와야해? (안나가 가지고 있는. 속이 쓰렸다. 오늘은 결혼식이였다, 네가 바라던.)낯선 사람:안나와 거래를 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두 번 말하게 하는군요. 그래요, 내가 그 꽃을 준 장본인이지요.그런 걸 묻는 모양을 보니, 소원을 수리할 생각이 든 모양입니다.루시 스타인:.......당신 정말 마음에 안들어, 알죠? (마음같아선 저 멀건 얼굴을 문전박대라도 해야 속이 시원했다, 왜 항상 아쉬운건 저일까, 지난 선택에도, 지금도.) ...내가, 뭘 하면 되나요 지금부터? (힘이 빠진듯 옅게 고개를 끄덕였다.)
낯선 사람:대가는 아주 간단합니다. 아까도 당신의 몸이라고 말했지요.당신의 몸에, 넣고 싶은 것이 있어요.루시 스타인:...뭐를?낯선 사람:내가 가진 씨입니다.루시 스타인:....씨라면, 꽃을 말하는거지? (그걸 내 몸에? 가능한 일인가 싶었다. 마치 내 몸을 양분삼아.... 깨달은듯 고개를 끄덕였다.)아, 몸을.... (어쩐지 도리어 차분해지는 느낌이였다.) 가능해? 어떻게....낯선 사람:서론이 몹시 길었군요. 본론으로 들어갈까요.나는 여러 별과 수많은 시대를 돌아다니던 중,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꽃을 발견했습니다. 상당히 흥미로운 구조를 가진 꽃인데, 피우기가 아주 까다로워 곤란했죠.그가 품 안에서 사진을 한 장 건넵니다. 흰 꽃이 찍힌 사진으로, 안나가 선물했던 부케와 똑같이 생겼습니다.낯선 사람:이름은 천일화. 3,982년 전의 과거에서 찾은 흰 행성의 문명입니다. 그곳의 역사를 살펴보던 중, 생명체 대부분이 천일화라는 꽃을 숭배한다는 걸 알게 됐죠. 신도, 괴물도 아니라 한낱 꽃을! 우습지 않습니까?말과 달리 딱히 비웃는 얼굴은 아닙니다. 격앙된 말투로, 낯선 사람은 계속해서 설명합니다.낯선 사람:꽃을 섬기는 이들은 꼬박 천일을 기도합니다. 천일화라는 이름은 그곳에서 유래했다는군요.나는 이 꽃의 개화 과정이 궁금하지만 빌만한 소원이 없었습니다. 모름지기 기도란 간절히 바라는 자들의 것이니까요.그래서 나는 가장 욕심이 많고, 바라는 것이 많은 ‘인류’를 골라 불특정다수의 근처에 씨앗을 심었습니다.그리고…… 그중 1,000번의 밤 동안 한결같은 소원을 품은 것은, 오직 안나뿐이었죠.안나의 꽃만 개화했기 때문에 소원을 이룰 수 있는 것도 안나뿐이었던 겁니다.낯선 사람의 설명은 직관적입니다.그러니까, 평행세계의 안나가…… 얼마나 오래도록 루시를 바라왔는지, 알 수 있는 문장입니다.3년.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1,000번의 밤.그 밤을 내내 루시만 바라며 보냈다니, 어떤 마음인지 손에 잡힐 듯 그려지는 것 같아요.낯선 사람:하지만 간과한 것이 있었죠.낯선 사람은 찬물을 붓곤, 다시금 본론으로 돌아갑니다.낯선 사람:흰 별이 아니라서, 토양의 질이 달랐던 겁니다. 제대로 소원을 이루기 전에 시들어버린 바람에 다소 과정에 착오가 생겨버린 거죠.결국, 안나가 잘못된 세계에 도착한 것은 완벽한 천일화를 피워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거죠.낯선 사람:그리고 마침내, 흰 별과 가장 유사한 토양을 찾아냈습니다.유사한 토양.3년. 기나긴 시간이지만, 분명히 평생보다는 짧을 것입니다.해볼 만한 일이에요.평행세계의 안나건, 두고 온 안나건.그렇지 않나요? 안나에게 그것을 줄 수만 있다면……그러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낯선 사람은 손가락을 들어 루시를 가리킵니다.낯선 사람:바로 당신의 몸입니다.네? 영문을 알 수 없는 소개에 그를 바라보면,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이 돌아옵니다.낯선 사람:안나는 꽃을 피울 수 없어요. 그녀는 이미 바라는 것을 이루었으니까.대신, 루시. 당신이라면 가능합니다. 우리는 기나긴 연구 끝에 이 꽃이 싹을 틔우기 제일 좋은 환경이 인류의 몸 그 자체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1,000일씩이나 필요하지도 않아요.하루는 천년, 천년은 하루.고작 하룻밤이면 충분합니다.간절히 바라는 것을 품고, 씨앗을 몸에 심으면…… 꽃은 만개하고, 당신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겁니다.낯선 사람은 루시의 선택을 기다립니다.몸에 꽃을 심는다니, 보통 일은 아닐 겁니다. 무언가 잘못될지도 몰라요.겪어야 하는 부작용에 관해 물으면 그는 고개를 내젓습니다.낯선 사람:당신은 프로토타입입니다. 우리는 여태까지의 결과를 토대로 이 씨앗이 인류의 몸에서 더욱 빨리 자랄 것이라는 가설을 얻었지만, 언제나 현실은 예상과 조금 다른 법이죠. 부작용 여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당신의 사례를 토대로 확신하게 되겠죠.상당히 무책임한 발언이네요. 일단, 죽지는 않을 거라는군요.루시는 선택해야 합니다. 꽃을 피울 것인가, 피우지 않을 것인가.당신의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을 거예요.당신이 피워낸 소원, 당신의 기도는 오직 안나를 향한 것이 되어, 그의 행복을 기원하며 바스러지겠죠.그것을 위한 대가로 자신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나요?아니,안나가 그럴 정도의 가치가 있긴 한가요?루시 스타인:.... 3년이잖아요, 안나가 기다린건. (한참을 침묵하다 겨우 말을 뱉었다. 입술의 끝이 달싹였다.)나는 고작 하루면, 괜찮네요, ...안나한테. (고개를 겨우 끄덕였다. 끝에 내몰린 기분이였지만 이제와서 딱히 갈 길도 없을게 분명했다.)....그렇게 해요 그럼.“결정하시겠습니까?”하염없이 기쁨이 넘치는 날, 나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으며 상자를 만지고 있습니다.이번에는 시야가 자유로우니 대화 상대를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물론, 그렇다고 한들 낯설기 짝이 없는 얼굴이 다른 이가 되지는 않지만요.나는 상자를…… 어떻게 하고 있나요?안나처럼, 소중히 쓰다듬고 있나요? 혹은 뚜껑을 닫고 싶어졌나요?이것은 이제야 비로소 ‘나’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훔쳐본 안나의 기억이 아니라, 오롯이 ‘나’의.그리고 루시 또한…… 그때의 안나처럼 고개를 끄덕입니다.흘러내린 크림색 리본이 무릎 위로 떨어집니다.상자 안은 여전히 비어있지만, 마음만은 한결같습니다.그 사람이……기뻐했으면.그리고 행복해졌으면.가장 간절한 소원을 담아 결정을 내리면, 낯선 사람은 루시에게 무언가 내밉니다.아주 작은, 손가락 한 마디보다도 작아 신경 쓰지 않으면 채 눈에 띄지조차 않는 씨앗입니다.유리구슬처럼 투명한 씨앗은 겉면이 반지르르하게 빛나고 있습니다.신랑 대기실의 불빛을 받아 반짝입니다.낯선 사람:천일화의 씨앗입니다. 바라는 것을 떠올리며 삼키면 됩니다.씨앗을 삼켜도 딱히 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너무 작아 삼킨 것 같지도 않습니다.낯선 사람은 루시가 그것을 삼키는 과정을 똑똑히 본 후, 손목의 시계를 확인합니다.낯선 사람:세 시간 뒤에 오도록 하죠. 금방 끝날 겁니다.그럼 안나를 불러드리죠. 혼자서는 무리거든요꽃을 피우는 방법을 채 묻기도 전에, 문가에 가까이 선 그는 날벼락 같은 이야기를 통보하곤 문 너머로 사라집니다.피우는 법은 알려주지도 않고서요.아니, 안나는 왜?다른 세계의 안나를 위한 소원을 비는 일을, 안나의 눈앞에서 해야 한단 말인가요?꽃을 피워내는 것을 보고 나면, 안나는 분명히 걱정할지도 모르는데.하지만 낯선 사람은 전혀 개의치 않는 것처럼 가볍게 문을 닫고,소리 없이 닫힌 문은 다시금 소리 없이 열립니다.이번에 문가에 선 것은, 네, 안나입니다.당신이 선택한, 당신의 안나.결혼을 앞둔 탓일까요?익숙한 얼굴에는 긴장이 서려 있습니다.[심리학롤]루시 스타인: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녿 (GM):한번 더 해볼까요 그럼루시 스타인: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녿 (GM):행운판정 함 해봅시다루시 스타인:행운 기준치: 85/42/17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녿 (GM):...........루시 스타인:(크툴루한테 행운뺏긴거 같은데)입술을 달싹이는 것이, 마치 결혼을 무르고 싶기라도 한 것처럼……안나 로즈빌:다 들었어.안나는 담담하게 이야기하곤 눈을 내리깝니다.그리고 낯선 남자에게 이미 모든 이야기를 들었고, 문밖에서 루시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고백합니다.꽃을 피우는 방법은 이미 들어두었다면서, 협조하겠다고 하는군요.루시 스타인:.....왜 가만히 있었어?...정말 괜찮아?안나 로즈빌:네가 선택할 일인 거잖아....루시 스타인:.... 괜찮을거야, 정말이야. (어찌됐던 내 앞의 너도 내 선택일 터였다. 이제와서 별 믿음은 안가겠지만....) 네 옆에 있을게, 괜찮을거야 우리. 그냥.... 후회한다고 했잖아, 그래서 그래. (네 손을 끌어다 맞잡았다. 잠잠한 표정이 오히려 더 마음에 걸렸다.)...다시 네 옆으로 올게,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해?안나 로즈빌:간절한 소원인 거잖아. 그건... 알잖아. 마음이란 게. 얼마나...어쩔 수 없는 일인지.(두고 온 사람을 잊을 수 있을 리가 없겠지. 둘 다 네게는 나일 테니까. 그래서 앞으로 네가 나를 힘겨워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도 와 줬으니까. 내 곁에 있어만 주면 나는 다 괜찮을 테니까.)(그 말은, 반대로 하면 네가 내 곁을 떠나면 아무것도 괜찮아질 수 없다는 뜻이 된다. 너는 정말로, 마음 깊은 곳에서 나를 나로 생각해 주고 있을까? 지금도 넌 후회하고 있잖아. 너도 모를 네 간절한 소원이 그 애에게로 떠나는 일이면 나는 어떡하지.)씨앗은 이미 삼킨 거지?(그럼에도 나는 너를 도울 수밖에는 없다.)루시 스타인:....아, 응. (방금 전 삼켜낸 그것을 떠올렸다. 여전히 꺼림찍했다.)어쩔 수 없는 일이여서, 결국 내가 네 옆에 있잖아. ...알지? 그정도는. (네 말에 괜찮다고 대답이라도 하 듯 맞잡은 손에 깍지를 끼어 보였다. 결국 넌 나를 도울거고,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안나 로즈빌:.....나는 사실 싫어. 위험할지도 모르잖아. 네가 빌 소원이라는게 결국은.. (그 애를 위한 거잖아. 다른 세계에 있을. 가만히 네 어깨에 이마를 기댄다. 나는 여전히 이렇게나 치졸한 사람이다.)...그래도 알았어. 내 곁에 있어주기만 한다면 뭐든 하겠다고 했으니까. (그 무엇이든에는 지금의 순간도 들어가 있을 터였다.)루시는 점점 체온이 오르는 것을 느낍니다.뒷덜미부터 척추뼈를 따라 등과 허리, 그리고 사지 곳곳이 달아오릅니다.발열과도 같은 그 감각은 불쾌하다 못해, 소름 끼치는 것입니다.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씨앗이 움트기 위하여 자리를 잡았고, 발아하기 위하여 무언가 시작했다는 것을.[이성 체크]루시 스타인:SAN Roll 기준치: 52/26/10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이성 1 감소루시의 얼굴이 조금 붉어지고, 호흡이 들뜨고, 무언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눈치챈 안나가 가까이 다가옵니다.그리고 뺨을 매만집니다.뺨을 매만지던 손가락은 점점 타고 내려가 목덜미를 쓸고……멈추기는커녕 루시의 이곳저곳을 샅샅이 훑습니다.루시가 안나의 손길에 당황해도, 안나는 멈추는 대신안나 로즈빌:어디에 안착했는지 찾아야 하니까.라고 말하며 달랩니다.안나 로즈빌:씨앗이라 눈에 띄지 않으니까 만져서 찾아야 해. 조금만 참아.안나의 설명을 들으면, 열에 들뜬 머리로 스쳐 지나가는 목소리가 있습니다.“혼자서는 무리거든요.”그런 뜻이었구나, 하고.루시의 몸에 움튼 씨앗이라지만……사람은 자신의 몸에 속속들이 손을 댈 수 없는 법이잖아요.게다가 계속 체온이 오르는 탓에 어딘가 만질 때마다 예민하게 느껴져서, 스스로 손을 댈 엄두도 나지 않습니다.결국, 루시는 다른 사람을 위해 안나의 손을 빌려야 할 것입니다.안나가 너무 가까워서, 혹은 시야가 흐릿해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지금, 안나는 무슨 얼굴을 하고 있나요?[관찰롤]루시 스타인: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왜 이렇게 더운 걸까요? 왜 이렇게 뜨거운 걸까요?안나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서늘한 감각이 더 선명하게 느껴져서 도저히 시야가 밝아지지 않습니다.눈을 가늘게 뜨자면…… 안나의 표정은 기묘하게 차분합니다.차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도요.꼭 깨문 입술로 알 수 있을 뿐입니다. 꼭꼭 삼킨 감정을 제 안에 눌러 담고 있다는 것을요.안나답지 않게 말이에요.안나의 손가락이 씨앗을 찾아 살갗 위를 배회합니다.평소와 같은, 혹은 평소와 같지 않은 감각입니다.어딘가를 집요하게 더듬고, 문지르고, 매만지는 것이 조금……야릇하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루시 스타인:......안나, 저기, 조금...........(달뜬 열 틈에서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다 겨우 한마디 뱉었다. 떼어낼 수도 없는 노릇일텐데.)안나 로즈빌:참아야 한다니까. 혼자 못 하는 일이잖아. (셔츠 안으로 들어가 허리를 훑던 손이 다시 빠져나온다.)어디에 있는 거람... 잘 못 찾겠네. 너무 작아서....(한숨을 쉬고 네 몸 위를 떠돌던 손가락을 다시 찬찬히 위로 올렸다. 허벅지에서 다시 허리, 손목과 팔을 지나...)[행운롤]루시 스타인:행운 기준치: 85/42/17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녿 (GM):루시 오늘 무슨 일이야안나 로즈빌:...잠깐, 앉아 볼래? 손이 잘 안 닿아.(어깨 위쪽으로 팔을 뻗다가 잠시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루시 스타인:아, 응.... 불편하지? (옆에 있던 의자에 몸을 뉘이듯 풀썩 앉았다. 오른 열이 익숙해질 무렵이였다.)....잘 안보이나봐, (기분이 이상한건 어쩔 수 없었으니까, 빨리 찾길 바랄 뿐이였다.)안나 로즈빌:그러게.. 빨리 찾는 편이 나을 것 같은데. (입술을 지그시 깨문채 네 볼을 쓰다듬고는 목 선을 따라 천천히 손을 내렸다.)(둘레에 맞게 딱 조인 타이를 풀어내리고 셔츠 안쪽, 목덜미에까지 손을 내려 보았다.)...이런데서 이렇게 다 벗기고 싶진 않은 데 말이야. (쓴 웃음이 나온다)루시 스타인:....나도 그래, 결혼식이잖아 아직. (어쩐지 따라 웃음을 지어보였다. 제 표정이 어떤지는 알 겨를이 없었다.) ...못찾겠어? 어떡하지. (열기가 익숙해진것과는 또 다른 문제였다. 생각이 좀 둔해진것도 같고.) 셔츠라도 벗는게 좋을까.....? (자켓 한쪽을 가리키며 물었다. 계속되서 서로 좋을 건 없었으니까. 네 표정을 살피는게 힘이 들었다.)안나 로즈빌:나 속상해. 웃지 마. (괜히 퉁박을 놓게 된다. 네가 결국 떠나버릴까봐 그걸 내가 돕고 있는 것일까봐 난 아직 너무 무서운데.)...아냐, 단추만 조금 풀어도 될 것 같아. 음..[행운롤]루시 스타인:행운 기준치: 85/42/17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안나는 몇 번이고 그곳을 어루만지다가,안나 로즈빌:.....찾았다.한숨처럼 속삭입니다.루시의 목덜미 안쪽을 만지는 손길이 조금 거칠어졌다면, 그것은 루시의 착각이 아니라 안나의 질투 탓일 겁니다.씨앗을 확인한, 안나는……그 자리에 입술을 댑니다.단순히 입을 맞추는 게 아니라, 입을 벌려서 혀를 내밉니다.부드러운 살점이 벌어지며 매끈한 점막이 닿을 듯 말 듯 스치고,뜨거운 무언가가 피부 위를 길게 핥습니다.노골적인 행위입니다.루시 스타인:......안나, 저기, 아... (제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그리 생소하지도 않은데 뭐가 그렇게 어색한지, 가만 지켜보다 옅은 한숨 몇번을 내쉬었다. 속상하다고 했지, 뭐라 반응해야 할 지도 처음으로 모르겠다 싶었다.)...언제까지? ...괜찮아? (옅은 한숨 새로 몇마디가 나왔다. 어쩐지 달래는 모양새로 네 머리를 감싸곤 쓰다듬었다, 얼굴은 볼 수 없었다.)안나 로즈빌:물, 줘야 한다고 했어. 제대로 적셔야 뿌리를 내린다고. (다시 네 목덜미에 진득하게 입술을 묻었다. 달뜬 한숨 사이로도 달래듯 머리 위래 올라온 손에 어쩐지 눈물이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네가 늘 나에게 그렇다.)루시가 어떻게 반응하건, 안나는 태연하게 대답합니다.씨앗이 자라려면 물을 주어야 맞겠지만…… 이런 식이었다고?눈앞이 아찔해지고, 심장이 쿵쿵거립니다.루시를 붙잡은 채로 안나는 다시 한번 그곳에 입술을 떨어뜨립니다.몇 번이고 입술이 닿았다 떨어지는 동안, 루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나요?신부를 위한 날, 웨딩드레스를 입고 제 앞에 무릎꿇은 안나를 보며 대체 어떤 기분이 들던가요?다른 사람을 위하여 피우는 꽃이라지만 결국 뿌리를 내린 땅은 안나의 루시입니다.안나는 루시를 도와 정성들여 꽃을 피우고자 합니다.[관찰롤]루시 스타인:관찰력 기준치: 85/42/17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씨앗이 있던 자리가 유난히 맥박칩니다. 스스로 느껴질 정도입니다.두근, 두근, 두근……요란한 소리가 귓가를 울리고, 귓속은 먹먹해지고, 안나가 닿을 때마다 예민해집니다.계속해서 입술이 닿은 피부가 축축하게 젖어 듭니다.어쩌면 흥건하게 무언가 고였을지도 모릅니다.눅눅해질 정도로 물고, 빨고, 핥으면 어느 순간 루시는 선연한 감각을 느낍니다.그 자리로부터 무언가 뿌리를 내리는,피부 아래, 핏줄과 근육과 살점 사이를 비집고 파고드는 감각을.아프지는 않습니다.하지만 이질적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공포감이 찾아옵니다.[이성 체크]루시 스타인:SA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녿 (GM):이성 1 감소안나 로즈빌:..괜찮아, 루시? (어딘지 낌새가 이상해서 네 목덜미에 박았던 고개를 잠시 들었다.)루시 스타인:....아, 아냐... 그냥..... (어쩐지 생소하고, ....아닌가?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였기에 네 입술이 닿았던 목덜미를 한번 매만졌다.)...익숙하지 않은거잖아, 아... 너 말고. 지금.... 응. (손가락으로 씨앗이 든 곳을 한번 가리키곤 말을 줄였다. 뭐 하나 할 수 있는게 없었다.)뭔가.... 내린것 같은데, 맞을까?안나 로즈빌:아, 정말? 다행이다... 뿌리가 내리긴 했나 봐. (지금까지 제가 핥아 축축해진 피부가 조명을 받아 반질거리며 빛이 났다. 이제는 그만두라고도 못 하겠네.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숨을 한번 쉬고 가볍게 쓸어 보고는 다시 입을 맞춘다. 그 입술은 네 볼에도 가볍게 닿았다 떨어졌다.)루시 스타인:....응, 고마워 안나. (볼에 맞춰오는것을 감싸 입에 다시 맞춰주었다. 쉽지 않을 일이였다. 네가 어떤 심정으로 여기까지 왔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으니 그저 괜찮을거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뿌리가 내리면, ...이제 난 뭘 해야 할까, 혹시... 아냐, (너에게 묻는것도 눈치가 없을 일이였다. 고개를 내젓고는 말을 줄였다.)안나 로즈빌:(입술에 하는 키스는 맹세의 키스. 그 애를 위한 소원을 빌며 내게 맹세하는 너는 어찌나 다정하고 그래서 잔인한지. 그리고, 그래서 사랑해. 결국 다시 얼굴에 미소를 띠고야 만다. 무력감에 가까운 사랑이다. 네 머리를 한번 쓰다듬으려다 만다.) ... 기껏 만져놓은 머리 망가트리면 혼나겠지.루시 스타인:......누구 좋으라고 만져 놓은건데, 뭐 어때. (멈칫한 손을 끌어다 제 볼가에 올려준다. 내 기억과 달리 너는 좀 더 조심스럽다, 언제나 그래. 그래서 네가 그 '안나'가 아니란게 여실히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결국 제 선택일 터였고, 너는 결국 너다. 문제는 언제나 나니까. 너는 변함없이 안나였고, 후회와 사랑은 별개였다.) 괜찮다고 말 했지, 네 옆에 있겠다고 여기까지 왔잖아. ...후회 한다고도 말 했고, 난 너한테 거짓말 안해. 그러니까 괜찮을거야.안나 로즈빌:...후회하지 말라는 말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건 알아. (손에 닿은 온도가 평소보다 따끈하다. 고개를 숙였다. 내가 그렇게 만들었지.) 그래도 되니까. 후회하고 미워해도 되니까. 그래도 나는 괜찮을 테니까. 그냥 그러면서 사랑도 계속 해줬으면 좋겠어.네 말을 못 믿는 게 아니야. 그냥... . 모르겠다. 이런 건 처음이라서. ...내가 너를 너무 사랑해서 그런 것 같아.루시 스타인:....안나는 사랑하지 않아도 입을 맞춰? (네 대답에 답이라도 해주듯 입술을 한번 더 맞췄다. 조금 길게, 달래듯 내려앉은 입술은 심란한 것을 정리라도 해주는듯 싶었다.)...후회도 사랑하니까 하는거잖아 안나, 아니야? 어느쪽이던 난 후회했을거야, 그건 변하지 않아. ...오늘 결혼식이잖아, 우리. (어차피 오늘 한번 더 맹세했을 터일 말을 입에 담고는 살풋 웃어주었다.)안나 로즈빌:(입술이 떨어지고는 찡그리듯 웃었다. 그래 결혼식 날이지. 예상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지만, 따지자면 어제는 예상했던 하루였던가. 내 지난 3년이 예상했던 나날이었는가.) ...날 지옥에 넣을 수 있는건 너밖에 없는 것 같아. 그러니까 그 반대도 너만 할 수 있고. (속삭이고는 다시 네 목덜미로 시선을 내렸다. 씨앗이 뿌리를 내렸을 곳.)30여분이 지나면 뿌리가 전부 내리고, 그런 감각도 점차 사그라듭니다.조금 속이 메스껍지만 못 버틸 정도는 아닙니다.루시는 뿌리가 무사히 내렸음을 직감할 수 있습니다.뿌리가 내렸으면 꽃이 필 차례입니다.그나저나, 뿌리는 몸속에 내렸다 치고 줄기와 잎새, 꽃송이는 어떻게 해야 하죠?몸 안에서 피었다간…… 그다지 상상하고 싶지 않군요.결혼식을 앞두고 개복 수술이라던가,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방법을 알고 있을 안나에게 시선이 향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그리고, 눈이 마주치는 순간……[매혹롤]루시 스타인:매혹 기준치: 35/17/7 굴림: 1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달콤한 향기가 코끝을 스칩니다. 바로…… 루시, 본인에게서부터.안나 로즈빌:눈 감는 게 좋겠어, 루시.안나는 뿌리를 내린 자리를 매만지다가, 꾹 쥡니다.다소 아프게 느껴질 정도인데, 안나가 심상치 않습니다.지금까지와 달리 금방이라도 피를 볼 것 같은 흉흉한 분위기입니다.무언가 망설이던 안나는……안나 로즈빌:찢어야 해.결국, 자신의 할 일을 입에 담습니다.루시 스타인:......뭐?(감았던 눈을 반짝 뜨고는 제 목에 올라온 네 손을 감쌌다. ...어쩌면 당연하고 이리 직관적일 수가 없는 방법일텐데, 당황스러운건 어쩔 수 없는거니까.).......괜찮아? ....나... 말고, 너는. (결국 고개를 한번 끄덕이곤 확인하듯 물었다. 믿어야지, 그래야지.)안나 로즈빌:(뿌리가 내렸을 곳을 가만히 눌러 본다. 손끝으로 크기를 재어 본다. 연둣빛 새순같은 눈을 마주한다.) 괜찮아. 얼마 안 될거야. (손끝으로 동글동글 굴려 보다 픽 웃음이 터졌다.)너도 가끔 하면서.뿌리는 흙 아래에 내리지만 모름지기 자라나는 것들이란 흙을 밀치고, 헤치며 피어나는 법.천일화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살점을 헤집고 싹을 틔우기 시작할 텐데, 이 과정이 무척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낯선 사람은 추측했습니다.그도 그럴 게, 생살을 찢고 나오는데 어떻게 아프지 않겠어요? 또한, 오랜 시간이 걸릴 테죠.그래서 내세운 차선책이…… 미리 길을 내어놓는 것입니다.안나가 이를 세워 여린 살을 물어뜯자 루시는 극심한 고통을 느낍……아니, 느껴야 하는데, 그다지 아프지 않습니다.어째서일까요?달콤한 향기에 젖은 머릿속은 어지럽기만 합니다.피가 흐르고, 상처가 벌어지는 장면이 멀게만 느껴집니다.어쩌면 루시의 몸이 아니라 그저 꽃이 피는 과정처럼 보였을지도 모릅니다.화려하기 짝이 없는 붉은색은 어쩌면 턱시도의 흰 자락을 물들였을지도 몰라요.아름답게, 엉망진창이 되어버렸군요.상처를 내고 조금 기다리면, 몸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리기 시작합니다.벌어진 상처 사이로 덩굴처럼 줄기와 이파리가 타고 나옵니다.[알고 있었지만, 처음 보는 광경에 루시, 이성 체크 1D3]루시 스타인: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rolling 1d3=()33이성치 1 감소합니다새순 같은 연한 녹색은 피에 젖어있는데도 싱그럽습니다.한층 향기가 짙어지고, 끝끝내 다 자라난 그것은 끄트머리에 동그란 꽃망울을 맺습니다.피에 젖은 잎새와 줄기, 그와 달리 순결토록 새하얀 꽃송이가 눈에 띕니다.루시의 전부를 양분 삼아 자라난 꽃입니다.몸속과 정신, 나아가선 기분과 감정마저 훑는 것 같은,기묘한 감각이 가까이 밀려왔다 멀리 쓸려가기를 반복하며 루시를 뒤흔듭니다.종일 시달린 것처럼, 긴장으로 몸이 굳습니다.낯선 사람의 말대로라면, 하룻밤도 필요 없다고 했죠. 세 시간이면 끝날 이야기라고 했어요.자라나는 속도가 비현실적으로 빠르긴 합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꽃이 필 거예요.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맺힌 꽃송이는 더 피어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루시가 의문을 표하면, 안나는 한숨과 함께 손을 뻗어 다시 루시를 어루만지기 시작합니다.이번에는 씨앗이 숨은 자리도, 뿌리를 내린 곳도, 꽃이 피어난 상처도 아닙니다.루시 스타인:....? 안나? (영문모를 표정으로 가만 내려다 봤다. 뭔가 문제가 생긴걸까?)....원래 조금 늦게 피는거지? 왜.....안나 로즈빌:그렇게 더디다고 듣진 않았는데... 아무래도 너 약간 긴장한 것 같아. (가만히 끌어안고는 달래듯 등을 쓸어내렸다.)루시 스타인:...아, 내 기분에도 영향을 받는건가 이거...? (끌어안겨진 채 네 어깨에 고개를 기대고 곰곰 생각했다.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그야 생소하니까 이런거, ...좀처럼 편해지진 않을텐데... (어루만지는 손길에 볼을 조금 부벼왔다. 기껏 여기까지 왔는데. 꼬이게 둘 수는 없었다.)안나 로즈빌:네가 피우는 꽃인데 당연히 너한테 영향을 받겠지. 정원사잖아, 너... (땅에서 피우는 꽃이랑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키운다는 부분은 같게 봐야 하지 않나?)글쎄... 어떻게 해야 할까. (허리를 끌어안은 손가락이 네 허리께를 간질거렸다.)꽃 말고 다른 생각 해 봐. (고개를 살짝 돌려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그냥 가장 쉬운 생각. 뭐 있어?루시 스타인:그야, ...자기 몸에 꽃을 피우는 정원사는 없잖아. (이해는 가는듯 옅게 웃었다. 이 상황이 생소하면서도, 슬슬 적응해 나가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뭐가? 음.... 지금말야? ....너 웨딩드레스 잘 어울리는거, 그리고... (생각할 거리도 별로 없는듯 짧게 뱉고는 허리께의 손을 얽어 잡았다. 들어올리곤 그 손등에 입을 맞췄다.) ...글쎄, 더 생각이 안난다. 결혼식날은 다들 이런걸까, (조금 멍청해지는거말야. 살짝 웃어보였다.)안나 로즈빌:딴 생각 하는 편이 긴장 푸는 데에는 낫잖아.(살살, 허리를 간질이던 손이 긴장을 달래듯 그 근처를 느릿하게 어루만졌다. ) 아, 잘 어울려? (연한 미소를 띠었다) ...나한테는 삼년만이니까, 어떨지 잘 모르겠었는데. 다행인가.... 네 옷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피 묻은 셔츠자락에 눈길을 주고는.)이렇게까지 식 올릴까는 좀 고민했었는데.. 그러지 말 걸 그랬나? 너 긴장할 줄 알았으면.루시 스타인:....왜? 후회라도 해? (응, 잘 어울려. 고개를 기울여 네 이마에 맞대 부딪히곤 속삭였다. 눈에 피 묻어 붉게 얼룩진 셔츠 자락이 아른거리게 들어왔다.)내가 긴장했다고 하면, 너때문이겠지... 맞아, 그럼 그만 둘거야? (답이 정해져있을 물음을 묻고는 연이어 볼가에 입술이 여러번 내려앉았다. 작게 중얼거렸다.) 결국 다 너때문에 긴장하는건데, 네 앞이잖아. 딱히 지금 상황이 아니여도 말야.안나 로즈빌:나는 언제나 너한테는 후회 안 해. (한숨처럼 나온 대답에는 확신이 실렸다.) ...왜 내 앞에선 긴장해? (듣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대답이지만. 그래도 네 목소리로 듣고 싶어. 이제는 맘껏 맞출 수 있는 입에다가 짧게 입맞춤을 반복한다.)너에 관해서는 나는 아무것도 그만 안 둬. ....너도 이미 알잖아. (눈을 가만히 감는다. 다시 한 번 입술에 입을 맞췄다. 이번에는 조금 길게.)루시 스타인:... 일부러 그래? (작게 웃고는 간지럼이라도 피우듯 길게 맞춰온 입을 살짝 부벼왔다.) 그럼 너 말고 누구, ...달리 너 말고 또 누굴 좋아해서 긴장을 해? (네가 원하는 답을 내 놓는다. 그래, 너라면 누구라도 말야.)....잘 알지, 지금도 그렇잖아. 그래서 돌아올거야, 네가 또 그런 짓 하기 전에. (살짝 힘주어 대답했다. 못내 사랑스러운듯 뒷목을 살짝 쓸어내려 감싸안고는, 깊게 다시 입을 맞췄다.)...만족해? 대답말야.안나 로즈빌:계속 그렇게 나만 사랑해줘. 네 사랑 같은거 오롯이 나만 갖고 싶어. (너를 나눠 가져야 한다면, 그건 결국 내가 아니라고. 너는 그 애도 나라고 여기고 사랑하지만, 정작 나는 그렇게 생각이 안 돼. 네 앞에서 차마 할 수 없는 말을 속에 눌러담아 포장한다. 달고 쓰다.)(돌아와 준다는 말이 얼마나 애틋한지 너는 알까. 뒷목을 감싸안은 손길이 얼마나 기쁜지. 네 숨결이 이렇게 다시 살아서, 진득하게 얽힐 수 있다는 점이. 달아오른 숨을 내뱉는다. 세상에 너와 나 단 둘뿐이어도 나는 괜찮을 것 같아.) 너무. 완전히. 결혼 선물 받은 기분이야.루시 스타인:....있지 안나, 보통 사람은 네 말만큼 사랑하지 않으면 이런 짓 안한다? 알아? (조금 쓰게 웃었다. 네가 내 옆에 있는것도, 입맞춰준것도, 결국 너를 두고와선, 다시 이런 것을 하는것도, 전부 이유가 되었다. 목덜미에 위화감이 느껴질정도로 붉은 색 사이 파릇하게 눈에 띄는 그것을 가리켰다. 이런것도 말야. 네가 날하는 '나만' 이라는 것이 신경이 쓰였지만, 말하지 않았다. 나한텐 어디있던 전부 너였고, 너도 너여서, 그래서. 사랑하는게 분명했다.)....결혼선물을 이런걸로 만족해버리면 어떡해? ...다녀오면, 그때에. (다녀오는 것, 영원이 아니라. 부러 힘을 주어 말하곤, 입술을 떼곤 장난스레 웃었다. 분위기에 맞지 않을 것 이였다. 긴장이 풀린건가, 모르겠다.)안나 로즈빌:...네가 무슨 소원을 빌 지 아직도 정확히 모르겠어. 이것만은 나를 위한 게 아니잖아. 나한테는 그래. (한숨을 쉬고는 네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하얗게 피어난 꽃 근처. 비릿한 피와 함께 싱그런 향이 나는 곳. 아직 마르지 않은 피 맛이 나는 입맞춤을 내린다.)사실 선물 같은 거 필요없어. 이미 받았잖아. (너 말이야. 장난스럽게 웃는 얼굴을 쓰다듬는다. 한 가닥 흐트러진 머리를 다시 넘겨 주었다.)....이젠 조금 덜 긴장되는 것 같아?루시 스타인:....나도 모르는걸, ....하지만 결국 널 위한거야, 이건 확실해 안나. (신경이 쓰이던게 맞았나보다. 그 곳의 자신은 자기가 아니라는듯 말하는것에 속이 쓰렸다. 하지만 나는 안나. 난... 그게 안돼. 어떤것이든 그게 네 이름을 달고 내 이름을 부르고, 익숙한듯 입을 맞추고, 내가 아는 그것들이 모두 너인데, 어떻게 그리 쉽게 단언하겠어. 너한테는 그렇구나. 목덜미에 입을 맞추는것을 가만 내려다보다 소중한 것을 다루기라도 하듯 머리를 쓸어 넘기고, 볼을 부볐다. 너니까. 그래서.)...결국 널 위한거야 나한테는, ....어쩔수 없나봐 이건. (분명, 너에게 다시 입맞추며 이 곳에 넘어올때도 이야기 했으니까. 이것만은 서로 다른것을 보는 듯 했다. ...그정도 틀린것을 그래도 넌 나라고 데려온거잖아. 나도 그러면 안되는걸까? 피가 여직 흐르는곳에 간지러운것이 닿았고, 제 머리칼을 익숙한듯 넘겨준다. 이런것 때문에 더 그래 나는. 너는 너잖아.)...내가 안나한테 선물이야? (누가 준다고 했는데? 장난스레 답하는 것도 잠시 스스로 네 손과 엮어 깍지를 끼어보인다. 도로 못물리는데. 목덜미가 아닌 볼에 맞춰달라는듯 제 볼가를 가리켰다.)응, ....아까보다 훨씬. (이제 뭐라도 시작하는걸까? 새삼 어색함이 밀려온다.)안나 로즈빌:(나는 결국 그 애한테서 널 빼앗아온 거야. 그 누구도 자기 자신에게서 무언가를 빼앗을 수는 없지. 그러니까 나는 그 애를 나라고 생각할 수가 없다. 너는, 너라고 생각할 수 있어도. 대답 대신 깍지낀 손을 꼭 부여잡고 볼에 입을 맞춘다.)잔잔히 이어가는 대화 속, 안나는 루시를 어루만지고 입을 맞추는 손짓을 멈추지 않습니다.[건강롤]루시 스타인:건강 기준치: 70/35/14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비로소 고양된 감각이 제자리를 찾고, 천천히 맥박과 심호흡이 제 속도로 돌아옵니다.평상시와 비슷한, 적어도 여운으로 가득한 상태가 되자 모든 것들이 느리게 느껴지더니,곧 꽃잎이 화려하게 흐드러집니다.흰 꽃잎은 투명해서 뒤에 숨은 것들을 드러냅니다.빛을 받지 않아도 스스로 빛나는 그 꽃송이는 투명한 꽃잎이 겹겹이 겹치고 쌓여서 웨딩드레스의 화려한 레이스 자락처럼 보입니다.꼬박 1,000일의 아침 이슬과 밤 서리를 맞으며 피어나는 꽃입니다.덕택에 가장 깊은 곳에 숨은 꽃술마저 희게 새었습니다.꽃이 핀 후, 어느새 줄기와 잎새마저 점점 색이 옅어지더니 곧 하얀색만 남고 맙니다.온전히 흰 것.피로 씻은 희고 고운 꽃은 기어코 루시의 피부 위에서 만개했습니다.자, 이제, 꽃을 꺾으면 모든 게 끝날 거예요.루시 스타인:........아, (예쁘다. 제 피부 위에서 피워낸 그 생소함에 대한 첫마디는 그것 뿐 이였다. 식물원의 가라앉은 물 색의 은은한 꽃들도, 제 머리색마냥 눈에 띄는 것들도, 이런 느낌은 아마 다시 없을 것이다. 제 눈에 들어 온 것 중, 네 웨딩 드레스의 다음가는 것이리라. 그래서 그런가.).....정말 필 줄 몰랐어, 이정도면 거의 새로운 발견이잖아. ....다신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꽃이데. (그렇게 너랑 나의 기억에만 온전히 기억되고 오늘을 끝으로 하자 이 꽃은. 그리 하는 편이 가장 아름답게 기억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볼에 입을 맞추고 꽃이 필 때까지 제 옆에 붙어있던 널 본다. 네 도움으로 피워낸것. 네 노력으로 이곳에 있을 자신.)....안나, .....사실 나, 소원에 그리 확신하지 못하겠어. 이제와서 웃기지만... 둘다 너인걸, (너에 대한건 항상 답지 않게 신중해지곤 했으니까.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였다. 소원의 후회는 없었지만, 방향의 문제였다. 어느쪽이 조금 더 널 행복하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이건 결국 뜯어내야 하는거지, 내손으로.안나 로즈빌:....원하는 게 있었던 것 아냐? 그러니까 응한 거잖아, 그 말. (고개를 숙인다. 이 하얀 꽃은 정말 터무니없이 예쁘다. 이 세상에는 없을 꽃. 다시 볼 수도 없을 꽃. 볼에 다시 와닿는 입술이 꼭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한 사탕처럼 느껴진다. 그런 거 한 번도 받아본 적 없이 컸으면서도.)내가 꺾기를 바라? (한참을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든다. 눈이 마주쳤다.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사랑스럽지, 너는. 그 남자가 왜 너를 골랐는지 알 것 같다는, 내게 어울리지도 않는 감상적인 생각이 든다.) 네가 그렇다면 내가 할 수도 있어.루시 스타인:.....아, ... 괜찮아? (괜찮을까 너는, 순순히 꽃을 꺾겠노라고 말하는 너를 보며 약가느이 의문이 들었다. 아까 봐선 저 이외의 것은 둘 수 없다는 듯, 그렇게 사랑스럽고, 저로서는 애매한 말들을 뱉었는데, 너는 꺾으면서도 괜찮은걸까. 결국 너를 위한 소원이였고, 그건 결국 안나에게는 자신이 아닐 터였다. 어쩌겠어.).....꺾으면 아프지 않을까? (묘하게 적막이 맴도는 것에 웃음기가 베인 말을 꺼내 놓는다. 익숙한듯 너를 말리고는 안심시키려든다. 너한테는 그런 감정들이 아주 자연스레 베어 나와서, 어디든, 그러니까 지금도 그런 것 이리라. 혼자 남았을 너를 어루고, 달래고,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됐다. 정말 그건 너한테만 하는 거니까.).....농담이야, ...꺾을게 내가, .....내 소원이잖아, 너를 위한.(너에게 그 소원을 굳이 말해주어야 할까, 의문이 들었다. 나에 대한건 너에게 모두 준 셈이니 티끌 하나라도 모두 내보이고 싶지만, 그건, 그래도 되는걸까?)안나 로즈빌:네 의견을 따르기로 했으니까. (여전히 석연치 않고 걱정이 어린 얼굴로도 수긍의 답을 할 수밖에는 없었다. 그 애를 위해 피우는 꽃이잖아. 날 위한 게 아니라. 편협한 사람이라 이렇게밖엔 생각할 수 없어. 하지만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선다.)루시는 만개한 꽃을 꺾으려 손을 가져갑니다하지만...[건강롤]루시 스타인:건강 기준치: 70/35/14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피부를 찢고, 근육을 헤집고, 피를 거덜 내고, 뼈를 부수는 것처럼강렬한 통증이 루시를 덮칩니다.눈앞이 새하얗게 물들고, 혀마저 뻣뻣하게 굳어 제대로 된 비명조차 지를 수 없을 만큼, 고통이 크나큽니다.[루시, HP -1D3]루시 스타인:rolling 1d3=()333 감소합니다꽃을 꺾거나 뽑으려고만 하면 고통은 여과 없이 루시를 괴롭힙니다.억지로 분리했다간 쇼크 상태가 오거나, 혹은 상처가 벌어져 해당 부위를 다신 못 쓰게 될지도 모릅니다.이대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인 것 같습니다.낯선 사람은 다소 고통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지만, 딱히 대비책은 일러주지 않았습니다.그저 루시가 모든 것을 감내하겠다고 말했을 뿐입니다.안나 로즈빌:....잠깐만, 잠깐만. 루시. 괜찮아? (꽃대 위에 올라간 네 손을 끌어내렸다. 이런 말은 듣지 못했는데. 네 손을 잡아내린 얼굴에는 당황한 표정이 여실했다.)루시 스타인:.....들었어 안나, 알려줬었어 그 사람이. (이렇게까지라고는 일러주지 않았지만, 감내라는게 이런 쪽이였나? 비단 신중히 해야할 소원의 무게 뿐만이 아니라, 이런것도. 비명도 못지르고 안에서 삼켜낸 고통에 혀에서 비릿한 맛이 감돌았다. 입 안의 살점을 씹어내고도 결국 까딱이나 하는 정도인데, 뭐 이런게 다있어.).....모르겠다, 내 소원이 잘못된건가? 원래 이렇게까지 아픈가? (뒤이어 결국에는 의구심이 들었다. 내가 확실히 하지 않아서, 제 앞의 너를 온전히 달래주지 못할 소원이라. 분명 상관도 없을 터인데 착각마저 들게 하는 생경한 고통이였다.)잘라내면, 안되겠지, 뿌리 뽑아야 제대로 돌아가겠지 전부? 그런데 안나.... 생각보다 너무 아프다. .....후회는 아니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 내 선택이라면서 결국 제대로 감내도 못해낸다는걸까? (그것도 너와 엮인 것을, 그리 말하고 싶은것의 결과가 결국 이 고통이라면, 그것만은 곧 죽어도 아니라고 대답하고 싶었다.)안나 로즈빌:...이런 것까지 감내하게 하고 싶지 않아. (고개를 저었다. 어떡해야 하지. 긴 한숨을 쉰다. 그리 아프다 내색할 정도면서도, 후회는 아니라는 말을 입에 담는게 참 너다웠다. 원망스러운데, 원망할 처지가 아니지. 네가 이렇게까지 소원을 빌도록 몰아버린 게 나니까. 억지를 써 너를 네 세계에서 데려온 게 나라서.)[지능롤]루시 스타인: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루시의 몸을 흙으로 삼아 피어난 꽃이라면...그 흙을 적시면 조금 더 분리하기 원활하지 않을까요?루시 스타인:...그럼 어떡해? (생경하게 느껴졌던 통증의 여파라도 되듯 조금 물기어린 묵소리로 물었다.)나 지금 하나도 모르겠어, 그 사람이 찾아올 때부터 꽃을 피우고,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 안에서도 내 나름대로 노력하고있는데, 이게 마지막인데, ...하필 지금말야, 어쩌면 좋지 안나... 어떻게 해야 나아질까. 항상 계기는 너였고 끝도 너였는데.... 이번에는 조금 복잡해, 결국 너겠지만...안나 로즈빌:...노력하고 있는 거 알아. 응.. (물기 어린 목소리에 달래듯 손을 감싸쥐었다. 네가 그 애도 나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여전히 그렇다면 지금의 네 노력 역시 나를 위한 거겠지. 나는 그렇게 받아들여야겠지. 꽃이 피지 않은 쪽, 네 어깨에 가볍게 이마를 댄다. 너를 믿어. 그럴 수밖에 없어.) 계속 내가 도와야 했잖아. 마지막에도 내가 도와줘야 하는 걸지도 몰라... 뭘 어떡하면 좋을까..루시 스타인:....네가 도운다고, 지금도. (제 어깨에 고개를 기대고는 조용히 말 해 주는것이 귓가에 흘러들어왔다. 딱히 그렇지도 않을텐데, 꽤나 나긋하게 들렸다. 통증과 대조되는 것 처럼. 어쩌면 네가 계속 있을거라면,)...또 도와 줄거야? (결국 한마디를 꺼낸다. 꽃이 뿌리를 내리고, 고통의 중심이 된 지금까지, 네가 '도왔다' 싶었던 행동을 생각해보았다. 답은 단순했으나 너한테 이 이상으로 생각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일 것이다. 너는 아직 제 소원을 온전히 저를 위한것으로 삼지 못했으니까. 네가 그렇게 생각하고 표정을 숨기니까.... 숨을 들이키곤 조용히 말했다.)...꽃을 심는 곳은 보통 질 좋은 흙이고, 다듬을때에, 분갈이를 할때엔... 흙을 적시곤 해, 꽃이 상하면 안되니까. ....그러니까. (굳이 말을 잇지 않았다. 어깨에 기대어져 있는것에 고개를 약간 숙이곤 눈꺼풀에 입을 맞췄다.) ....안나는 정말 괜찮아?안나 로즈빌:...지금까지 했잖아. 새삼스럽게. (내려앉는 입맞춤이 달면서도 약간 비린 향이 풍기는 것 같았다. 입 안이라도 씹은 모양이다. 다 헤졌을 텐데. 속이 상해 네 입술을 가만가만 매만졌다.)...그렇구나. 적셔야 하는 거구나. (꽃이 피는 게 더뎠지. 어느덧 솟았던 피마저 말라 딱딱한 핏자국으로 남은 목덜미를 바라본다. 제가 열심히 물고 핥았던 흔적은 없어진 지 오래였다.)도와야 하는 일이면, 도와야지. 너니까. (다른 누구도 아닌 너니까. 처음처럼 다시 입을 가져다 댄다. 입술을 벌리고 그 안으로 살짝 나온 혀가 피부를 가르고 나온 꽃대의 밑둥을 감았다 놓는다. 나른하게 찍어누르듯, 그 주변의 살을 꼼꼼히 적시기 시작했다. 결혼식장 대기실과는 어울리지 않을 농밀한 행동이지만, 막상 그것을 하는 심정은 절박함에 가까웠다.)루시 스타인:(끈적하게 적셔지듯 제 목덜미에 붙어 바르작거리는게 신경이 안 쓰일수가 없었다. 한숨같은 소리만 드문드문, 가끔씩 나고는 저는 어찌할 바를 몰라 그저 제 앞에 보이는 갈색의 익숙한 곱슬머리를 끌어안듯 안을 수 밖에 없었다. 네가 자연히, 당연스레 하게 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너니까, 안나한테도 그게 이유가 된다면, 그만큼 기쁠것이 없는데도, 상황이 상황인만큼 마냥 끌어안고 어루고 달래며 입맞출 수 없는 것이다.)...안나, 얼굴 보여주면 안돼? (결국 끌어 안은 머리에 몇번이고 입맞추고는 어리광이라도 부리듯 입 밖에 낸 것을 도로 주워담고 싶었다. 안나는 이미 충분히 날 위하고 있었다. 온전히 널 위해서 하겠다고 시작한것에 이만큼 받으면 어떡하란거야. 목덜미에서 고개를 든 것의 입술에 옅게 맞추고는 다시 몇번이고 콧잔등이며 볼에 내려 앉았다.)....신경쓰여, 웃기지. (내가 부탁한건데. 작게 웃곤 결국 깊게 입맞췄다. 타액이 섞이는것이 꽤 비릿한 향이 난다고 느꼈다.)안나 로즈빌:이거 적셔야 한다고... (어리광을 부리듯 연신 제 머리를 쓰다듬고 헝클이고. 고개를 내려 볼을 부벼온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듯한 애정이 온 정신을 빼앗아 가려는 듯 정수리부터 갉작거리고 내려온다. 정말이지. 사람 가슴은 철렁이게 만들어 놓고. 아직도 꽃대를 꺾으려던 네 고통이 선연하다. 이 정도면 되었을까. 조금 더 적셔야 할까. 꿋꿋이 하얀 꽃의 밑둥을 다시 한 번 핥아내린다.) 정말이지.. 루시. (하지만 또 고개를 들어 줄 수밖에는 없잖아. 입이 말라올 만큼 한참을 적시던 곳에서 입술을 떼자 긴 타액이 늘어진다. 그리고 다시 네가 삼킨다. 음... 희미한 신음이 샌다.) ...하나도 안 웃겨. (네 어깨를 끌어안고 다시 입을 맞춘다. 내가 신경쓰이게 만들었으니까, 신경을 쓰는 거잖아.)루시 스타인:...이게 뭔데? 결국 나한테 해주는거잖아, (네 볼가에 손을 대고는 쓰다듬듯 마주보며 말했다. ....틀린말은 아니지 않나? 꽤 뻔뻔하단 생각이 들었지만, 기왕 도와주는거면, 혼자 그렇게 무던히 하는것보다는 이게 나을거라는 확신없는 생각이 들었다.)진짜? 웃길줄 알았는데. (웃을줄 알았어, 깊게 입맞추곤 넌 종종 이렇게 어깨를 끌어안고는 몇번이고 반복하곤 한다, 익숙하고, 몸에 익은 순서일 것이다. 이걸 너는 3년, 그래 3년이였다. 새삼스래 널 쳐다보고는 장난스럽고, 짧게 입을 여러번 맞췄다. 볼을 부여잡고는 네가 무슨 소릴을 하던 끊어내듯이. 나도 습관이지 이거. 그러고보니까 안나는 이 신랑 대기실에 들어온 이후로 저가 아는 익숙한 웃음을 지었던가, 모르겠어서 네게 쉽게 잔웃음을 터뜨렸던 행동들을 해보였다.)안나, ...그렇잖아, 그냥 나한테 해주면 되는게 아닐까... 음, 그러니까...... 나 지금 결혼식 전인데도 너한테 키스 받고싶다고 말하는건데. 나중에도 물론 할거고.안나 로즈빌:그렇게 물을 주려면 너무 많이 줘야 할 것 같은데. (얼굴을 찡그리다가, 결국 작은 웃음을 터트리고 만다. 오늘 처음 짓는 종류의 웃음이다. 아니, 너를 데리고 와서 처음 짓는. 삼 년을 꼬박 기원한 날에, 저는 좀처럼 웃을 수 없었다. 그 기원이 너무 무거워져서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지금 했잖아. 아직도 키스받고 싶어? (나는 사실 너와 몇 번이고 입을 맞추고 살을 맞대도 부족해. 너무 오래 기다려온 순간이야. 하루 종일 너를 끌어안고 쓰다듬고만 있고 싶은데 너도 그런 기분이라는 소릴까. 제 볼에서 떨어지는 손을 잡아채 목에 둘렀다. 아주 조금 떨어졌던 거리가 순식간에 다시 붙는다. 무엇 하나도 들어올 틈 없도록. 그리고 입술을 다시 포갠다. 방금 짓씹은 네 입안은 두 번째의 키스에도 여전히 비린 맛이 돈다. 그마저 달게 삼켰다.)루시 스타인:....많이 주면 되잖아, 우리 원래 그랬잖아. (작게 웃음을 터뜨리는것에 웃음이 따라 나왔다. 대부분 이랬다. 나는 원래 웃음이 많은 사람인가? 그것과는 별개로 네가 웃으면 괜스레 다시 웃음이 나왔다, 아마 저가 원래 그래서라기보단, 그 집에 네가 다시 찾아오고 나서부터, 꾸준히, 아주 조금씩. 네가 날 그런 사람으로 만든것이 분명했다.).....부족하지, 안나는 그만했으면 좋겠어? (나 아직 아플 것 같아. 꽤 티가 나는 핑계를 꺼내 보이고는 제 볼가를 한번 톡 가리켰다. 여기랑, 네가 하고싶은데 전부. 3년동안 못했을 만큼, 결국 내가 너한테 왔으니까, 앞으로도 계속 있기로 했으니까, 네가 하고싶은만큼 전부. 목에 둘러진 손은 능숙하게 거리를 좁혔고, 저도 그 좁혀진 거리에 응하듯 제 무릎 위를 타고 앉은 허리께를 꽉 감싸 안았다. 이 정도의 온도도 익숙한 것이였다. 익숙한게 대부분은 지루하다고들 하지만, 왜 우린 그렇지도 않을까, 너도 그랬으면 좋겠어. 깊게 먼저 입맞춰 온것에 허리를 간질이듯 쓰다듬으며 응했다. 이만큼 긴장이 풀릴것도 없었다 새삼.)안나 로즈빌:...아니. 하루종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삼년을 꼬박 쌓아올린 진심이 하나 더 툭 튀어나온다. 네가 핑계를 대는 그대로 볼에 한번 더 입술을 찍었다 뗀다. 콧잔등과, 눈가에도. 다시 목선을 타고 내려와 한참을 얼굴을 묻고 있던 어깨에도 한번 더. 드러난 살에는 빠짐없이 내려앉은 입술은 숨 한 번 내쉬기가 무섭게 다시 네 입술을 찾아들었다. 꽃에 물을 주듯 깊고 샅샅이 안을 훑고도 떨어지기가 아쉬워서. 어쩜 이렇게 사랑스럽지. 어떻게 이렇게까지 내 깊숙한 곳에 들어와 소중해질 수가 있었지, 넌. 나는 그렇게 소중한 것을 품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허리를 쓸어내리는 손길에 조금 더 붙어 앉는다.) ...사랑해. 정말이야. (수없이 한 고백을 다시 한 번 절절하게 내뱉는다.)루시 스타인:(제 몸에 수없이 내려앉는 입술을 그냥 두었다. 한번 끌어다 그만큼 입을 맞추고, 네 옷 안쪽에도, 익숙한 자국을 내놓고, 생각은 자연스레 이어졌지만 굳이 하지 않는것은 네가 해주는 입맞춤이 좋았고, 그걸 보고 있는것도 그만큼 좋았으니까. 소중한 것을 보고있자면 종종 그러잖아, 껴안지 안고서야 견딜수 없는데, 가끔 변덕을 부려 저를 오롯이 내어주고싶은, 그런거.)......그런건 조금 후에, 다 끝난 후에 말해줘도 늦지 않은데, 성격이 급하네요 로즈빌. (벅차게 움터 나오는 기쁨을 장난스레 눌러내리곤 웃었다, 그 말을 하는 목소리가 이미 기쁜듯 꾹 눌려나와서, 별 의미는 없었지만. 미리 결혼선물을 받은 기분이라고 했지, 나도 지금 그래, 너랑 같나봐.)...나도 정말로 사랑해, 진심이야 안나. (저에게 가까이 오라는듯 귓속말이라도 할 듯이 널 가까이 들여놓고는 귓전에 작게 이야기 해줬다. 이쯤 되면 부끄러움은 없고 사랑만이 오롯이 남게 된다, 오랜 시간의 결실이 무릇 다 그렇지 않은가.)안나 로즈빌:(네 온 곳에 입술 자욱을 남기는 동안 아무것도 저를 거스르는 것은 없었다. 그 사실이 못내 기뻤다. 앞으로 나는 살아가는 내내 지난 삼 년과 오늘을 생각하게 되리라고. 그렇다면 네 모든 것을 좀 더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미 알아버린 기쁨은 그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고, 정말이지 다시는 잃고 싶지 않으니까.)...그쪽도 지금 답하시면서요, 스타인. (장난스러운 말에 웃음을 돌려 준다. 허리를 꼭 안은 손길이며 귓가에 닿는 목소리 따위가 평생 변하지 않을 것으로 남는다. 후회와 사랑은 계속 함께이지. 소원을 빌고 나서도 너는 어느 순간에는 날 원망할런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계속 사랑해줄 거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네 목소리와, 눈빛과, 그 표정. 손짓 하나까지 내게 의심할 수 없는 사랑을 퍼부어 주니까. 그래서 용기가 났다. 네 어깨에 볼을 기대고 속삭일 딱 그 정도의.)...소원은 정했어? 꽃 꺾어도 괜찮을 것 같아.루시 스타인:...아, ...응. (끝없이 오래 닿아온 입술에 신경이 쏠려, 어느새 파도가 넘실거리듯 은은하던 통증은 가라앉은지 오래였다. 어쩌면, 나 아직 아프다고 말했던게 정말 핑계였을지도 모르겠다. 네가 옆에 있으면 신경이 온통 너한테 쏠리니까, 꽤 좋은 진통제 일것이다 너는.) ....지금은 안아파, 괜찮을것 같아.......소원 말인데, (귓가에 사랑을 속삭이던 것과 비슷한 톤으로 머뭇거리곤 다시 물었다. 걱정했지만, 결국 너한테 물어봐야했다. 네 선택대로 해야 할 것이다.)진작 생각은 해놨어. ....네가 궁금해 하면 말해 줄거야, 그래야 하니까. (곧 꽃을 꺾을것이고 그 이후는 어찌됐던 이루어 질 것이다. 지금뿐이였다. 후회는 여전히 없었다.)긴 시간 끝에, 루시가 손을 뻗으면 다 자란 꽃송이는 너무나도 쉽게 부러집니다.똑,가벼운 소리와 함께 꺾인 줄기가 루시의 다리 위로 떨어집니다.행복하게 해주지 못한 안나를 위해,.오직 그의 행복을 바라고 소원하며 피운 꽃이에요루시가 꽃송이를 만지며, 마지막으로 소원을 빌면 모든 것이 끝나게 됩니다.안나 로즈빌:(다시 돌아간다는 말을 하면 어쩌지. 너는 내게 돌아오겠노라 말했지만, 그 곳에 있는 나도 너는 나라고 여기니까. 너는 똑같이 내게서 떠나가지 못한다 할 텐데. 먼저 운을 띄운 용기는 흐려지고 그 사이를 다시 불안감이 채운다. 내가 너를 너무 사랑해서 그래. 변명같은 생각을 하며 눈을 깜빡거리고는 조금 천천히 입을 연다. 가볍게 부러진 꽃송이를 바라본다.)...듣고 싶어. 알려 줄래? (그럼에도 나는 그 소원을 들어야 했다. 그 소원을 빌기 전까지 모르는 일은 더 견디기 힘들 테니까.)루시 스타인:........안나가 조금 속상해 할지도 몰라. (뜸을 들이며 입술을 떼더니, 미리 어르고 달래놓는 목소리로 운을 떼었다. 결정했으니까, 적어도 돌아올것이란 말을 믿을 수 있었으면,)나는 방금 말했듯이 안나를 사랑하니까..... 알지? 너도, '그 쪽'의 안나도 결국 내겐 안나야. ....너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 아마 다른쪽의 나도 널 사랑했을거야, 똑같이. (설탕마냥 단 것에 버무려 놓은 듯한 말들을 내뱉는다. 이야기 하는 도중 불안을 느끼지 않게, 소중한듯 네 손을 잡아올려 손가락 끝을 잡아주었다. 소중한 안나.)그러니까..... 내 소원은, 다른쪽의 안나도, 행복했으면 해, 어떤 방식이던, ...꼭 나로 인한게 아니여도. (말하는 입이 썼다. 내가 아닌 너는 가장일지라도 딱히 상상하고 싶지는 않았다. 머뭇거리고는 말을 고쳤다.)사실... 이기적인거 알지만, .....나만 널 행복하게 해 줄수 있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알잖아. (제 앞에 있는 안나의 볼을 쓰다듬곤 어색하게 웃었다. 저처럼 식물에 흥미가 생기던, 럭스워드의 시종인들과, 가족의 정을 붙이던, 어떠한 방식으로든, ....행복했으면 했다. 내가 더 이상 줄 수 없을거니까. 줄 수만 있다면 차라리 저를 반으로 쪼개 놓았을 것이다. 하지만 불확실함은 네 불안도 함께 가져오니까.).....어느쪽이던 내가 네 옆에 있는게 가장 좋겠지만... 아니야, ...너무 많은걸 바라면 잃기 마련이겠지? 이게 내 소원이야. ....실망했어?안나 로즈빌:(네가 그걸 빌 거라고는 처음부터 생각했었어, 루시. 너는 내게는 지나칠 만큼 무르고 상냥하고. 그 애도 네게는 나니까. 두고 온 사람 때문에 후회하고 원망하게 되리라던 말을 선연하게 기억해. 겨우 어젯밤의 일이잖아. 이런 과정을 겪어 가면서 네가 빌 소원이라고는 단 하나 그것뿐이겠지.) ....나는 너로만 행복해지길 원할 거야. (그 애를 나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네가 너인 만큼 그 애 역시 나일 것이다. 그렇다면 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지. 나는, 삼 년 전의 나를 하나 더 만들었다. 알고 있다. 그 애가 지금 불행하리라는 걸. 삶에 단 하나 너를 잃었다는 이유만으로 눈물로 낮과 밤을 지새울 거라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심했다고 하면 너무 못됐을까, 나?(네가 그 곳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해서. 내가 가정한 최악의 상황을 네가 끝내 입에 담지 않아줘서 내가 지금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네가 알까.)루시 스타인:...... 안나가 안나라서, 다시 그런 짓을 하면,누가말려줄까.(나는 너한테만, 참 꿈같으면서도 그만큼 불행한 말로 들렸다 지금만큼은. ....다시금 후회가 고개를 드는것 같았다. 역시 난 네가 필요했고, 우린 서로가 아니면 안되는데, 그곳의 너는 아직도 부케를 상자 안에 넣고 고여있지는 않을지, 걱정이 됐다. 안아줄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날의 너처럼 될까봐, 그게 가장 후회가 돼.)....그러게, 못됐다 안나. (평소와 다를 것 없을 말투에 헛웃음이 섞이고는 네 볼을 약하게 꼬집었다. 정말 못됐다 안나. ....정말 못됐다, 그 말밖엔 할 수 없었다. 넌 네가 가장 중요했으면 해, 그 다음이 나, 이정도는 욕심일까? 넌 어쩌면 내가 가장 소중해서, 가끔 너한테 모질게 구는게 아닌지 라는 생각을 하고는 해.)안나 로즈빌:(가지 마. 말로 나오지 않은 것을 표현이라도 하듯 소매를 꼭 잡았다. 고개를 젓는다. 입을 열었다 닫는다.) .....나 못된 거 알고 있었잖아.. 그러니까.. (가지 마. 나는 네가 가장 소중해. 겨우 다시 옆에 뒀는데. 사실은 다른 사람 같은 건 알 바 아니야. 그렇게 생각할래. 알고 있었잖아. 내가 너무 못되게 굴어서 질렸어? 그 애를 생각하고 있을 네 앞에서 나는 다시 작아진다.) ....안 갈 거지? 이기적이어서 미안해. 하지만... 안 갈 거지? 그건 변하지 않는 거지?루시 스타인:.....응, 안가, ......그리고 만약, 정말 만약 가게 되더라도 돌아올거야. (확신하는 어조에서, 다시 말을 고치곤, 조금 더 확고한 말투로 답했다. 소매 끝을 잡아오는게 참 약았다고 생각하고, 그게 너무 속상해. 내가 너한테 소중해진다는건, 분명 바랐지만.... 겨우살이처럼 네 삶에 가지를 뻗고 나선 모든걸 가져가길 바란건 아니였다. 그냥, 눈을보고 웃고, 입맞추고, 함께한다는건 생각보다 단순하면서도 무거웠다.)못됐어 정말로. ....속상해, 왜 그렇게 됐을까. (축 처진 눈썹이 감정을 내비췄다. 사랑스럽고 이기적인 사람, 저에게 찾아온 선물같은 사람. 말과는 다르게 다정스레 손을 끌어 눈가에 입을 맞췄다.) 울것 같은 표정이야 안나... 네가 그러면 난 신경이 쓰여, 알잖아. 울지마. (웃는 표정을 그려보이듯 제 입꼬리를 가리키곤 말했다. 왜 울어 안나, 너는 울면 안돼, 여기로 나를 데려오고 난 이후부턴, 더더욱....) 안변해, 옆에 있잖아 나 지금. ....안아줄까?안나 로즈빌:(그 애의 행복을 바란다는 말이 두려웠다. 내 행복이란게 너 말고 또 있을까. 네가 그 애의 행복을 바라서, 그 애의 곁으로 돌아가게 되면 어떡하지. 하룻밤의 꿈처럼 네가 다시 사라져 버리면 난 정말 어떡하지. 울지 말라고 했는데. 눈가에 닿았다 떨어지는 입맞춤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눈시울이 시큰했다. 언제나 날 신경써줬으면 하지만. 네게도 나뿐이었으면 하지만. 지금처럼 신경쓰게 하려는 건 아닌데.)....키스해줘. (그럼에도 나는 네게 그 소원을 빌지 말라고 애원할 수는 없다. 차마 그런 말을 할 수 없는 것 또한 내 얄량한 양심이나 공감의 문제가 아니라 오로지 너를 향한 사랑 때문이다. 내가 여기서 눈물을 터트리며 무릎을 꿇고 빌기라도 하면 너는 그런 소원은 빌지 않겠지. 내가 울면 너는 가장 약해지잖아. 하지만 그 후의 네가 정말로 괜찮을 수 있을까. 아마 아닐 테니까. 입술을 짓씹고 눈물을 참았다. 긴 숨을 천천히 내쉬며 숨을 고른다.)안아주고 키스해줘. 그러고 나서..... (잘 떨어지지 않는 입을 애써 벌린다. 천근같이 무거운 말을 잇는다.)....그러고 나면 소원 빌어도 괜찮아. 루시.루시 스타인:........응, 그러고 나서. (숨소리가 들리는 그 몇 초 사이의 적막을 얌전히 견뎠다. 그 시간을 어르고, 안아 달래지 않는것은 네 결정이, 생각이 중요하니까, 내가 다시 어르고 달랜다면, 넌 분명 네 생각보다 멀쩡한 선택을 입 밖에 내지 못할테니까. 이어진 말에 작게 웃어 주었다. 내 신경은 온통 너한테로 향할것이다, 앞으로도.).....안아주고? (그리고 또? 일부러 물으며 그 자리에 굳은것처럼 서 있을 너를 틈 없이 깊게 안았다. 길게 곱슬치는 갈색 머리를 온통 끌어안고서는 , 얼굴 표정을 보지 않고 품 안에 넣은 채로. 작은 소동물을 달래듯 머리를 작게나마 쓸고는 다시 물었다. 어디에? 그리곤 대답을 듣지 않고 볼부터 조용히 입을 맞췄다, 금새 떼고는 입에 부드럽게 닿았다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퍽 간지러운 모양새로.)....이제 괜찮아?(울지도 않는 눈가를 문질러 닦고는 볼을 붙잡고는 물었다. 응, 괜찮아 정말로, 저 스스로에게 내린 답이기도 했다. 어찌 되었던 소중한건 결국 너였다. 네 허락이 떨어지길 기다렸다.)안나 로즈빌:(얌전히 품에 안겨 입술을 받아들인다. 손을 뻗어 너를 끌어안지도 않고. 지금의 포옹도, 와 닿는 입맞춤도 오롯이 네가 원해서, 네 마음만으로 한다는 듯이. 그렇게 느끼고 싶었어. 그렇게라도 안심받고 싶어. 볼을 감싼 손이 너무 따듯해서 다시금 눈물이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인다. 아주 희미하게.)...응, 괜찮아.(네 손을 겹쳐 잡고 여린 숨을 뱉는다. 여전히 무릎 위에 놓인 투명하고 흰 꽃을 바라본다.).....나 괜찮으니까... 그러니까. (소원 빌어. 그 말대신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인다.) 네가 피운 꽃이잖아. 네가 해야지.루시 스타인:.....응, 고마워. (마침내 끄덕여진 고개에 저도고개를 끄덕였다. 다행이다,너는 결국 울지 않았다. 그게 뭐가 그리 다행인지.)(손을 겹쳐 잡은 것을 놓지 않고 꽃을 주워들곤 소원을 빌었다. 어디 안간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해 주는것처럼, 깍지를 껴 힘주어 잡는다. 곧 결혼식이네, 결혼식에서 신부의 손은 누가 잡고 들어가더라, 누가 잡던 없다면 그때도 나랑 잡자.)......내 소원은, 안나가 행복해지는거야. 이쪽이던 저쪽이던 모두, 세상에서 제일, 질릴만큼.[내 소원은, 안나가 행복해지는거야. 이쪽이던 저쪽이던 모두, 세상에서 제일, 질릴만큼.]루시는 단 하나의 소원을 입에 담았습니다.간절한 소원과 함께 꽃잎을 건드리자 그것은 빛처럼 산산이 부서집니다.흩날리고,흩날리고,흩날리며……예식장의 그 어떤 조명보다 환하게 빛납니다.모든 빛무리가 당신을, 당신의 안나를 축복하듯 따뜻하게 흩어집니다.누군가를 위한 소원이란 이토록 아름다운 걸까요.그렇다면 왜, 이토록 아름다운 장면을 두고……눈물이 나는 걸까요?똑, 똑.꽃의 목이 꺾일 때처럼 소리 없이 떨어진 눈물들은 루시의 턱시도를 적시는 대신, 흰 옷감 위를 구르고 달려 바닥으로 떨어집니다.깨지지 않고, 투명하게 빛나는 그것들은…… 익숙한 것입니다.천일화의 씨앗이네요.바닥에 동그라니 떨어진 씨앗은 천천히 움직여, 누군가의 발치에 닿습니다.어느새 문가에 선 낯선 사람이 허리를 굽혀 그것을 줍습니다.낯선 사람:흔치 않은 경우군요.그는 두 개의 씨앗을 내려다보고, 루시에게 시선을 돌립니다.낯선 사람:욕심이 많으신가 봅니다.씨앗 하나를 상자에 담은 낯선 사람은 천천히 다가와, 하나의 씨앗을 루시의 손에 쥐여줍니다.낯선 사람:결혼 축하드립니다.건조하기 짝이 없는 축하 인사와 함께.손바닥 위에 놓인 씨앗은 처음처럼, 어떤 더러움도 모르는 양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세상의 그 어떤 진주, 다이아몬드보다도 선명하고 선연하게.안나와 루시의 시선이 교차하고,“신랑님! 준비되셨나요? 곧 하객 도착할 시간이니 준비하세요.”두 사람의 침묵을 깨뜨린 웨딩 플래너가 수선을 떨며 들어옵니다.함께 있는 두 사람을 보곤, 사이가 참 좋다며 흐뭇해하는군요.눈을 깜빡이면,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와 있습니다.피에 젖었던 턱시도도, 공들인 화장이나 머리 모양도, 신랑 대기실의 모든 광경마저!낯선 사람이 오기 전의 그대로입니다. 눈물을 흘린 흔적도 남지 않았네요.웨딩 플래너는 턱시도의 소맷자락을 정리해 주며 묻습니다. 모든 것이 마치, 꿈이었던 것처럼.“표정이 왜 이렇게 안 좋으세요? 많이 긴장되시나요?”오직, 손안의 작은 씨앗이 모든 현실을 증명할 뿐입니다.익숙한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서성이더니, 낯익은 하객들이 하나둘 축하의 말을 던지고, 기쁨의 인사를 건네러 옵니다.결혼식은 점점 가까워져 옵니다.안나의 손을 잡고 흰 카펫을 밟습니다.꽃을 엮어 세운 아치문을 지나고, 축복하는 시선 사이를 거닐면 길 끝에는 두 사람을 위해 결혼의 증인이 되어줄, 주례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가장 순결한 맹세를 바칠 시간입니다.그가 묻습니다.“신부는 평생토록 신랑을 사랑하며 아낄 것을 맹세합니까?”안나는 기꺼이 대답합니다.“네, 맹세합니다.”그가 다시금 묻습니다.“신랑도 평생토록 신부를 사랑하며 아낄 것을 맹세합니까?”당신의 대답은 비워두도록 하겠습니다.직접 당신의 입으로 맹세해주세요.그것이야말로 루시와 안나가 바란, 가장 간절한 소원으로 이루어질 테니.루시 스타인:.....네, 맹세합니다.오늘은 5월, 사랑스럽도록 화창한 날.루시의 결혼식은 세상에서 가장 환하고 아름다운, 빛으로 가득한 순간 속에서 펼쳐졌습니다.더할 나위 없는 해피 엔딩이었어요.루시도, 안나도 이제 오래오래, 행복하겠죠.아, 물론 또 하나의 안나도 말이에요.멀리서 그의 행복을 빌어줍시다.그것은 어떤 형태로든, 분명히 이루어질 테니까.당신이 피워낸 행복의 다발이 그에게 닿기를 바랍니다.누군가 외칩니다.“자, 부케를 던져주세요!”END D. May Merry Marri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