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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로라-티타니아와 춤을카테고리 없음 2020. 3. 1. 04:12
안나루시 말고 겹사돈인 커플이 하나 더 있었음을.....(이쯤되면 거의 밀푀유임)
아이작X로라 아로라로 티타니아와 춤을 시나리오 다녀왔답니다
로라가 Kpc! 와중에 세션카드 부러 웹소설표지처럼 편집해봤는데 이쁜 것 같어요 그릴땐 2월이였는데 아따 벌써 봄이여
녿님이 벼르고 벼르던 시날인데 바쁜 사회인들은 20일 주기로 끊어 다녀왔고.....
플레이 시간도 좀 길었네요 14시간인가... 이게 이렇게 길게 갈 시날이 아닌데 넘 오랜만의 티알이라 들떠서 과다 롤플 한듯...
하지만 즐겼다면 OK아닐까요 새벽 3시 50분경까지 함께해준 녿님 감사...
나 로라 과몰입녀야
요건 세션카드 원본
넘 이쁘지 않나요? 남들보다 조금 이른 봄을 맞았다...
와중에 시날중에 너무 꼬셨나
자꾸 사랑을 의심하더라고
왜그러는거냐 그냥 순수하게 좀 받아들여봐 얘가 사랑하는게 이상해?!
-[티타니아와 춤을]1. 겨울의 홀부드러운 음악이 흐릅니다.낯설기 짝이 없는 멜로디지만 어쩐지 애틋하고, 아련하게 느껴집니다.이것은 어디서부터 들려오며, 누가 들려주는, 누가 듣고 있는 곡조인가요?파도에 떠밀리는 것처럼, 귓바퀴를 맴도는 소리를 따라 정신이 좌우로 흔들립니다.아득하니 멀어졌다가, 선뜩하니 가까워졌다가.시작도,끝도,정체도,의미도 알 수 없는 노랫소리의 끝에서……로라 보니타:아이작,아, 로라가 당신을 부릅니다.눈을 뜨면, 두 사람은 연회장의 문가에 서 있습니다.아이작 플루토:...? 왜?손을 내민 로라가 노래하듯이, 즐거움에 겨운 목소리로 묻습니다.로라 보니타:춤, 추지 않을래?로라의 얼굴이 아주 가깝습니다.코앞까지 다가온 로라의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왠지 모를 낯섦이 먼저 고개를 듭니다.로라가……원래 이렇게 생겼던가요?[관찰롤]아이작 플루토: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알아보지 못하는듯)평소라면 입지 않을 야회복을 차려입은 로라.차려입은 모양새가 달라 낯선 것 같습니다.로라의 차림새에 관해 물으면,“한 번뿐인 프롬 파티니까.”멋쩍은 웃음과 함께 대답합니다.아이작 플루토:....프롬이라니. 지금말야?로라 보니타:그럼. 바로 지금이지?아이작 플루토:(이상하다, 이 연회장에 온 기억이 제대로 나질 않는다. 자연스러운 말에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결국 눈을 마주치고 끄덕인다.) ...그래. 갑작스러워서....옷은 언제 맞춘거야? 못보던 옷인데.로라 보니타:네가 골라준 옷이잖아? 나한테 제일 잘 어울릴 것 같다면서.그 말을 듣고 나니 자신의 차림새 역시 눈에 들어옵니다.로라와 엇비슷한 야회복을 차려 입은 상태로, 가슴에는 꽃을 한 송이 달고 있습니다.그 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로라는 내가 선물한 부토니에가 마음에 들지 않느냐고 물으며 걱정합니다.재킷 포켓의 위에 자리한 부토니에는 옅은 보라색을 띠는 화려한 꽃송이입니다.꽃잎은 하트처럼 끄트머리가 둥글게 갈라졌고, 채 다 피어나지 못한 꽃송이의 모양새가 꼭 심장처럼 보입니다.[자연롤]아이작 플루토:자연 기준치: 10/5/2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얼핏 보니 장미를 닮았군요.주위를 둘러보면, 연회장의 문가입니다.투명한 유리를 세밀한 각도로 깎아 빛을 떨어뜨리는 샹들리에가 천장에서 화려하게 빛납니다.천장에는 커다란 벽화가 빈틈없이 그려져 있고, 바닥은 반질거리는 대리석으로 채워져 있습니다.벽을 따라 긴 테이블이 서 있고, 색색의 음식이 지나가는 이를 유혹합니다.샹들리에 아래의 댄스 플로어에선 벌써 몇 쌍이고 손을 잡은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군요.로라 보니타:춤 안 출 거야?아이작이 주위를 살펴보느라 정신이 팔리면 로라가 다시금 묻습니다.여기가 어디인지, 언제 도착한 것인지, 무엇을 위한 파티라곤 하나도 알 수 없건만,로라는 개의치 않고 웃을 뿐입니다.내민 손을 조금 흔들며 능청까지 피웁니다.로라 보니타:안 잡아주면 나 팔 떨어질지도 모르는데~아이작 플루토:.....아, 응.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들려오는 말소리에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곤 로라의 손을 잡아 올렸다. 아직까지 적응이 안되는데.) .....우리 여기 언제 초대 받았지? ....좀 어색한데, 기억 나 로라?로라 보니타:(잡힌 손에 다시금 웃음을 짓는다. 해사한 웃음이 핀 얼굴이 샹들리에에서 떨어지는 빛을 받는다.) 기억 안 나? 우리 초대장도 받았는데.아이작 플루토:(초대장을 받았다고? 누구에게? 플로어에 들어찬 얼굴들은 분명 익숙치 않은 얼굴들 뿐이다. 눈을 잠잠히 내리깔곤 잡은 손의 끝을 매만진다.) ....하나도. 네가 받았던가? 아니면 .....아냐. (내가 받은걸 기억 못할리가, 어색하게 시선을 마주하고 말을 잇는다.)....아직 좀, 적응이 안되는데. ...지금 출거야 춤?로라 보니타:보관은 내가 하고 있지만... 지금은 필요 없으니까 게스트룸 책상 서랍에 넣어 두었어. (짧게 덧붙이고는) 같이 받았지, 우리 둘에게 온 초대장인걸.(손가락 끝을 매만지는 손길에 얌전히 손을 맡긴다) 생에 한 번뿐인 프롬 파티잖아. ....좀 긴장했어?아이작 플루토:(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이런 낯선 곳에서 침착함을 유지해내는건 제아무리 저라도 무리였다. 물론 표정에 티가 나지는 않았지만... 초대장이며, 입장한 기억도 없는 게스트룸이며. 이어지는 말들이 버거워 아득하게 지워지고 앞에 자리한 로라의 시선만 들어왔다. 홀린 기분이 들기도 하고.).....우리, 춤 한번도 춘 적 없어? 이게 처음이라고? (잡은 손이 어색하지 않음에 또 다시 의문이 들었다. 손가락 끝을 꾹 얽어매곤 말한다.)아...조금, 많이. ....춤 추는 법도 까먹을 정도로.로라 보니타:....졸업은 딱 한번뿐이잖아. 프롬은 졸업을 기념하는 파티니까. (잡히지 않은 쪽 손을 들어 네 앞머리를 살짝 쓸어 정리해주고는 내린다. 네가 표한 의문에 대한 긍정의 의미다.)왜 이렇게까지 긴장했담. (작게 웃는다)아이작 플루토:(저보다 두어뼘은 작은 손이 앞머리를 쓸고 지나가자 멍한 눈으로 깜빡일 수 밖에 없었다. 의문을 표하는건 더 이상 의미가 없어 보이고, 로라는 확실히 들떠 보였기에,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나는, 네 앞에선 보통 긴장 하잖아.로라 보니타:...그럴 필요 없는데도 말이지.로라는 아이작의 질문에 내내 웃음 띤 얼굴로 답합니다.하지만 아이작은 정말로, 기억나는 바가 없습니다.졸업이라뇨? 프롬 파티라뇨?아직 가라앉지 못한 의문을 속에서 곱씹어 보고 있자니……[아이디어롤]아이작 플루토: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홀의 음악 소리가 귓가로 파고듭니다.부드럽고 잔잔한, 마음을 흔드는 피아노 곡조입니다.아, 이런들 저런들 모두 상관없는 일이에요.눈앞의 로라가 이토록 완벽한 모습으로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걸요.이곳까지 오기 위해 손을 잡았던 것 같단, 막연한 기분이 듭니다.로라는 아이작을 보고 웃더니, 술을 너무 마신 것 아니냐고 묻습니다.그러며 언제 쥐고 있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빈 잔을 가로챕니다.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샴페인 잔은 뜨뜻미지근해서 존재감이 없습니다.달큰한 술 냄새가 백일몽처럼 코끝을 스칠 뿐.정말 술을 마셨던가, 입안이 달달한 것 같기도 하고.마셨다면 역시 겨울의 추위를 잊기 위해서였을까요.온통 희미한 기억들로 머릿속이 흐릿합니다.로라의 말대로 취했기 때문일지도 몰라요.로라가 다시 손을 내밉니다.파트너 신청의 정석대로인 모습입니다.로라 보니타:아이작 플루토 씨, 한 곡 추시겠어요?저를 바라보고 생글생글 웃는 로라의 너머로 커다란 창이 보입니다.눈이 내리지는 않지만, 퍽 추운지 한껏 서리가 맺혀 있습니다.아이작 플루토:.......그래도 좋다면, 기꺼이. (서리 맺힌 창을 바라보다, 또 다시 그 창에 비춰진 로라의 뒷모습을 보고 홀린듯 손을 마주잡는다. 저보다 아래에 위치한 탓에 허리를 좀 굽히곤, 한참을 바라본다.)잘 추진 못할거야. (그리곤 잡은 손을 끌어다 손등에 입을 맞췄다. 파트너의 정석처럼.)로라 보니타:(고개를 끄덕인다. 드레스 밑으로 높은 굽을 신었어도 여전히 저보다 한참은 위에 있는 얼굴을 올려다본다. 홀을 가득 메운 음악과 샹들리에의 화려한 빛 사이에서도 여전히 침착한 표정을 한 얼굴을. 잡힌 손에 따듯하게 와 닿는 입맞춤에 다시 한 번 미소를 짓고 만다.) 그래도 괜찮아. 아이작은 잘 할 수 있을 테니까.2. 봄의 댄스 플로어손을 잡고 천천히 댄스 플로어로 나갑니다.때마침 새로운 곡이 시작되었네요.경쾌한 박자, 발랄한 음계.왈츠입니다.퍽 익숙한 멜로디군요.[예술롤]아이작 플루토:감정 기준치: 5/2/1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클래식이란 하나같이 비슷하게 들리니까요.무슨 곡인지 몰라도 어쩔 수 없죠.박자에 맞추어 걸음을 옮깁니다.어깨를 감싼 손과 허리를 끌어안는 팔,익숙하게 스텝을 밟는 구두 굽 소리,시샘 추위에 파르라니 떠는 꽃잎처럼 활짝 펼쳐지는 드레스의 치맛자락……동화책에나 나올 법한 낭만적인 순간입니다.로라의 뺨은 발그레하니 달아올라 있습니다.샹들리에의 빛망울이 머리 장식에 부딪혀 찬란하게 바닥으로 추락합니다.품 안에 가까이 닿은 몸은 지나치게 따뜻해서 떼어 놓기 싫을 지경입니다.한껏 기분 좋은 감각에 취해있는 사이,[민첩롤]아이작 플루토: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로라가 한 바퀴 턴을 할 차례가 찾아왔습니다.겨우 떼어놓고 팔을 들자 로라가 빙그르르 돕니다.녹색 허리끈 아래로 하얀 치맛자락이 만개하는 꽃처럼 봉오리를 펼칩니다.정신 차리지 않았다면 발을 밟을 뻔했군요.로라 보니타:...딴 생각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다시 네 품으로 돌아와 작게 속삭인다. 넓게 퍼진 치맛자락에서 사그락거리며 눌리는 소리가 났다.)아이작 플루토:....알면서 그랬어? (표정에 티가 나지 않는것을 알고 있는데. 제 품에 들어온 것의 허리를 다시 감싸안으며 속삭였다.) ....솔직히 조금, 실수 할 뻔했어. 말 해주지... (넓게 펼쳐지는 치맛자락의 끝을 바라보다, 제 어깨를 잡은 손으로 시선이 옮겨갔다.)실수했다면 신경 쓰였을것 같잖아, ....프롬인데. (처음인지는 긴가민가하지만. 허리에 감긴 손이 매끈하게 감긴 천 위를 흝었다. 새 드레스인 것이 티가 여실히 났다.)로라 보니타:나는 집중하고 있단 말야. (음악에 묻히지 않을 정도로만, 나직한 목소리로 답한다.) 나랑 춤 추고 있는데 아이작이 딴 생각에 정신 팔리면 좀..... (잠시 적합한 말을 고르다가 허리를 감싼 손가락이 조금 더 붙어오는 느낌에 허리를 더 꼿꼿하게 편다. 괜스레 숨 쉬는 것마저 한번 더 정돈하게 된다.) ...속상할 테니까.아이작 플루토:(숨을 내쉬고, 허리를 좀더 곧게 세우는 것에 물끄러미 바라본다. 샹들리에 빛을 받아 어른어른 얼굴에 피어오른 그림자며 빛이 꽤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집중하는게 어려워.(저 역시 음악에 묻히지 않을정도로, 내쉬는 숨이 잔잔히 얼굴에 닿을정도로 가깝게 붙어 잠잠히 말을 잇는다.) 네 얼굴 좇기도 바쁜데, 발을 볼 틈이 없어서... (유난히 화려한 드레스며, 그런 여러가지것들. 그렇게까지 자세히 입을 열 생각은 없는지, 바로 입술을 꾹 다물곤 손에 깍지를 껴 잡아보인다.)로라 보니타:(조금도 예상하지 못한 답변에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 처음 보는 얼굴도 아니면서... (한참만에 괜히 투정같은 대답을 하면서도 눈을 마주하지 못하고 시선이 데구르르 굴러간다.) ...발을 보지 않아도 괜찮아. (깍지 껴 잡힌 손을 조금 더 깊게 파고든다.) 네 앞에 내가 있잖아. 우리는 손을 잡고 있고. 서로 연결되어 있는 셈이니까, 그대로 몸을 맡기면 발걸음이 가야 할 곳은 저절로 알 수 있을 거야.아이작 플루토:(달아오른 얼굴에 큰 반응 없이 눈만 몇번 깜빡여 보였다. 다른건 몰라도 이 얼굴은 처음보지 싶었다.) ....이렇게 입거나, 이렇게 추는건....처음이라며, 이 장소도 그렇고말야. (춤을 추는것이 처음인지는 아직 잘 기억이 나지 않았기에 얼버무린다. 깍지를 더 얽어오는 손을 바라보곤 눈을 지긋이 감았다 떴다.) ....로라, 춤을 이렇게 잘 췄던가?...그래도 네가 어디로 향하는지는 알아야겠지, 그래야 내가 잘 따라갈테니까. (나직히 덧붙였다.)로라 보니타:하지만 내 얼굴은 안 변했는걸. (오늘 예쁘다는 소릴까? 아이작은 늘 말을 아끼니까. 하지만 어쩐지 물어보긴 부끄러워서 입을 다물고 만다.) 그렇게 잘 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아마도 너라서 그런 거 아닐까? 오래 전부터 함께 있었던 사람이잖아. 벌써 졸업을 앞두고 있다니까, 우리. (시간이 정말 빨라. 가볍게 스텝을 밟는다. 제 말대로 완전히 춤이 익숙하지는 않은지, 신중한 몸짓이다.)내가 어디로 가든 따라와 줄 거야? (나직하게 이어진 말을 듣고 되묻는다.)아이작 플루토:.....평소랑 비슷해, 항상 그렇지. (입을 다무는것에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며 말했다. 얼굴은 항상 귀엽다고 생각했으니까....제 말은 종종 로라에게 영문모를 대답을 불러왔기에 곰곰히 생각한 후, 조금 더 덧붙였다.) 항상 예쁘단 소리야. 오늘은 분위기 이야기였고... 응. (아무리 그래도 이건 영 머쓱했느지 시선을 조금 돌렸다. 여태 창 밖엔 서리가 끼어 있었고, 우리가 이 곳에 들어왔을때 무엇을 입고 들어왔는지, 떠올려 보려 했다.) ....졸업을, 앞두고 있다고?(돌려진 시선이 다시 제비꽃색의 눈으로 향했다. 한참을 말없이 바라보다 긍정하지 않고 고개만 조금 숙여보인다.) .....꽤 오래 지냈지, 맞아. 그런데 로라...오늘은 어쩐지 더 오래 알고 지낸 기분이라 그런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네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래. (말을 마무리 짓고는 가벼운 스텝에 맞추어 저도 발을 옮겼다. 왼쪽이였던가, 무심코 떠오른 생각에 또 다시 의문이 따라 붙는다. 이건 누가 알려줬더라.) .....물론이지, 네가 놓지만 않는다면- ....아니, 말해준다면 다시 잡을테니까.로라 보니타:(항상 예쁘단 소리야. 그 말에 다시금 얼굴이 발갛게 물든다. 입술을 몇 번 오물거리다가) .......그렇게 말하는 법은 헤이즐이 알려줬어? (4학년 때, 처음으로 볼에 뽀뽀를 했던 날도 헤이즐이 했던 말이랬으니까. 저의, 그리고 아이작의 소중한 친구는 가끔 그런 식의 부추김을 하고는 한다. 괜스레 부끄러워져 고개를 잠깐 숙인다.)딱 일주일 남았는걸. 매해 프롬은 그 때 열리곤 하잖아. ...내 생각보다?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슬쩍 기울인다.) 둘 다 조금 달라져서일까? 확실히 파티는 평소의 일은 아니니까....하지만 그런 감상은 좀 의외다. 새삼스러운 모습을 보게 되면 보통 낯설어지는 거 아닌가 해서... 더 오래 알고 지낸 것 같아지는 게 아니라. (낯설어할까 조금 걱정했거든. 그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 그냥 천천히 발을 맞춘다. 아이작의 팔뚝에 가볍게 얹은 손을 고쳐서, 조금 더 안정적인 자세를 잡는다.) 나도 아이작을 놓고 어디론가 가버리고 싶지는 않을 거야.아이작 플루토:(한참을 오물거리다 들려온 익숙한 이름에 멍한듯 고개를 기울인다. 아...이해는 가지만, 우리는 더 이상 4학년이 아니고. 소중한 친구의 말을 빌려야만 할 만큼 저와 로라의 관계가 새삼스러웠던가, 짧게 자신의 지난 행보를 되새겨보아도, 알 턱이 없었다. 고개를 잠깐 숙이는것에, 저 역시 밟던 스텝을 멈추곤, 우뚝 섰다.) .....아니, 왜 그럴거라고 생각했는지 물어도 돼? (물끄러미 보다 오물거리던 입술이 눈에 들어오는건 아주 쉬웠다. 주변을 힐끗 살피다 그 입술에 짧게 입맞추고 떨어지는건 조금 어려웠지만. 스치듯 닿고는 속삭인다.) ....보통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나는......일주일. 그렇구나. (이젠 뭐가 뭔지 잘 모를것 같았다. 어쩌면 정말 술에 취했는지도 모르지, 프롬파티가 끝나면 병원부터 가봐야 할까, 단기 기억상실증이란 말이 있기야 하니까. 끝없이 이어지는 의문을 부러 잘라내고 답했다. 제 안에서의 믿음은 저보다 로라에게 더 치중되어 있었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냥, 그런 느낌이 드네. 너무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으음.(천천히 다시 발을 맞추는것에 저도 걸음을 옮긴다. 이상하지, 네가 뱉는 말조차도 오늘은 구멍이라도 숭숭 난듯 어색하게 다가온다.) .....다행이네, 그럴 기분이 들지 않게 했으면 좋겠어 내가.....여태까지 난 그렇게 하고 있어 로라? ...너한테 잘, 하고있냐고 묻는거야.로라 보니타:예쁘다느니 그런 말 자주 하지 않으니까....... 헤이즐이 조언이라도 한 줄 알았지. (아이작은 로맨틱한 말이나 행동과는 유구하게 거리가 멀었다. 적재적소에 상대의 마음을 흔드는 말 같은 것을 하는 센스와는. 그런 이라서 한 번 입 밖으로 내보낸 말은 전부 묵직하게 다가오는 걸 테지만. 들이킨 숨을 내뱉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보통.. 아닌데... 학교에서는 안 되는 거 아니었어? (발그레해진 얼굴로 중얼거린다. 맞잡은 손을 꼼질거리다 발뒷꿈치를 들어 볼에 입을 맞춘다.) 오늘 정말 새삼스럽다. 샴페인 취기가 다 안 가신 거 아니야? (작은 웃음을 터트리고 만다.) 아이작의 특별함이 나라는 사실은 늘 알고 있어. 정말이야. 이젠 정말 잘 알아. 더 이상 1학년이 아닌걸.음악을 따라 봄의 꽃잎처럼 흔들리기를 여러 번,어느새 아이작과 로라는 자연스럽게 궤도에 오릅니다.익숙한 춤이에요.몇 번이고, 몇 번이고 로라와 함께했던 것처럼……어째서일까요?춤을 연습한 기억이라곤 전혀 없는데.[아이디어롤]아이작 플루토: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아아)툭툭, 기억 위에 쌓인 먼지를 털고 묻어 두었던 것들을 떠올립니다.처음 로라의 손을 잡았던 일,음악 없이 몇 번이고 같은 스텝을 밟으며 익혔던 일,피아노 연주 대신 두 사람 사이의 간격을 메우던 로라의 부드러운 허밍……그렇게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몇 번이나 함께 손을 잡고 걸음을 옮겼었죠.아, 제대로 추지 못하는 게 더 이상한 일 아니겠어요?아이작 플루토:....로라, (오늘은 프롬이니까. 그러니까 괜찮아, 라고 짧게 답하기도 전에 드는 기시감에 네 이름을 먼저 입에 올렸다. 몇번이고 익숙하게 추던 춤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분위기 망치려고 하는 소리 아니니까, 정말로 물어볼게. ....우리 정말 이게 첫 프롬이고, 처음 추는 춤이 맞아?.......내가 네 손을 잡고 입맞췄던게 오늘이 맞냐고 묻는거야 지금. ....오늘 좀, 이상해서. 내가. (어색하게 말을 갈무리 짓는다.)로라 보니타:계속 연습했잖아. 프롬날이 걱정된다면서. (여전히 춤은 이어진다.) 수업 끝난 저녁마다 빈 교실 찾아다녔던 거 다 잊었어? (샐쭉한 표정을 한 번 지어보인다)프롬은 한 번 뿐이고, 오늘이 그 프롬 날인걸. 이상하네. 걱정되는 거라도 있어, 아이작? (춤을 추는 발걸음이 조금 느려진다.)아이작 플루토:......그랬나, ...요즘 잠을 좀 설치기라도 했었나봐, 뭔가 좀... 헷갈려서. (계속 연습 했었구나, 제 머리속에 떠오른 기억에 영 기시감이 드는게 이상했다. 대체 어떤 기억이랑 혼동한거지, 내가 모르는 새 프롬과 관련된 영화라도 본걸까, 기억이 섞이기도 한다는데. 한참을 꼬리를 물고 생각을 이어가다 눈에 들어온 로라의 샐쭉한 표정에 멍청하게 아, 소리를 낸다.)....잊지 않았어, ..섞인 느낌이라. 너랑 손 잡고 춤 췄었지. 맞아. (그래, 오늘은 프롬인데. 한번뿐인. ....물끄러미 바라보다 이어지는 음악과, 그 익숙한 춤에 맞춰 로라를 제 품으로 조금 더 끌어들여 안는다. 품에 들어온 순간 낯선 향이 확 끼친다. 향수를 뿌렸었나. 달래려는듯 가만 안고선 발을 마저 옮긴다.) ....조금 있어, 또 네 발 밟을 뻔 하면 어쩌나 하고. (생각에 없던 말을 잘 하지도 못하는 농담마냥 내뱉는다.) ...잘할게, 걱정마.로라 보니타:(가만히 안긴다. 제 키는 키가 훌쩍 큰 약혼자의 가슴팍에야 닫는다. 언제 이렇게까지 차이가 났지. 조심히 그 품에 얼굴을 묻는다) 그럼 내 발이 정말 아프겠지! 나 안 그래도 새 구두 신었단 말야! (종알거리며 항변하다가 이내 웃고 만다) 걱정 안 해, 아이작. 너잖아.봄을 닮은 왈츠곡은 끝이 나지 않을 것처럼 아주 오래도록 이어집니다.원래 이토록 긴 곡이었던가요?아니면 로라와 함께라, 순간이 영원처럼 느껴지는 걸까요?어느 쪽인지는 알 수 없지만……연주가 계속될수록 댄스 플로어에 꽃향기가 가득히 차오릅니다.마음을 평온하게 가라앉히는, 향긋하고 쌉싸래한 향기.어디선가 맡아본 것 같은 향기군요.[자연롤]아이작 플루토:자연 기준치: 10/5/2 굴림: 49 판정결과: 실패 봄이 찾아올 때면 종종 맡을 수 있었던, 익숙한 내음.꽃향기를 따라 고개를 들면, 로라의 어깨 너머로 다시 커다란 창이 보입니다.아까 보았던 그 창입니다.흰 격자 창틀 사이로 꽃송이들이 만개했습니다.작고, 부드러운 분홍색을 띤……다섯장의 끄트머리가 갈라진 꽃잎.벚꽃입니다.겨울밤 특유의 차디찬 서리로 가득했던 창의 정경은 어느새 꽃이 만개한 봄으로 바뀌어 있습니다.가지 사이로 보이는 밤하늘조차 따뜻한 색으로 물들어 있군요.[있을 수 없는 일을 목격한 아이작, 이성 체크]아이작 플루토: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로라, 창 밖 본 적 있어? (믿기지 않는 상황에도 침착한 목소리를 유지하는 것 역시 재능이라면 재능이리라. 품 안에 안고있던 로라와, 창밖을 번갈아 보면서, 아니, 사실 창 밖에 더 오래 시선을 두곤 물었다. 멍한 얼굴로 불안을 표하기라도 하듯 품 안에 들어온 로라의 머리를 쓸면서.)로라 보니타:으응? (품 안에서 깊은 숨을 들이쉰다. 낡은 책의 냄새와 잉크 냄새. 진한 커피. 아이작에게서는 그런 깊고 차분한 마른 내가 나고는 한다. 그것들은 아이작이 풍긴다는 이유만으로 이제는 익숙한 향이 되고, 일견 따듯함으로까지 느껴지는 것이다. 품에서 얼굴을 떼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와, 벚꽃이네. 예쁘다! (머리를 쓰는 손짓에 조금 더 기대며 창 밖을 바라본다.)아이작 플루토:......그게 아니라, (예상한 반응이 돌아오질 않았다. 내가 헛걸 봤나? 아니, 절대 아니다. 그정도로 사리분별을 못할만큼 취하지도 않았으며, 샹들리에 불빛에 아름답게 반짝이던 로라의 모습 뒤로 보여지던 서리 낀 창 밖을 기억한다, 무얼 입고 왔었는지, 로라가 춥지는 않을지 애쓰던것도. 시선에 당혹감이 그대로 물들어 제 손짓에 기대는 로라를 바라본다.).....분명 겨울이였잖아 로라. ....아니야? ...아니면, 내가 모르는 새 프롬파티에 새로운 마법이라도 시연되고 있는거거나. (머리를 쓸던 손은 어느새 내려와 어깨를 붙들고 묻는다. 춤을 추던 발걸음은 자연스레 멈췄다. 플로어에서 오직 둘만, 느리게 흘러갔다.)로라 보니타:(어깨를 붙든 손에 눈이 동그랗게 떠진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눈을 몇 번 깜박이다 ) ....연회장 천장에 밤하늘과 똑같이 별이 반짝이는, 그런 학교에 다니면서 그게 그렇게 이상한 일이야...?(어깨를 붙든 손에 제 손을 천천히 올려 감싸잡고는 내린다.) 봄의 왈츠잖아. 그거에 맞춰 봄을 불러왔나 보지. (말을 고민하는 듯 조금 우물거리다 결국 다시 입을 연다) ...오늘 조금 예민해 보여. 정말 문제 있는 거 아니지? 컨디션이 안 좋다거나...아이작 플루토:.....하지만, 여태껏 프롬에 한번도-(그런 적이 없었잖아. 뒷 말은 제 손 위로 올려진 작은 손에 의해 삼켜진다. 아이작 플루토는 감성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로맨틱한 분위기에도, 잔뜩 들뜬 사람에 맞춰 맞장구 쳐주는 일도, 전부 관련 없을것 같은 사람이다. 하지만,)(...하지만 제 앞에 고민하듯 입술을 오물거리고 있는 것은 로라 보니타였다. 그리고 아이작 플루토에겐, 자신이 그런 사람인 것보다, 제 앞에 서있는게 로라 보니타라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 노래 테마에 맞추어 마법을 부렸다고, 누가봐도 어색한 상황에 들떠있는 로라 보니타, 오랜만에 얼굴을 붉히며 그토록 오래 연습했던 춤을 추며, 한번뿐인 프롬에 설레여하는 로라 보니타. 아이작 플루토는 하려던 말을 멈추고 내려진 손을 다시 맞잡아 주는 수 밖엔 없는 것이다.) .....원래 항상, 항상 이정도는 예민했는걸 로라. ...오늘이 프롬이라서 그래. 네가 파트너라서 더 신경쓰일 일이 많은거고, 그러니까 나는...괜찮아. ....창 밖 구경 가고 싶어 로라? ...프롬, 즐거워?로라 보니타:응, 즐거워. 하지만..... (아이작을 보고 천천히 짓는 미소는 미묘하게 찡그린 듯 보였다. 어딘가 걱정되는 듯, 아니 불안한 듯.) 아이작이 같이 즐겁지 않으면 의미 없는걸. 늘 그렇듯이... (아이작은 늘 저를 배려하니까. 그 배려가 특별함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안다. 그러나 배려란 같은 감정이 아니어도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던가. 저는 늘 아이작이 저와 같았으면 했다. 같은 곳에서 같은 것을 바라보고 같은 것을 느끼기를. 그 마음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어리광이라고 해도. 창 밖을 구경가고 싶냐는 말에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중에. 조금 더 여기 있을래.아이작 플루토:(즐겁다는 말에 당혹감을 비집고 조금의 안도감이 밀고 들어왔다. 그렇다면 다행이고. 작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다 멈춘다. 찡그린 미소에 고개를 네 쪽으로 살짝 기울여 보인다.) ....즐거워. 너랑 춤추고 있잖아 로라. (로라와 오랜 시간 지내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 대답 앞의 불필요한 정적은 그녀를 안심시키지 못한다는 것. 로라 역시 저에 대해 깨달은 것이 많겠지만, 그럼에도 맞춰주고 싶은 것이다. 생각이 많은 것을 도려내고 도려내서, 가장 진심으로 닿을 말을 제 나름대로 빠르게 답해주는 습관이 들었다.) 너랑 하는 대부분은 다 즐거워 로라. 프롬 파티는 나도 즐겁고 보내고 싶었고, 네가 있는게 당연히 즐거울테니까, 그래서 네게 파트너 신청을 했을테고. (구태여 거짓말도 아니였다. 당혹감과는 별개로, 제 품에 들어온, 샹들리에 빛을 받는 로라를 보는건 좋다에 가까웠으니까.)...춤은, 더 출거야? (조금 더 여기 있겠다는 말에 허리를 숙여 로라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가만 끌어안고 움직이는것은 춤이라기보단 이미 아이를 안고 달래듯 움직이는 것에 가까웠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다리 아프면 말 해.로라 보니타:(조용히 입을 다문채 아이작의 말을 찬찬히 새겨 듣는다. 이어지는 말들에 안심할 수 있는 건, 아이작은 언제나 거짓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드러내고 싶지 않은 사실 앞에서는 입을 다물지언정, 일단 그 안에서 차분히 골라내 꺼낸 말들은 언제나 아이작의 진심을 담고 있다. 이마로 떨어지는 입맞춤에 자연스레 눈을 감는다.)말 하면 안아줄거야? (서로를 끌어안고 흔들리는 몸짓은 더 이상 춤이라 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좋았다. 사그라드는 음악 사이로 농담처럼 대꾸한다.)때마침 음악이 멎습니다. 두 사람은 댄스 플로어에서 내려옵니다.3. 여름의 테이블춤을 추는 건 생각보다 힘든 일이군요.댄스 플로어를 내려와, 홀의 가장자리로 벗어나면 긴 테이블에 가까워집니다.테이블 위에는 색색의 요리가 가득 쌓여 있습니다.중앙의 커다란 케이크가 유난히 눈에 띄는군요.피망 수프와 나초,치즈를 깍둑 썰어 넣은 큐브 샐러드,연어크럼블 스테이크에 치즈를 뿌린 올리브 파스타,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라즈베리 파이,설탕을 듬뿍 넣은 레몬 절임과 콩 스테이크,버터를 발라 구운 감자, 코코넛 쿠키,시금치를 반죽에 섞은 빵과 발사믹 소스,토마토 카프레제, 치즈 수플레, 전복구이,토마토 수프, 치즈 라비올리 라자냐와 립 아이 스테이크,바닷가재 그릴, 티라미수와 에스프레소 젤리……한 입씩 먹더라도 전부 먹을 수 없을 만큼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들입니다.테이블을 훑어보다 보면 문득 깨닫습니다.[관찰롤]아이작 플루토: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음식이 하나 같이 차게 식어 있다는 것을요.음식은 어느 것을 먹더라도 훌륭한 맛이지만, 아주 차갑습니다.파스타 그릇에도 얼음을 띄웠고, 스테이크 따위의 고기도, 구운 채소도 전부 서늘한 온도입니다.디저트도 마찬가지예요.로라에게 물으면 당연하단 듯이로라 보니타:그야, 여름이니까?창밖을 가리킵니다.창밖을 내다보면 벚꽃은 어느새 흔적도 없이 시들었습니다.꽃잎도, 꽃향기도 남아있지 않습니다.홀을 가득 채우는 것은 향긋한 음식의 냄새들뿐이고……창가에 드리운 나뭇가지에는 녹음이 푸르릅니다.새파란 이파리가 흐드러진 사이, 바람 한 점 불지 않는지 창밖은 유난히 고요합니다.[있을 수 없는 일을 목격한 아이작, 이성 체크]아이작 플루토: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로라는 여전히 태연합니다.아이작 플루토:..........(아무 말도 없이 태연한 로라를 내려다 보았다. 제 앞에 놓인 수많은 디저트들과, 어느새 푸르러진 녹음들, 그리고 다시 태연한 로라. 모든것이 이상함을 가리키고 있으나 차마 쉽게 입을 열 수 없었다. 저 이외의 사람들은 모두 멀쩡해 보였고, 제 앞에 있는게, 또 로라 보니타니까.).........로라, 드레스. 안더워? (겨우 드문드문 뗀 말은 그렇게 돌려 물을수가 없는 말이였다. 하지만 이게 최선이리란 생각엔 변함이 없다. 저가 보아온건 봄과 겨울이였고, 그 드레스는 겨울의 시작부터 입고 있었기에. 뭐라도 눈치채줬으면 하는 마음에 제 앞의 티라미수를 내밀어 주며 애써 자연스레 말을 이었다.)옷이 두껍잖아, .....날씨에 비해서 말이야.로라 보니타:으응, 덥지는 않은걸. (전혀 아무렇지 않다는 듯, 티라미수 접시를 받아들며 태연하게 대답했다.) 아이작도 재킷 덥지는 않잖아. 역시 그냥 마법 아닐까?(드레스 자락을 가볍게 끌며 파티 음식이 가득찬 테이블을 한 바퀴 돌아 본다.) 수프까지 차가운 건 아쉽다. 아이작 찬 수프는 별로 안 좋아하잖아. 배 안 고파?아이작 플루토:.....내가 너무 신경쓰는건가 로라? (이 곳은 호그와트 학생들의 프롬일테고, 로라의 말마따나 사실 그리 이상한건 없을 터였다. 작게 걸리는거라면 여태 이런 사례가 없었다는 것 정도, 파티에 새롭게 도입된 연출이라면, 발 넓은 누군가 벌써 프롬 전부터 퍼뜨리고 다녔을텐데. 작게 거슬리는 것들이 모이면 사람은 쉽게 신경이 쇠약해진다. 괜찮다는 로라의 말에 눈을 지긋이 감았다가 떠보인다. 꿈이라고 치자, 그래.)...기억 하고 있었어? 괜찮아, 배는 별로 안고파. 로라, 그것보다 먹고싶은 것 가져와서 더 먹어. 단것 좋아하잖아. (눈으로 과일 타르트를 찾아내고는 가리켰다.) ...아냐, 그냥 내가 가져다 줄게.로라 보니타:나는 아이작의 신중함을 좋아해. (신경을 쓴다는 건 신중하다는 뜻이잖아? 미소짓는 얼굴로 아이작을 본다.) 하지만.... 괜찮을 거야. 호그와트는 영국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잖아. 그런 곳에서 파티 도중에 무슨 일이 있겠어? (테이블을 돌아보던 그대로 입술을 살짝 내민다) 정말 아무것도 안 먹을 거야? 나만 먹기 좀 그런데.. (민망하잖아.)아이작 플루토:....고마워, (미소 짓는것에 조금 멍하게 내뱉는다. 한두번 말한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여러번 했던 말도 아니기에, 여전히 가슴 언저리가 간질거리는건 어쩔 수 없다. 이어지는 괜찮을거란 말에 고개를 옅게 끄덕였다.)......아, ...정말로 배가 고픈건 아닌데. (눈에 들어온 과일 타르트를 집어오곤, 로라의 앞에 내밀다 멈칫했다. 와중에 살랑이며 끌리는 드레스 자락이 눈에 들어와 한 손으로 주름이 지지 않게 정리해주며, 곰곰 생각하다 말을 이었다.) 좀 그러면, 조금만 먹을게. (로라는 뭔가를 대부분 함께하길 원했다. 이번에도 그런거겠지. 수긍해보이곤 들고온 과일 타르트를 포크로 집어 로라에게 건내주었다. 제 손바닥도 채 안되는 핑거푸드 였기에 입에 넣어주는 꼴이 되긴 했지만, 이상할것도 없기에 눈만 깜빡이며 바라보았다.) 음료수는, 괜찮아?로라 보니타:(이렇게 먹여주는 건 처음 같은데. 조금 부끄러운 듯 어색한 듯 하기는 해도 절대로 나쁜 기분은 아니다. 결국 웃고는 입을 작게 벌렸다. 한 입에 들어온 작은 타르트를 깨물자 달큰한 과즙이 흘러들어온다. 생각보다 많이 달지는 않아서 아이작도 먹을 수 있겠다 싶었다. 뭐든지 좋은 게 있으면 아이작과 함께하고 싶다. 아이작도 알았으면 하니까. 좋아했으면 하니까. 접시에 남은 나머지 하나를 집어 아이작의 입가에 가져다 댄다.) 아이작도 아- 해.아이작 플루토:(제 앞에 들이밀여진 타르트를 한번, 로라를 한번 바라보곤 아, 소리를 낸다. 먹여준거구나 방금. 새삼스레 주변이 신경쓰여 크게 한번 둘러보았다.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는 듯 했고, 창문 밖은 여전히 푸르른 녹음이 자리했으며, 로라는 작게 입을 벌리고 제게 포크를 내밀고 있었다. 한참을 주변을 살피다 저도 입모양을 따라 입을 조금 벌렸다. 그리 달지는 않은, 적당한 과즙이 입 안에 퍼졌고 그것과는 별개로, 늘 그랬듯 달콤한 말을 뱉는 재주는 없었다.) ....달지 않네, 맛있어.(입 안에 있는 것을 삼켜내고, 방금전까지 살폈던 창을 떠올려냈다. 가만 서있는 로라에게 물었다.) 로라, 더 먹고싶은게 아니면, 지금은 창문 앞으로 구경 갈래? .....신기한건, 사실이고.로라 보니타:(입 안에 남은 타르트 조각을 우물거려 넘기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음... 괜찮지만. (한참 위에 있는 창을 바라본다. 원체도 층고가 높은 연회장은 프롬을 위해 특별히 재단장하기는 했는지, 평소와는 다르게 커다란 창이 저는 물론이고 아이작의 키로도 높은 곳에 매달려 있었다) 제대로 보일까? 저 높이라면 아이작도 못 열 것 같은데.앞까지 가까이 가면 나는 창은커녕 벽만 바라보고 있어야 할 것 같아. (상상하니 우스운지 키득거리고 웃었다.)아이작 플루토:(로라의 시선을 따라 저도 고개를 들었다. 확실히, 저라도 조금 벅찬 높이에 아슬하게 위치해 있었다. 확인해보고 싶었는데. 내심 생각했던 것에 작은 아쉬움을 느끼곤, 로라를 바라보았다.) 음.........내가, 너를 안아 들면. 그건 좀 실례겠지. (말을 이어가다 도중에 마무리 짓는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그렇지. 살랑이며 흔들리는 드레스 자락을 보곤 확신했다.) 춤은 췄고, 그리 배가 고픈것도 아니니까. .....뭘 하면 네가 더 즐거워 할지를 모르겠어. .....그리고, 창 밖도 구경했으면, 좋을것 같았고. (아쉬움이 조금 묻어나는 담담한 말투로 읊조린다. 푸르른 녹음은 제 본가의 흰 장미덩쿨을 떠올리게도 했다. 그리고 그건 분명 로라가 좋아할만한 풍경이리라. 머릿속에 떠오른것을 드물게 그대로 입밖에 낸다.) ....졸업하면, 집에 있는 장미 구경이라도 할래?로라 보니타:아이작이 궁금해서 그러지? 이럴땐 정말 완전 래번클로 같다니까. (못 믿겠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웃음기 담뿍 담긴 목소리며, 곱게 내려간 눈꼬리가 완연한 농담조임을 드러냈다.) 그냥 있어도 즐거워. 아이작이랑 같이 있으니까.. 그냥 지금이 좋아. 빈말 아니라....... (말을 하다 말고 멈춘다. 아이작의 집은 매 해 방학마다 한번씩은 가는 곳이니까. 플루토 저택은 모든 구석이 잘 단장되어 있지만 정원이 가장 으뜸이었다.) 장미를 새로 심으셨어?아이작 플루토:(웃음기 섞인 말을 담담히 듣다가, 질문에 눈을 한번 깜빡여 보였다. 이는 긍정의 말이였다. 확신을 주듯 고개까지 두어번 끄덕여 보이곤 답했다.) 새로 심으셨어, 봄쯤에.... .....아버지 기일이 한참 지나고 나서 말야. 아마 졸업하고 나서 내년에도 심으시겠지. 그러니까 여름에, 항상 오던것처럼 오면 볼 수 있을거야. (필요한 말만 내뱉고 다물리던 입은, 드물게 할 말을 찾듯이 머뭇거렸다. 제 집 정원에는 없을, 제비꽃색의 눈동자를 들여다 보곤 나직히 덧붙인다.) 어머니가, ...결혼기념일마다 아버지가 주시던게 장미거든. 그래서 심으셨나봐. 꽤 좋아하셔, 그러니까... .......(또 다시 뜸을 들이다,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그러나 확신하는지 떨리는 기색은 없었다.) 네가 오면, 좋아한다면, ...너한테도 주려고 해. 꽃 선물이 괜찮다면 말이야.로라 보니타:(우리에게는 아픈 여름이 두 번이었다. 아버지의 관을 앞에 두고 울지도 않던 모습에 더 가슴이 아팠는데. 가만히 손을 끌어다 잡는다. 말없이 손등에 난 흉터를 어루만진다. 점점 작게 사그라들면서도, 단 한 번의 떨림이 없던 말을 조용히 곱씹는다. 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나를 얼마나 흔들리게 하고 단단하게 할 수 있는지, 너는 아마 모를걸. 다시 한 번 품에 얼굴을 묻는다. 팔을 둘러 허리를 꼭 끌어안았다.) 오늘 밤부터......... (잠시 입을 다물고 말을 고른다.) ......아이작 집에 가는 날을 기다리게 될 것 같아. 그런 느낌이야.아이작 플루토:(제 흉터를 어루만지는 손길은 익숙치 않았다. 그날의 새벽이 지나고, 어머니가 조용히 방에 들어와, 억눌린 짐승처럼 소리를 참아내며 매만지던 얼굴과는 또 다른 어색함 이리라, 다른점이라면, 그리 싫지 않았다. 슬프지도 않고, 그저 쓰다듬는것에 저도 함께 해주고 싶단 마음이 들었다. 대체 네 어디를 쓰다듬어야 할지도 모를만큼 미묘한 감정에 결국 제 허리를 끌어 안는것에, 힘주어 품에 들였다. 여기에 너랑 나, 둘만 있었더라면 지금 입맞춤이라도 했었을까? 실없는 생각을 했다.) .....그럼 나도 오늘 밤부터, 네가 오는걸 기다리고, 기대하게 될거야. (로라가 말을 골라낸것처럼 저도 한번 더 골라내었다. 어설프고 잔잔한 미소가 얼굴에 드리워졌다.) 네가 찾아오고 나서도, 계속 기대하고, 흰 장미를 볼때마다 네 생각을 하겠지. 그런 느낌이야. (아버지가 결혼기념일마다 꼬박꼬박 어머니께 흰 장미를 선물하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 장미를 보면 어머니를 떠올렸을 것이다. 아마 자신도 그러할것이고.)로라 보니타:(나를 기다리고 기대하리라고. 흰 장미를 보면 늘 내 생각이 날 것 같다고. 나직하게 흐르는 목소리에 괜스레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시큰해진 눈망울에는 이미 물기가 일렁이고 있을 터다. 그걸 흘려내고 싶지는 않아서, 눈을 깜박이는 것조차 잊은 채 숨을 골라 내쉬었다.) .....내 가장 옆에 있는 게 너이길 바라. 네가 있으면 앞으로도 괜찮을 것 같아. 너여야 해. (참았던 말을 쏟아내듯이, 한참 위의 어깨를 끌어당겨 입을 맞추고 만다. 어쩔 수 없어. 정말이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저는 늘 뭔가를 잘 참는 애는 아니었으니까.)아이작 플루토:(틈도 없이 안겨 있어서 얼굴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네 눈에 물기가 일렁이고 있단것은 알 수 있었다. 툭툭한 가슴팍과는 별개로, 너의 습관탓이다. 무언가 왈칵 터지려 할때의 너는 늘 참아내듯 숨을 내쉬었고, 그정도는 이제 제 손바닥 보듯 알 수 있었다. 그럼 내가 여기서 어째야 할까. 잔잔한 생각을 이어 가던중 끌어내려진 어깨와, 맞춰진 입에 저도 눈을 지긋이 감았다.) ....걱정하지 마 로라. 처음부터 네 옆에 있는건 나였고, 앞으로도 있을거야. 춤출때 말했잖아, 난 항상 같이 갈거라고. (한 손에 들어오는 볼을 감싸 잡고는 한번 더 입맞춘다. 물기가 닿아온 것도 아닌데 축축한 느낌이 들었다. 작게 속삭였다, 그러니까, 우린 괜찮아. 네가 있잖아. 뒷말은 언제나 그렇듯 삼켜냈다. 나한테도 라는 말은 너무 부담스러울테니까.) ....너도 나한테 꽃을 줬잖아. (제 가슴께에 달린 꽃을 가리켜 보였다. 아, 로라가 울때 자신이 어떻게 하던지, 이제서야 어렴풋 생각이 났다. 이마를 한번 기대고는 손을 끌어와, 달래듯 어루만지곤 시선을 맞췄다. 로제타가 아이작에게 그러듯이, 플루토가 보니타에게 그랬듯이.)로라 보니타:(앞으로도 있을 거라고. 항상 같이 갈 거라는 말에 씨주머니가 툭 터지듯 눈물이 터졌다. 왜 우냐고 물어도 뭐라 대답할 말 없을 눈물이 흐르고야 만다. 닿았다 떨어지는 네 입술이 달았다. 방금 전 먹은 타르트 때문만은 아닐 터였다.) ...네가 괜찮으면, 나도 괜찮아. (지금 할 수 있는 딱 한 마디를 겨우 하고는 눈물이 흥건해진 얼굴로 웃는다. 아, 정말. 울면 안 되는데. 눈은 붓고 빨개졌을 얼굴로 널 보고 싶지는 않은데. 오늘은 프롬이잖아. 좀 더 예뻐 보이고 싶은 날.)(아이작은 늘 내가 울면 손을 끌어다 잡고는 달랜다. 로제타가 아이작을 이렇게 달래줬다고 했지. 그러니 이건 아이작이 받았을 가장 오래된 사랑의 기억이다. 그리 생각하면 이 단순한 행동이 왜 그렇게 벅차고 기꺼운지.) .....나 코 빨개졌을 것 같아.아이작 플루토:(로라는 항상 뭔가를 자신과 공유하고 싶어 한다. 지금보다 더 칼같았을, 무언가에 쫓기는지도 알수 없었던 미련한 1학년쯤에는 그것을 절대 이해 할 수 없었다. 그러나 누군가 그리 말했던가, 가장 좋은 이해자는 시간이라고. 로라와 함께 쌓은 시간을 그런 것을 기꺼이 공유하게 했다. 이해하고 나니 특별해졌고, 특별해지고 나니 사랑스러워졌다. 그러니 지금 네가 뱉은 말은 또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자신이 이런 면에서는 영 말 주변이 없는것에 감사해야 할지도 몰랐다. 빨갛게 부어오른 눈가를 엄지로 쓸어주며 말했다.) ....그거면 됐어, ....나도 좋아. (눈물이 흥건한 얼굴이 결코 예쁘게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마음 안에 박혀 꽤 오랜 시간 생각나겠지. 사랑에 빠진다는건 으레 그렇지 않은가.) ...그러게, 손수건 빌려줄까? 아니면 씻으러 다녀와도 좋고. ....아니면 그냥 괜찮아질때까지 여기 있어. (코가 빨개졌다는 것에 잠잠히 방법들을 읊어준다. 새삼스레 본심은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구나.)로라 보니타:....그러게라고 하면 어떡해. 내 코는 너만 볼 수 있잖아. (코를 훌쩍이고는 조금 볼멘소리를 한다. 눈물이 먹어 맹해진 목소리로 말한다. 피부가 약해 금세 붓고 쉽게 가라앉지 않는 얼굴이 이럴 때에도 원망스럽고 만다. 구름을 쓰다듬고 가는 봄바람처럼 영 조심스럽기만 한 손길에도 눈 밑이 따가운 걸 보면, 눈가도 부어올랐을 게 분명했다.) ....많이 안 예뻐? 나, 잠깐 얼굴 보고 오고 싶어. (게스트룸에 거울 하나쯤 있겠지. 우리에게만 제공된 곳이니 사람 눈길을 신경쓸 필요도 없을 테고. 눈밑을 쓸고 떨어지는 손을 붙잡는다.) ....같이 가 줘.(괜찮아질때까지 여기 있어. 잠잠하게 읊은 말이 의미하는 여기가 네 옆일까. 어쩐지 그리 틀린 답은 아닐 것 같았다.)아이작 플루토:(맹맹한 목소리로 볼멘 소리를 하는것에, 썩 어울리는 반응은 아닐듯한 답을 한다. 고개만 얌전히 끄덕이고, 로라가 원하는대로 손을 잡아주었다. 그리고, 한참 더 고민하다 손을 얽어 맨다. 하고 나니 꽤나 자연스러웠다.) ....예뻐, 말했잖아. 항상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웃음이라도 터질 것 같았지만, 자신은 애석하게도 플루토였기에 그렇지는 못했다. 그저 조금 더 낮은 목소리로 읊조리는 것이다. 안예뻐도 좋으니까 괜찮아.)(같이 가달라는 말에 깍지 낀 손을 보폭을 맞춰 걸어간다. 여기 있어, 라고 했는데. 네가 판단한 그 옆은 아마 자신의 옆, 그대로 였나보다. 새삼 그 사실이 벚꽃이 일렁이는 것 마냥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자신은 문학적인 재능도 없지만, 창밖의 봄은 다가고 푸르른 녹음만이 자리하고 있지만, 그래도. 봄이였다.) ...입술도 다시 발라야겠다 로라.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민망했는지 작게 덧붙인다.)로라 보니타:(아이작 앞에서는 언제나 예뻤으면 했는데. 안 예뻐도 좋으니 괜찮다는 말이 훨씬 더 좋게 들렸다. 얽어맨 손이며 유난스레 다정한 말이 꼭 현실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 졸업 선물이라도 받나 봐. 바로 옆에 붙어서 조용히 발걸음을 옮긴다. 로맨스 소설 따위를 보면 오늘 하루의 기억을 끌어안고 몇 년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말을 하지, 그런 하루는 아마 오늘 같은 하루이리라고.) 앗, 응. 응.... (방금 전 주고받은 두 번의 입맞춤이 저절로 떠올라 얼굴이 화륵 불타고 만다. 다 지워졌나 봐. 흘끔 올려다본 아이작의 입술이 조금 붉은 것도 같았다. 제 착각일런진 몰라도.) .....가면 아이작도 거울 봐야 할걸. (민망한 기분에 말을 보태고야 말았다.)게스트룸은 멀지 않습니다.복도를 나가 우측으로 꺾은 뒤 한 층을 올라가면 그만입니다.어떻게 알고 있더라, 묻는다면…… 글쎄요.창밖으로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여름이 가득한데 눈이 내립니다.눈이, 눈이 내립니다.온통 이상한 일 천지입니다.4. 가을의 게스트룸게스트룸은 단출한 구조입니다.작은 [책상]과 [옷장], 둘이 눕기에 약간 좁은 [침대]가 있습니다.창은 보이지 않네요.로라는 게스트룸에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폭 누워 버립니다.로라 보니타:어차피 다들 파트너끼리 어울리느라 바쁜데 조금만 쉬다 가자. 나 슬슬 발도 아프기 시작했는걸.빨개진 코를 또 한번 훌쩍이는 모습이 당분간은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책상, 옷장, 침대]아이작 플루토:....그러고보니까 오늘 신발이 평소보다 높구나, 발 뒤쪽에 상처는 안났어? (발이 아프단 소리에 물끄러미 발 밑을 내여다 보았다. 침대에 푹 누워있는것에 무릎을 조금 꿇고는 살피다 침대 시트를 쓸었다. 딱딱하지 않네.)로라 보니타:으응..... 아직 괜찮아. 좋은 구두니까.아이작 플루토:...그럼 다행이고, 네 말대로 조금 있다가 가자. ...사람 많은곳은 아직 좀... (몸을 다시 일으키고는 주변을 다시 살폈다, 미묘했던 피로감이 그제서야 가라앉는걸 느끼며 눈에 들어온 책상에 다가갔다.)책상[서랍] 두 개가 딸린 작은 책상. 책상 위에는 심심풀이로 읽을 수 있는 [책] 몇 권과 [잡지] 따위가 널려 있습니다. 꽃병에는 [파란 꽃]이 꽂혀 있군요.[서랍, 책, 파란 꽃]아이작 플루토:(서랍을 열어본다.)
서랍책상 서랍은 잠겨 있습니다. 열리지 않는군요. 열쇠가 필요할 것 같은데…….아,그러고 보니 로라가 게스트룸 서랍에 초대장을 넣어 두었다고 했었죠.로라가 열쇠의 출처를 알고 있을 거예요.아이작 플루토:...로라, 여기 초대장 넣어뒀다고 했었지? ...열쇠는? (고개를 조금 돌리곤 서랍의 고리를 매만지며 물었다.)열쇠의 행방에 관해 물으면 로라는 말가니 눈을 깜빡입니다.‘왜 나한테 물어?’ 라고 쓰여있는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엽니다.로라 보니타:그 서랍은 너에게 잠겨 있지 않는걸.이상한 소리를 합니다.서랍이 지문 인식이라도 한단 말인가요?하지만 정말 그렇습니다.로라의 말을 듣고 뒤돌아보면, 서랍은 한 뼘이 조금 안 되게 열려 있습니다.어느새?[듣기롤]아이작 플루토:듣기 기준치: 75/37/15 굴림: 7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서랍에 정신이 팔린 당신에게,로라 보니타:너는 자신을 잠가둘 수 있어?로라가 영문 모를 질문을 던집니다.아이작 플루토:....(마셨던 것에 술이 들어가 있던가. 영문 모를 질문에 실없는 생각을 문득 이어가다 옅게 고개를 저었다. 로라 보니타는 종종 어딘가 구석을 찌르는 질문들을 내놓곤 했으니까, 그러니까 지금도...여느때처럼 꽤나 긴 생각 뒤에 입이 열렸다.)...때때로. 아주 가끔은, 필요하다면 가능하지.너한테는 아니야.로라 보니타:(아이작은 언제나, 대답을 할 때 조금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제 말을 주의깊게 듣고, 무겁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리라. 그러니 이런 침묵은 기다리는 시간마저 기쁘다. 이윽고 천천히 나온 대답에 작게 미소지었다.)나한테는 아니란 말 기쁘다. (베개를 폭 끌어안고는 다시 웃는다.) 서랍, 열렸는데. 보려던 것 아니었어?[서랍 위 칸]서랍의 레일이 매끄럽게 미끄러지고 소리 없이 틈을 벌립니다.오, 놀랍게도 그 안에는……물이 가득 차 있습니다.넘쳐 흐르기 직전이에요.투명한 수심 아래로 금색 장미가 수놓아진 빨간 리본과 은색 거미 브로치가 몸을 담그고 있습니다.이런, 다 젖어버렸군요.아이작 플루토:(서랍을 열고 나타난 뜻밖의 것에 당황을 표하는건 언제나 그렇듯 작게 눈을 깜빡이는 것 뿐이였다. 넘쳐 흐를듯한 이질적인 수면 위를 손으로 조금 매만지니 찰랑이는 소리와 함께 그 안에 담긴 것들이 신기루마냥 흩어졌다, 다시 자리를 잡는다. 기묘한 것 투성이야. 이것도 어디의 그 마법정도 된다는걸까, 하지만 누가 이런 짖궂은 마법을 부리겠는가, 더군다나 이처럼 의미 있는 것들을. 눈썹 하나만 조금 으쓱여 보이곤 고개도 돌리지 않고 잠잠히 물었다.)....초대장 말고 다른게 있어 로라, 봤어?로라 보니타:다른 거?아이작 플루토:내 브로치랑....아, 네가 선물해 줬던것. 맷 말이야. 그리고.... (로라가 이 곳에 담궈둘 이유가 대체 뭐가 있겠는가. 조금 쓰게 웃고는 그제서야 고개를 돌린다.)내가 줬던것도, 리본.로라 보니타:(몸을 조금 일으켰다. 침대에서 벗어나지는 않은 채로 눈을 깜박이다 잠깐 웃고 말았다)음.. 오늘은 마지막을 기념하는 파티고... 그동안의 소중한 물건이었어서 안에 있는 게 아닐까? 그 브로치 소중하게 여겨 줬구나, 아이작.아이작 플루토:....네가 준거잖아. (썩 이유가 되지 않는 말에 시선을 마주하곤 생각했다. 그럼 너 역시 소중하게 여겨준거겠지. ...미묘하게 한 구석만 붕 떠오르는 기분이였다. 구차한 설명은 전부 잘라내고 가장 중요한 것을 입밖에 낸다. 그러니 소중한게 맞아.)...네가 여기에 둔거야? 그게 아니라면 누가... 어떻게 우리 사이의 일을 알겠어 로라,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들 말이야.로라 보니타:아이작. (가볍게 이름을 부른다. 침대에 걸터앉아 손을 뻗어, 네 손을 잡았다. 엄지가 가볍게 손등을 쓰다듬는다.)내가 가져다놓지는 않았어. 하지만 괜찮아. 걱정할 일 아닌걸.아이작 플루토:(이름을 부르는 손길에 눈을 맞췄다. 부드럽게 손등을 쓸어내리는 엄지 위로 이끌리듯 제 손가락을 겹치고, 이내 손 전체를 감싸 잡는다. 매번 잡아도 안에 공간이 조금 남을 정도의 온기는 이상하게도, 제 생각을 끊어내곤 했다. 그 비어있는 공간이 쉼표라도 된마냥. 감싸잡은 손가락의 틈을 어루만지며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프롬에 온 게 아니라 어느 수업이라도 들어온 기분이야. 시시때때로 뭔가 변하고.... 이유 없는 것들이 너무 많은걸 로라. (자신은 변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고, 말마따나 이 곳은 모든게 빠르게 지나갔으니까. 여태 창 밖을 스쳐갔던 꽃들과 푸르른 녹음, 그리고 눈을 기억해낸다. 그러면... 변화 사이에 네가 있는 것을 기억해내곤 한다.)괜찮아? (대답을 바란건 아닌지 네 말을 되풀이한다. 그것 만으로 무언가의 대답이라도 되듯이.)로라 보니타:아이작은 모든 수업을 잘 따라잡는 우등생인 줄 알았는데. (작은 웃음이 묻은 목소리로 답한다. 제 손을 단단히 감싸잡은 손에 볼을 기댄다.) 괜찮아. (다시 한 번 단단한 답을 건넨다.) 괜찮아, 아이작. 걱정하지 마.아이작 플루토:...원래부터 그렇진 않아, 노력하는거지. (항상.이어 돌아온 단단한 대답에 복잡하게 꼬인 생각들에 마침표를 찍고 손등에 닿아온 온기를 흝어 내린다. 손가락으로 가볍게 어루만지곤 허리를 조금 숙여 이마에 입을 맞추며, 아주 짤막하게 다시 대꾸한다.) ...응.[서랍 아래 칸]서랍을 잡아당기는 순간 훅 퍼지는 것은 지독한 꽃향기.서랍은 [흰 꽃]으로 잔뜩 채워져 있고, 가운데에 흰 [카드] 하나가 파묻혀 있습니다.[카드][졸업이 목전에 다가왔어요. 우리 함께 이별의 인사를 나누고, 춤을 춰요. 슬픔 따윌랑 잊고서……]프롬 파티의 초대장다운 그럴싸한 문장이네요.[관찰롤]아이작 플루토: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7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카드의 뒷면에는 보내는 이와 받는 이가 적혀 있습니다.[티타니아가, 아이작에게]그러나 보내는 곳도, 받는 곳도, 목적지조차. 주소라곤 한 줄도 적혀 있지 않군요.게다가 티타니아란 누군가요?아이작, 잘 생각해봐요. 당신이 아는 사람인가요?아이작 플루토:.......? (낯선 이름에 고개를 잠잠히 돌리곤 생각했지만, 떠오르지 않았다. 동급생은 차고 넘치게 많았으며, 호그와트는 넓었고, 안타깝게도 제 관심은 그들에게 전부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이상할 일은 아니였다. 나를 아는 사람인가, 중얼거리곤 묻는다.)티타니아가 누구지...?로라 보니타:(잠시간 생각하다 고개를 갸웃한다) 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데......아이작 플루토:....으음, 모르는 사람에게 보통 초대장을 보내던가 로라. ...아, 이 파티의 책임자라도 되나? 그렇다면 그럴수도 있겠다. (이미 적잖게 겪은 것들에 비하면 대수롭지 않다는듯 카드의 모서리를 매만지며 시선을 거두었다.)[꽃]종을 닮은 자그마한 모양의 흰 꽃들. 흔들면 딸랑거리는 소리가 날 것 같습니다.이 꽃의 이름이……은방울꽃이었죠.[자연롤]아이작 플루토:자연 기준치: 10/5/2 굴림: 44 판정결과: 실패 생생하기 그지없는 것이 꺾은 지 얼마 안 된 것 같습니다.[책, 파란 꽃]아이작 플루토:(이런 곳까지 책을 두는구나. 손을 뻗어 책을 살핀다.)[책, 잡지]아이작 플루토:(책을 먼저 펼쳐들었다.)[책]여러 가지 책들이 쌓여 있습니다.로미오와 줄리엣, 오셀로, 한여름 밤의 꿈, 맥베스와 햄릿…… 소설책이군요.분량이 상당해서 다 읽으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습니다.[예술롤]모두 셰익스피어의 작품입니다.유명한 작가이니 모를 수 없죠.그나저나, 특이한 구성이네요.4권의 비극과 단 1권의 희극이라니.[자료조사롤]아이작 플루토:자료조사 기준치: 80/40/16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한여름 밤의 꿈]요정의 왕 오베론은 요정의 여왕 티타니아에게 마법을 부려, 여왕이 아이작을 열렬하게 사랑하는 꼴을 실컷 구경하고, 만족한 뒤 마법을 풀어준다. 마법이 끝나자 티타니아의 사랑은 짧디짧은 한여름 밤의 꿈처럼 허무히 스러진다.……원래 이런 내용이었던가요?마지막 장에 꽂혀 있던 카드가 떨어집니다.[한여름 밤의 꿈은 짧을지언정 잊히지 않을 테니]아이작 플루토:.....셰익스피어의 주인공 이름은 조금 더... 좋은 느낌 아니였나. (책을 덮고는 중얼거린다. 책이라면 그 서재 안에서 코가 박히도록 읽었다. 평소라면 관심도 없던 문학 역시 아버지의 취향이였으니까. 그 먼지 쌓일 틈조차 없이 여전히 완벽했던 공간에서 방학을 보내곤 했고, 제 기억을 의심하진 않는다. 질 낮은 마법이라고 생각한다.)난 티타니아가 정말 누구인지 모르는데. (그 사랑이 스러졌다 해도, 저가 기억이라도 하고 있어야 말이 되지 않는가. 이야기는 늘 남겨진 자들에 대한 서술을 하지 않는다. 떨어진 카드를 주워들고는 이어 읊조린다.) 여기 주인공 이름이 조금... 이상하거든 로라, ....티타니아는 잊더라도 난 잊지 않는다는 뜻일까?나는 항상 기억하려고 하는걸. ...기억도 안나는데 개연성이 없는 장난이야.로라 보니타:누군가 바꿔놓은 거 아닐까? 단어를 바꾸는 마법은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잖아. (여전히 침대에 누워 남은 베개를 꼭 끌어안고는 말을 잇는다) 장난이라면 개연성이 없는게 당연할 거야. 그 개연성을 찾는 순간 장난이 아니게 될 수도 있겠지만.아이작 플루토:....장난은 반응을 보려고 하는 거잖아 로라. (그리고 객관적으로 자신은 썩 좋은 반응을 하는 사람은 아니고. 시선만 힐끗 돌리고는 작게 웃어보였다.) 바꿀거라면, 티타니아가 아니라 왜 로라 보니타는 넣지 않은걸까. (드물게 별 생각도 없이 문득 흘린 말에 익숙한 정적을 흘리곤, 다시 덧붙인다. 가끔 걸러지지 않은것들이 불쑥 튀어 나오곤 한다. 제 뒷목을 조금 문질렀다.)....그러니까, 그게 더 말이 될텐데, 그렇다면 난 당연히 기억할테니까.로라 보니타:(불쑥 튀어나온 제 이름자와, 저도 익히 아는 소설의 내용을 연상짓다 볼이 조금 달아오른다. 상대도 영 멋쩍은 기색이라, 뒷목을 문지르는 손을 보며 발그레해진 볼로 쿡쿡 웃는다.) .......그야, 요정의 여왕은 요정의 왕의 부인이니까. 설마 날 다른 사람과 결혼시키고 싶은 건 아니겠지?아이작 플루토:(뒤에서 작게 울리는 웃음소리에 원래도 그리 크지는 않았던 목소리가 더욱 잠잠하게 잦아들어간다. 아마 이 공간에 사람이 가득 찼더라면 들리지 않을만큼, 미약한 목소리로. 주워담지 않을 것들을 뱉을땐 종종 이리하고는 했다. 제 어머니는 썩 좋아하지 않는 방법이였지만, 저 나름의 노력이리라.) .....그럴리가, 그런 뜻은 아니였어 그냥.........로라 말고는 딱히 누구와 사랑한다거나, 옆에 둔다거나 생각해볼 일은 없을 테니까. 그래서 더 개연성이... 없는거지. (애초에 제 뒤에서 웃고있는 사람 말고는 기꺼이 손을 잡아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한테는.)로라 보니타:티타니아의 사랑은 마법으로 시작한 거였고, 그 마법이 풀리자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잖아. (오래 전 읽었던 책의 내용을 찬찬히 되새겨 본다. 웃음기 어린 목소리가 점점 잔잔해진다. 하지만 여전히 그 안에는 따듯한 온도를 담았다.) 나는... 아이작하고 마법 같은 걸로 허무하게 끝나고 싶지는 않으니까. 만에 하나 끝날지언정 사라지지는 않는. (돌아선 등을 보고는 연하게 미소짓는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잖아. 맞지?아이작 플루토:...장난을 치는 김에 뒷 이야기를 써줬다면 좋았을텐데. (독서 클럽에서 종종 하잖아 그런 일. 작게 덧붙이곤 멋쩍은듯 여태 매만지던 뒷목에서 손을 떼고는 말을 이어간다. 목소리는 다시 평소와 같아졌으나, 눈을 마주하는 시선은 떼어낼 생각이 없었다.) 소설들은 보통 남겨지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서술하지 않으니까. 그 편이 재미있을거라고....생각했어. 기억하지 못하는 티타니아를 붙잡는다거나, 다시 말해주는거지, 그러면... 뭔가... (달라질 수도 있으니까. 뒷말은 집어 삼킨채로 다가가 머리칼을 조금 쓸어주었다. 흩어지는 앞머리 너머로 가지런히 정리된 눈썹이 보기가 좋다고 생각했다, 매번.) ...다시 사랑하게 될 수도 있고, 난 오베론이 아니니까. ....노력은 통하기 마련이고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니까. (말을 되풀이하듯 마무리하고는 작게 미소를 띄운다.) 다시 이어갈 수 있겠지, 네가 그런 사람이니까.로라 보니타:(노력으로도 되지 않는 일이 있다. 이제는 그 사실을 모를 만큼 어리지 않다. 다만 생각할 뿐이다. 장미가 핀 정원과 좋은 토양에 뿌리를 박고 자란 나무와 그 밑에 놓인 작은 나무 벤치의 따듯함을. 그리고 언제나 그 옆에 있는, 소설책이 끝을 말해도 다시 붙잡고 한번 더 말해주겠다는 사람을. 저는 그로 인해 한없이 약해지고, 한없는 용기를 얻는다.) ...언제나 아이작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몸을 일으켜 가볍게 끌어안았다.) 나는 그런 사람이야.아이작 플루토:....너는 그런 사람이지, (긍정하듯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네가 그런 사람이기에, 내 노력은 지속된다. 네가 알아주는 사람이라, 질리지도 않고 어울리지도 않을만큼 무던한 생각들을 이어간다.) 네가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장미가 마음에 들었으면 한다고... (저가 말했던 것들을 되새겨 읊조리곤 눈을 한번 감았다. 다시 느릿하게 뜨면, 여전히 변하지 않은 생각이 존재한다.) 그러니까 나는 행복해 로라. 네가 즐거워해줄 사람이면, 그런 사람이니까 날 그렇게 만들어줘. ......이거 조금 낯부끄러운 것 같아, 미안. (짤막하게 사과를 덧붙이곤 한참을 머리칼에 머물던 손길이 떨어진다. 손 끝에 역시나 익숙한 향이 베어나온다.)로라 보니타:(떨어지는 손을 붙잡고 끌어당겨 볼에 입을 맞춘다.) 아이작도 나한테 아주 많이 노력해주는구나. 그건 우리가 서로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이겠지. (어릴 적 늘 입에 담던 단어를 다시 올린다. 이제는 우리의 특별이 같은 맥락을 공유한다는 사실을 안다.) 아이작이 그렇게 생각해주니까 나는 늘 즐거워. 행복하고 기뻐. (다시 한 번 가볍게 닿은 입술이 떨어진다.) 언제나 그렇다는 거 알아줘. 정말 언제나.아이작 플루토:(볼에 입을 맞추고 떨어지는 것에 붙잡히지 않은 손을 들어 한쪽 볼을 잡고는 짧게 입맞춘다. 들어올때부터 떠올렸던거지만 아마 묻어있을 것 같은데. 아이작도 거울을 봐야할거라던 말을 떠올리며 간지러울 정도로 살짝 부비고는, 떨어진다.) ....다행이네, 나도 언제나 그래. 앞으로도 특별할거야, 그래서 기뻐. (확신하듯 답하고는 눈을 한번 깜빡였다. 나름의 긍정이였다.)[잡지]거절당하지 않는 프롬포즈 101가지, 알고 마시는 샴페인, 눈에 띄는 야회복 고르기…….프롬에 관련된 팁이 여럿 적힌 하이틴 잡지입니다.[자료조사롤]아이작 플루토:자료조사 기준치: 80/40/16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프롬 파티의 사건·사고 코너가 눈에 띕니다.[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기 위한 프롬 파티지만, 결국 그다음은 이별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아이작 씨는 프롬 파트너, 티타니아 씨와의 이별을 끔찍하게도 싫어한 나머지 프롬이 한참 무르익은 그 밤에 테라스 너머로 몸을 던졌습니다. 덕분에 파티는 엉망진창으로 끝나버렸어요. 그리고 학교는 조속한 시일 내에 프롬 파티를 다시 계획해보겠다는 견해를 내놓으며……]어떤 의미로는 아이작 씨가 바라던 바가 이루어졌군요.아이작 플루토:.....이건 좀 질이 낮아. (드물게 눈썹을 찌푸려 보이고는 로라에게 고개를 돌린다. 잡지의 터무니없이 허황된 소리를 잔잔하게 읊어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별은 이미 겪었는걸, 그러니까 몸을 던질 일은 없을텐데. ....나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인가봐, 티타니아라는 사람은. (테라스 너머로 몸을 던졌습니다. 그 부분을 되새기며 변화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완전한 이별은 없으리란건 알고있다. 떠난 사람에겐 기다리는 사람이 존재하고 저는 기다리는 사람일테니까. 온전한 죽음도 없으며 그저 그들이 별이되어 저들을 지켜본다던, 흰 페럿을 들고다니는 친구가 떠올랐다. 그로 인해 남겨진 사람의 심정도, 이미 차고 넘치게 알게된지 오래였다. 알고있어 이제는. 잡지를 덮었다.) ...정말로, 그럴 일 없을텐데. 그렇게 이별하면 남은 기억도 끔찍할걸 누가 모르겠어.로라 보니타:너무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재회하지 못할 이별이라면. 어쩌면 조금쯤은...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몰라. (잔잔한 목소리가 읊는 이야기를 듣는다. 하늘을 올려다 보라고, 별은 길을 알고 있다고. 찰리에게서 듣고 아이작에게도 전해준 이야기지만. 사실 저는 별들 사이에서 선명한 길을 찾지 못했다.)물론 정말 그러는 것과는 별개의 이야기지. 그런 건 아무도 바라지 않을 테고.... 원하는 마음을 상처로 남겨서는 안 되는 거니까. (미간이 곱게 찌푸러든다. 이런 장난은 누가 치는 거람?)아이작 플루토:(말없이 이어지는 말들을 들고 있다가 찌푸려진 미간에 문득 손가락을 가져갔다. 톡 하고 건드리고는 웃음기도 딱히 남지 않은 얼굴로 당연스러울 말을 내뱉었다.) ....네가 그럴 수 있다면 널 이해해보려 하겠지 나는, 그래도 조금 슬플거라고 생각해. 조금보다 더 많이.(손을 떼어내곤 중얼거렸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아. 장난은 선을 지키는 사람이 잘 치더라.)로라 보니타:....아이작을 슬프게 하고 싶지는 않은걸. (톡 닿았다 떨어지는 손길에 눈을 한 번 깜빡한다. 이내 눈썹을 폭 내리고는 웃었다.)아이작 플루토:...그럼 이건 정말 질낮은 장난으로 기억할 수 있겠다. 우리가 그런 사람들이니까. (마주보며 같이 눈썹을 내려보이곤 웃었다. 미묘하게 휘어접은 눈의 틈 사이로 비추는것에 가라앉은 기분이 잦아들었다.)[파란 꽃]옅은 보랏빛을 띠는 하늘색의 작은 꽃송이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풍성한 꽃송이가 퍽 볼만하군요. 파란 수국입니다.흰 방과 흰 가구 사이에서 시선을 잡아끄네요.[지능롤]아이작 플루토: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수국의 개화 시기가 언제였더라.아마 6월, 혹은 7월쯤이었던 것 같은데. 흐릿하군요.[옷장, 침대]아이작 플루토:(잡지에서 야회복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은데. 의미없이 떠올리며 옷장 문을 열었다.)옷장의 양 문은 경첩이 없는 것처럼 부드럽게 열립니다.옷걸이에 걸린 것은……로라와 아이작이 입은 것과 꼭 같은 야회복입니다.왜 똑같은 옷이 들어 있는 걸까요?[아이디어롤]아이작 플루토: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 야회복을 고른 것은 누구였던가요.로라?아니라면 아이작?기억은 희미하지만, 어째서일까.둘 다 아니라는 확신이 섭니다.우리는 정말로 이것을 입었던가요.파트너를 청하고, 손을 잡고, 그럴싸한 옷들을 고르고…….그렇다면 왜 기억에는 한 조각도 남아있지 않을까요?아이작 플루토:......딱히 어머니 취향도 아닌데, 그렇지. (1학년때 움직이는 계단을 본 첫 감상이 이런 느낌이였을까. 연이어 벌어지는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 일들에 고개를 살짝 기울고는 중얼거렸다. 기억에 없음이 확고했으며, 참견하길 좋아하는 제 어머니의 취향도 아니였다. 로라에게 고개를 돌린다.)똑같은 옷이 있잖아 로라. ....내가 준비하진 않은 것 같아, 확실하게. ....이상하지, 괜찮을거지만 여전히 이상해.로라 보니타:(눈이 마주친다. 잠잠하게 흘러나온 말을 듣는다. 그리고는 계속 한 대답을, 이미 아이작도 입에 올린 그 말을 한 번 더 한다.) 괜찮아, 아이작. (여전히 다정한 웃음 한 번과 함께) 한 벌 더 있으면 뭐라도 묻으면 갈아입기 좋고... 더 완벽한 순간을 만들고 싶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옷장 앞에 서 있는 파트너에게 팔을 뻗는다.) 괜찮으니까 이리 와.아이작 플루토:....하지만, (어쨌든 이 옷을 준비한건 너도 아니라는거네. 뒷말은 손짓 하나에 삼켜진다. 그런거라고 생각해, 확실치 않은 어조에 저 역시 생각한다. 우리는 신데렐라가 아니고, 요정할머니같은건 있지도 않은데, 넌 정말 그정도로 납득해도 괜찮은건지. 여러번 괜찮다며 손을 뻗는것에 생각이 마무리된다. 지금에 충실하자, 정도로.)....그 더 완벽한 순간은, 딱히 아무도 모르게 준비된 여벌의 옷같은게 아니라, 기억이겠지 로라.난 너한테 옷을 골라주거나... 파트너 신청을 하거나... 그런게 명확하지 않은게 아쉬워. 지금은 괜찮지, 지금이 완벽해서 더 아쉬워. (얌전히 옆으로 마주 서서 손을 잡아 올리고는 가볍게 깍지를 껴보인다.)로라 보니타:(변하는 날씨며 드레스 한 벌 따위가 뭐가 그렇게 중요할까.이제 와서 중요하지 않은 일들은 아무래도 좋았다. 아니, 내 앞에 있는 너 말고는 그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너만 봐도) 지금이 완벽한 걸로 난 충분해. 그래도 아쉬울까? (깍지낀 손을 꼭 잡고는 제 쪽으로 살짝 끌어당긴다. 이제 방 다 봤잖아. 나 조금 심심했어. 작은 투정과 함께.)아이작 플루토:...같이 있는게 너라서 더 아쉬운거지. ....별로야? (끌어당기는것에 딱히 힘을 주지 않으니 자연스레 이끌려 허리에 손을 감는다. 투정을 부리는 것에 눈을 한번 깜빡이곤 대꾸했다, 썩 싫은 말투는 아닌듯 평소와 같이 평이한 어조였다.)발이 아프다고 했으니까. 침대에 계속 앉아있었잖아. ...옆에 가도 돼?로라 보니타:하지만 푹신하니까 별로 일어나고 싶지 않았는걸... (눈을 깜박이고는 허리를 끌어안는대로 가볍게 품에 기댄다.) ...응. 내 옆으로 와.아이작 플루토:(침대로 다가가 자연스레 곁에 앉았다. 말마따나 푹신함이 느껴진다 싶었고, 마찬가지로 품에 기댄 온기가 익숙하다 싶었다. 고개를 한 손으로 틀어 제 어깨 위에 올려주었다.)로라 보니타:폭신폭신하지? 게스트룸에 있기는 좀 아까워. (작게 웃고는 손길을 따라 순순히 몸을 맡겼다. 제 숨결이 목가를 간지럽히겠다 싶어도, 당장 붙은 온기가 좋아 별로 떨어질 맘은 들지 않았다.) ...계속 불안해 보여. (나는 여기 있는데. 손을 뒤로 뻗어 등을 토닥인다. 허리에 팔을 둘러 안으면 들어오는 품이 빠듯하다. 어느새 혼자 이렇게 컸담. 이렇게 돌아보면 우리가 보낸 시간이 조금 신기해.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내쉰다.)아이작 플루토:...네가 우리 집에 올거라면 네 방에 더 푹신한걸로 놔달라고 할 수 있어. 마음에 들어할테니까. (잔잔한 얼굴로 대꾸하다, 그 한마디에 말 없이 몸을 기댄다. 그 팔에 가득 차게 끌어 안겨서는, 등을 토닥이는 손길에 저도 약간은 간지러울 금빛의 머리칼에 얼굴을 부빈다. 넌 언제부터 이렇게 작았지. 생각해보면 넌 항상 저보다 작지 싶었다. 반뼘만큼이던 한뼘만큼이던, 불안한가? 하지만 네가 작아서 불안한건 아니야, 넌 가끔씩 이리하곤 했으니까. 그냥...머리칼에 입을 맞추듯 읊조리며 눈을 한번 감았다.)불안해. 네 옆에 있으면 편하고, 불안해져.(모순으로 치부될 말을 내뱉곤 다시 눈을 떴다. 눈 안에 가득 담긴 색들이 눈이 부시긴 커녕 온전히 담아내기 좋았다.) 내 곁에 있어주니까, 잘보이고 싶으니까, 그래서 불안하지. 아마 계속 그럴거야. 난 너한테 잘보이고 싶어, 계속 있어주겠다고 말한 이후부터 쭉.로라 보니타:....너네 집에 갈 거야.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말한다. 이제는 조금 확신을 담은 채로. 가깝게 붙은 온기를 여실히 느낀다.) ....아이작은 늘 조금 걱정이 많았지. (머리칼에 입맞추듯 속살거리는 목소리, 조금 무겁고 단단하게 닿는 무게. 그 모든 것을 꼭꼭 눌러담듯 기억한다. 오늘은 제 삶의 언제라도 꺼내볼 수 있는 장면이 되리라.) 하지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 하고 싶어. 구태여 잘 보이려 긴장하지 않아도, 나는 그냥 아이작이라면 무슨 모습이든 좋으니까. (이렇게까지 솔직해질 수 있을지 몰랐는데. 네 솔직함을 듣고, 내 솔직함을 돌려 준다. 이 간단한 행위가 안타까울 만큼 사랑스러웠다. 허리를 끌어안은 손이 천천히 등을 타고 올라가 제게 기댄 머리를 가볍게 쓸어내린다.)아이작 플루토:....그럼 네 방에 꽃병이 새로 놓이겠지. 아마 어머니가 매일 갈아주실거야, 그리고... (확신을 담은 목소리에 돌려주듯 저 역시 단단한 목소리로 대꾸한다.) 그 꽃병엔 흰 장미도 담기고, 수국도, 가끔은 튤립도, 백합도 담기겠지.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고를거야 나는... 네가 거기 머무를테니까. (플루토가의 저택은 무얼 심든 토양이 좋아 곧게 자라곤 한다던 어머니의 말을 떠올린다. 이어지는, 저라면 뭐든 좋다고 하는 과분한 문장을 내뱉는 잔잔한 목소리와, 제 머리를 가볍게 쓰는 손길에 대한 답 역시 떠오른다. 고개를 살짝 돌려 네가 손짓하듯 작게 눈가에 입을 맞췄다. 떨어진 입은 눈가부터 코로, 입으로, 그리고 다시 들어올린 손위로. 불안한만큼 익숙할 편안함에 잠겨 나른히 눈을 감은 채 중얼거린다.)우리집에 나랑 같이 자란 나무가 있어 로라....그러니 네가 오면 나무를 새로 심자, 그럼 난 당연히 그게 또 좋아져서.... (말은 이어지지 못하고 다시 입술에 내려 앉는다. 끝말이 애매하게 뭉뚱그려지며 마무리된다.) ...나도 그래.로라 보니타:(흘러나오는 모든 말들은 불안할 만큼 편안하고, 곧 부서질 것만 같이 아름답다. 그 모든 풍경에 이제부터는 저를 짜 넣으려는 이야기를 듣는다. 조금 눈물이 나올 것 같은 기분으로 숨을 삼켰다. 내려앉는 입술만큼이나 애달프게 들린다. 이유도 알 수 없이 그런 기분이 되었다.) ....너라서 다행이야. (그 어리던 날들. 남은 인생을 서로와 함께한다는게 어떤 무게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했던 어린 날. 그 날의 만남은 우리 중 그 누구의 의사도 아니었지만.) 내가 만난 사람이 너라서 기뻐. (손에 입맞추는 고개를 들어 다시 입술을 맞댄다.)아이작 플루토:(언제나 자신은 표정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놀라면 눈을 한번 깜빡이고, 긍정 역시 조금 느리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며, 드물게 화가 났을 때에도 입꼬리의 끝만, 아주 작은 차이만이 이를 나타내곤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같은 감정은, 어떻게 그려지던가, 아이작 플루토는, 로라 보니타를 만나고 저도 알 수 없는 표정이 늘어난다고 생각했다. 거울을 매번 보는 것이 아니니 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지을 수 있는지, 그 모든 표정은 기억되지 않지만 적어도 매우 우스꽝스러울거란 생각을 한다. 그리고 로라 보니타만은 그 표정을 기억하겠지. 매번, 새로운것들을.)1학년때 편지를 쓴 적이 있지, 거기서...(말을 이어가는 입꼬리가 희미하게 위로 향하고, 눈은 놀란듯 조금 느리게, 두어번 깜빡이고. 끝에는 살짝 휘어접혀선...) 그 편지를 받은게 너라서 기쁘다고 생각해. ...언젠가 내가 좋아하고, 아마 그때에도 그렇게 느꼈을거라고 말했던 사람이 너라서 좋아. ....그리고 아마도 지금도,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끝맺음은 아주 어릴적 써내렸던 편지의 말 그대로였다. 애매하게 흐릿한 단어의 정의들로 이루어진 말들, 그리고 지금은 확실할.)로라 보니타:(아이작의 미미한 변화를 읽느라 전전긍긍하던 시절이 있었다. 정말 좋은 걸까? 정말 괜찮은 걸까? 돌이켜 보면 그 시절 역시 사랑이라는 단어 아래 묶을 수 있으리라. 사람은 많은 종류의 사랑을 하니까. 자라온 시간만큼 저는 아이작을 여러 모습으로 사랑한 것이다.) 나도. 나도 아이작을.... 사랑하고 있어요. (잠깐의 침묵 끝에 이내 말을 잇는다. 그렇게 오래 품은 마음이었는데도 말로 내놓기는 조금 어렵지. 다시 한 번 손을 찾아다 깍지를 껴 잡는다. 함께 보낸 시간이 이렇게 얽혀서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으리라. 이제야 정말로 알 수 있었다.)아이작 플루토:(침묵 끝에 이어진 말에 저가 할 말은 하나였다. 깃펜을 들고, 검은 잉크 자국을 남기며 제 이름을 쓰곤 꾹 눌러 마무리하던 편지의 마지막장처럼,) ...다행입니다. (고이 접어 몇글자 되지 않는 대답 안에 수십장의 편지를 적어 보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수십장은 더 보내게 될 것이다. 네가 그런 사람일테니까. 마지막 밤이라는 공간에 걸맞게, 깍지껴 잡은 손 위로 입을 맞췄다. 기억에도 남지 않은, 아쉬운 틈들은 네가 있으면 다시 메꿀 수 있는 것들이니까.).... 오늘 나랑 있어줘서 고마워, 이건 기억할거야 둘다.로라 보니타:(지금 이 순간에, 구태여 어떤 말이 더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입맞춤을 받은 손을 들어 볼을 어루만지고는 그저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기억할 테고, 너도 기억할 테지. 지금 이 순간을 잊는 날은 없을 거야. 그렇다면 감히 영원이라는 말을 붙여도 좋지 않을까.)[침대]새하얀 침대.로라는 이미 그 위에 자리를 잡은 지 오래입니다. 폭 파묻힌 모습이 퍽 편안해 보입니다.로라가 몸을 뒤척이자 시트 아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시트를 걷어내면, 매트리스는 새빨간 색으로 물들어 있습니다.무르익은 단풍잎들이 짓눌리고, 뭉개지며 시트를 칠한 것입니다.웬 단풍일까요?로라는 다시 한 번 웃고는 여상하게 대답합니다.로라 보니타:가을이니까.게스트룸의 창밖으로 붉은 단풍이 물결칩니다.가을바람이 선선해선 이따금 불안하게 흔들리는군요.마치 피에 젖은 것처럼 붉고, 붉고, 선명합니다…….그래서일까요?이렇게 불길하게 느껴지는 것은.[있을 수 없는 일을 목격한 아이작, 이성 체크]아이작 플루토: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이성 -1
그리고 이어서,문득 깨닫습니다.게스트룸에는 창이 없었노라고.[불가능한 일을 연속으로 목격한 아이작, 추가 이성 체크]아이작 플루토: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한편, 단풍잎의 표면은 하나같이 엉망입니다.짓눌렸거나, 뭉개졌거나, 찢어졌거나.심지어 벌레가 갉아먹은 것처럼 구멍이 잔뜩 나 있습니다.[관찰롤]아이작 플루토: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벌레가 갉아먹은 그 흔적이……삐뚤빼뚤하지만, 글자를 이루고 낱말을 맞춰 문장을 적었습니다.[당신의 온전한 행복을 바라요]이때, 로라가 아이작을 부릅니다.뒤돌아서 등을 내보인 로라는 고개를 조금 숙인 채로로라 보니타:우리 여기에 너무 오래 있었나..? 슬슬 다시 나가봐야 할까... 아이작, 목걸이 리본 좀 다시 매줄래?라고 부탁합니다.목걸이를 매듭짓는 리본이 헐거워진 모양입니다.아이작 플루토:....아, 그래. 내려가서 모처럼 춤도 더 추고싶어? (멍하게 단풍과, 존재하는 창을 살피다 퍼뜩 고개를 들곤 순순히 고개를 끄덕인다. 등을 내보인것에 조심스레 손을 올리고, 헐거워진 리본의 매듭을 풀어내렸다.)
리본의 매듭을 풀면……얇고 부드러운 천이 흘러내리고, 목덜미가 드러납니다.리본을 걷어도 로라의 목에는 여전히 붉은 것이 매여 있습니다.아니, 매인 것이 아닙니다.붉은……자국이군요.목덜미를 완전히 감싼 자국은 마치 실선처럼 얇고 가늘며, 새빨갛습니다.꼭...[아이디어롤]아이작 플루토: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1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정확히 자르기 위해 그려둔 절취선처럼.당장이라도 그 자국을 기점으로 머리가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질 것처럼 위태롭습니다.아이작 플루토:.......?로라, 이런데에 자국이, ....있었나? (기묘한 붉은 선을 손으로 쓸어 매만진다. 힘을 주어 가져다 대면 금방이라도 미끄러져 툭하니 뭔가 떨어질만한 불길한 위치에 부러 가다듬은 목소리로 묻는다.)로라 보니타:으응...? (드러난 목을 쓸듯이 매만지는 손길에 어깨를 움츠리고 반사적으로 작은 웃음을 흘린다.)자국? (목은 제 혼자 볼 수 없는 곳이니 고개를 숙여 보아도 눈에 보이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목에 난 자국이라면.....) .....글쎄? 리본으로 조이는 목걸이니까. 너무 오래 매고 있었어서 그런 거 아닐까?아이작 플루토:......아무리 그래도, 너무 선명하게 났는걸 자국이. ...다음엔 좀 더 편한걸로 사줘야할까 ....힘들면 이야기 하지 그랬어, 신발도. (미묘한 침묵에 고개를 기울이다 결국 끄덕이고 만다. 여전히 선명한 붉은 선 위로, 풀어내린 리본의 끝을 잡고 풀리지 않게, 그러나 조금은 편하게 매듭지어 놓는다.)로라 보니타:그렇게 힘들지 않았어.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하루뿐이잖아. 조금 예뻐 보이고 싶었는걸. (매듭에서 떨어진 손을 감싸잡았다.)이제 다시 내려갈까?아이작 플루토:평소에도 나는...아니야. (게스트룸으로 향하기 전, 중얼거렸던 말을 다시금 내뱉다 새삼스레 낯간지러운 기분에 집어 삼키며 손에 단단히 깍지를 꼈다. 와중에 발이 아프다던 신발을 한번 내려다보곤 조심스레 걸음을 옮긴다.) 내려가자, ...네 말처럼 하루뿐이니까.5. 겨울의 테라스다시 홀로 내려오면, 느린 음악이 흐릅니다.댄스 플로어에는 몇몇 커플이 춤을 추고 있고, 대부분은 테이블 근처에 서 있거나 자리를 비운 뒤입니다.휑하군요.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걸음을 옮기는데……무언가 이상합니다.이 사람들, 사람이 아니에요.머리가 있어야 할 목 위에는 부글부글 끓는 거품이 대신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모독적인 색.거품은 부풀었다가 터지고, 어떤 형태를 이루다 다시 녹아내립니다.두꺼비를, 혹은 뱀을, 그보다 더 차고 소름 끼치는 것을 닮은 형상을.[끔찍한 광경에 아이작, 이성 체크 1d3]아이작 플루토:rolling 1d3=()11이성 -1왜 여태까지 몰랐을까요?주위에 제대로 된 얼굴을 달고 있는 사람이라곤 로라와 아이작이 전부입니다.로라의 안색은 변함없습니다.괴이한 것들도 두 사람에게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끔찍함을 느끼는 것은 오직 아이작뿐입니다.귓가에는 여전히 평온한 음악이 흐릅니다.아이작은 어렵지 않게 한 가지 사실을 더 알게 됩니다.이 홀 내에는 곡을 연주할 악기도, 스피커도 없다는 것을.이 음악은 대체 어디에서 들려오는 것인가요?눈을 깜빡이면, 창밖에 까맣고 차가운 밤이 드리웁니다.앙상한 가지와 서리가 서린 창, 새까맣고 건조한 밤하늘……아, 그래. 겨울이에요. 이별과 죽음의 계절.이제 놀랍지도 않습니다.무엇을 묻고, 이야기하더라도 로라는 잠자코 아이작을 테라스로 이끕니다.격자창이 열리고, 커튼이 드리우고, 천 너머로 새어드는 희미한 불빛이 두 사람의 옆얼굴을 밝힙니다.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추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테라스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새까만 어둠, 심연. 그저…… 깊고 깊은 수렁이 그곳에 존재할 뿐.창을 통해 보았던 벚꽃, 여름의 녹음과 가을의 단풍, 겨울의 앙상한 가지는 찾아볼 수 없군요.로라는 아이작에게 샴페인 잔을 내밉니다.우린 테이블에 들리지 않았고, 내내 빈손이었는데 이 잔은 어디서 났단 말인가요?잔에는 투명한 연보랏빛의 무언가가 담겨 있습니다.로라 몫의 잔은 없고, 이것은 아이작의 잔입니다.아이작 플루토:......로라. (너는 왜 아무렇지도 않아? 질문을 삼켜낸다, 괴이한 사람들이며 테라스의 깊다못해 질척한 어둠까지. 변화라고 하기엔 기이할정도로 수상쩍은것에 네 표정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우리는 괜찮을 것이다. 네가 괜찮으니까, 나도... 여태 겪은 것들을 지워내고 제 앞의 것에 시선을 마주한다. 나올건 이름 한마디 뿐이였다. 잔 안에 든 색을 살피며 물었다.) ....내거야?로라 보니타:(오늘 내내, 서리 낀 창이 벚꽃의 연분홍으로 물들던 순간부터. 다시 푸른 녹음이 그 위를 덮고,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던 때를 건너 지금에 이르기까지. 네가 계속 삼킨 말을 모르지 않는다. 때로는 먼저 나온 답이 나오지 못한 질문을 유추하게끔 한다. 괜찮을 거야. 괜찮아. 지금도 이어지는 그 말이 애처롭다. 사랑은 원래 이토록 애처로운 것인가.) 네 거야. (잔 안에 시선을 둔 네게 시선을 둔다. 연한 미소를 띤다. 그래. 괜찮을 거야 아이작. 왜냐하면, 내가 네가 괜찮기를 바라고 있으니까.)아이작 플루토:.........너는 왜 안마시고, (너는 내게 해가 될만한 것들을 주지 않는다. 내 몸집이 이리 자랄만큼, 네가 반뼘보다는 조금 더 작게 느껴질때까지 함께하며 가장먼저 깨달았을 사실이다. 잔 안에 두었던 시선을 다시 마주한다. 일렁이는 연보라빛의 무언가와 제비꽃을 닮은 네 눈동자가 겹쳐 보이는건 이 어두운곳까지 도달하고 나서 나도 제정신이 아니게 된 탓인지, 알 수가 없었다. 눈을 가만 마주보며 한번 깜빡였다,이는 아주 오래된 긍정의 답이였지.) ....내가 마셨으면 좋겠어?로라 보니타:.....내 몫은 없거든. (연한 청안이 눈꺼풀 사이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모습을 찬찬히 지켜본다. 그 안에는 언제나 침착함이 서려 있다. 쉽게 불안해하고 예민해지는 성정은 그 안에 다정함이 있어서라는 사실을 안다. 지금까지도 저를 믿는, 그런 네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나는 자꾸 울고 싶은 기분이 되고 만다.) 마셨으면 좋겠어, 아이작. 나는 언제나...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이어져야 할 말을 삼킨다. 겉으로 내놓으면 부정을 타기라도 하는 것마냥. 기원처럼 속 안으로 꼭꼭 집어넣는다.) 너를 위했으니까. (혹여 그 방법이 잘못된 적이 있을지라도, 마음만은 언제나 그랬어.)아이작 플루토:(나는 언제나, 그 뒤어 삼켜진 말들을 상상한다. 몇가지 되지 않는 문장들이 머리를 헤집고, 이내 불이라도 밝힌듯 홀로 빛나는 문장은 하나였다. 너는 나에게 해가 되는 것을 주지 않으니까. 그런 사람이라서.)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어?(너는 나를 위했으니까. 이 어두운 테라스까지 손을 이끌고 나온 것도, 가끔씩 저보다 작은 몸집으로 품고는 도닥이는 손길이 있었으니까. 아버지의 서재에서 아주 어릴적 읽었던 내용들은 이따금씩 기억을 맴돈다. 페르세포네는 석류를 억지로 먹었을까, 아니면 그 곳이 마음에 들어서, 제 앞의 상대가, 이 곳이 사무치게 좋아서. 해석은 여러가지라던, 먼지끼인 서재 안의 아버지가 제 기억의 존재한다. 끝이 휜 안경도, 나긋한 목소리도. 그 기억의 끝은 언제나 대부분 너로 이어지니까. 잔을 바라보곤 고개를 끄덕였다.)로라 나는, 지금도 행복해. ...정말로.(입가에 잔을 가져다 댄다. 그 수많은 해석들 중 자신은 굳이 하나의 이야기가 좋았다. 그것은 온전히 그녀의 선택이였으리라는, 흔한 사랑이야기가.)로라 보니타:....제발 행복했으면 좋겠어. 정말이야. (어떤 걸림도 없이 부드럽게 잔을 건넨다. 지금도 행복해. 그 말에 끝내 참으려던 눈물이 툭 떨어지고야 만다.)잔을 기울이면 아찔한 단내가 쏟아집니다.지독하고 강렬한 향기와 달리 혀를 적신 것에선 아무 맛도 나지 않습니다.향수 탄 물을 마시는 것 같은 끔찍한 기분입니다.곧이어 잔 속의 액체처럼 머릿속이 출렁입니다.기억이 뒤섞이고, 재조립되고, 다시 완성되는 메스꺼운 감각.독을 마신 것처럼, 로라가 선물한 부토니에마저 순식간에 시들고 머리를 떨굽니다.[아이디어롤]아이작 플루토: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떨어지는 부토니에에 시선을 두면, 순식간에 머리를 가득 채우는 기억이 있습니다.그 날의 로라를 기억하나요?서로를 조금만 더 기다려주기로 약속했던 날.짠 눈물 사이에서 서로를 끌어안았던 밤처럼언제까지인지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는 약속은 너무 길었고흘러가는 시간은 너무도 짧았습니다.살루스와 아에테르노가 마지막으로 대치했던그 아수라장 사이에서 서로의 시선이 마주쳤던가요?그저 눈 먼 지팡이였는지, 갈 곳 잃은 증오인지 모를 것이로라의 목을 스쳐간 순간에도 그랬던가요?야속하게도 빛이 꺼지고 만 눈동자가그 순간까지 여전히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음을아이작은 알고 있을 거예요.이것은 착각도, 망상도 아닙니다.분명한 진실입니다.그러나 때론 기만보다 진실이 더 잔인한 법이에요.[진실을 떠올린 아이작, 이성 -1d3]아이작 플루토:rolling 1d3=()11이성 -1아이작 플루토:(시야가 흔들리고, 아직까지 타는듯한 쓴 맛이 입 안을 맴돌때, 고개를 숙인 시야 앞에 가장 먼저 자리한건 형편없이 시들어 떨어진 부토니에였다. 제 머리를 스쳐 지나간 기억들은 속까지 시릴만큼 차가웠으며, 날카롭고, 노란빛이란 찾아 볼 수 없었다, 겨울처럼. 다시 눈을 느릿하게 깜빡였다. 저가 고른 목걸이와, 기억에도 없을 드레스를 걸친 네가 있다. 다시 눈을 깜빡인다. 목걸이 안에 영문모를 붉은 선을 가지고 있는 네가 있다. 변한것들 중 변하지 않았던것이, 변해서는 제 앞에 서있다. 그저 잠잠히 물을 수 밖에 없었다, 아이작 플루토는, 티가 나지 않는 사람이니까. 목소리의 끝이 억눌렸다.)로라, 지금은.... 지금은 어때. ....손 잡아도 될까? (많은 것을 담을 수 없었다. 그저 점멸해가는 불빛속 잡지 못했던 것에 손을 내밀어 보인다.)로라 보니타:...언제나 손 잡아도 되는걸. 기다린다고 했잖아. (다시 한번 눈물이 떨어진다. 모든 것을 기억하고 나서도, 이 남자가 하는 말이란 것이 이렇다. 이 순간마저도 저를 먼저 생각하고, 제 의사를 먼저 묻는다. 억눌린 목소리 안에 들어차있을 감정을 저는 감히 헤아려 볼 수도 없다. 왜 몰랐지. 이런 단단함이 옆에 버티고 있었는데, 왜 희미한 미래를 불안해했지. 다시는 실수하지 않고 싶었는데. 나는 왜...)(내밀어진 손을 잡는다. 그 손 하나에 매달리듯이 거리를 좁히고 선다.) ....미안해. (네 얼굴을 보자마자 터져나오는 말은, 사랑을 속삭이던 고백과도 같았다.)아이작 플루토:(거리를 좁히고 선 것에 볼가를 흐르는 눈물을 닦아낸다. 아주 깊은 어둠속에서 그럴 일도 없을텐데. 희미하게 빛을 내며 툭 떨어지는것을 제 손으로 받아들곤 볼을 감싼다. 기다린다고 했잖아. 종종 어떤 말들은, 의미를 담기도 한다. 의미를 담은 말들은 기억이 되고, 기억은 이내 사람이 된다. 기다릴게, 그 말이 가지는 의미는 비단 단순한 것이 아니였을텐데. 붙잡은 볼과 쥐어잡은 손, 모든것이 익숙하고 한편으론 모든것이 생경했다. 가만히 이마를 마주한다.) ...내가 조금, 늦었었잖아 로라.(꽉 쥐어잡은 손에 더 힘을 주곤 단단히 얽는다. 토해내듯 나오는 한마디에 저도 꾹 다문 입을 연다. 무엇이 미안하지, 왜 여기 있는지. 너는 이미 너무 많이 기다렸으니까.) .....아니야, 그래도 옆에 있어. 앞으로도 옆에 있고, 같이 있어 로라. 지금도.로라 보니타:(볼가를 훔치는 손길에 눈물이 더 솟고 만다. 떨어지던 눈물은 이윽고 파동이 큰 울음이 된다. 가파르게 숨이 오르내리고 어깨가 떨리는. 제 억지를 받아내느라 한참을 노력했어야 할 사람인데 이번에도 그런 노력을 하게 만들었다. 고개를 젓는다. 그마저도 이마에 닿은 온기가 떨어질세라 미약한 움직임이었다.) 네가 늦은 게 아니야. 내가.. 내가 더 기다리지 못했어. (옆에 있으란 말에 눈을 뜬다. 눈물에 젖어 뿌연 시야여도 바로 앞에 네가 있다. 이 사실이 사무치도록 안심이 되지만 이어지는 말이 또 못내 아리다. 더 이상은 옆에 있을 수 없다는 걸 너도 알고, 나도 아는데.) ....이번에는 조금 더 기다릴 수 있어. (완만한 거부의 말이 천천히 입 밖으로 흘러나온다. 이런 말을 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이상하지. 나는 그냥 네 옆에 있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감히 영원한 헤어짐이 없기를 바란 것이 문제였을까.)아이작 플루토:(어깨가 잘게 떨리고, 숨이 한번 크게 오르내렸다가, 참아내듯 잠잠한, 아주 익숙한 버릇들이 품 안에 있다. 플로어에서도 이 곳에서도, 그리고 아마 그날의 이전의 이전에도, 몇번이고 되새겼을 버릇들. 이마에 닿은 온기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눈을 뜨니 또 다시 익숙한 제비꽃색이 보이고, 달싹이는 입술은, 그 뒤는... 너를 담아내듯 한참을 살핀다. 그리곤 아주 천천히, 픔에 넣어 안는다. 손을 마주 잡고 달래는 것보다, 아주 확실한, 플루토가의 오래된 애정이 아닌 이는 너와 나의 오래된, 기억일것이다.) ....얼마나 기다릴 수 있는데? 나는, .....아주 오래, ....아주아주 오랫동안.(틈도 없이 붙어 떨림을 느낀다. 너에게 받았던 것을 손 끝으로 내보인다. 느릿하게 등을 도닥이며 쓸어내리고, 한참을 묵묵히 끌어 안으면, 많은 생각은 가시고 진짜만 남으니까.)......내 옆에 있어 로라, 네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기다릴게, .....안돼?로라 보니타:....네 옆에 있고 싶어. 나도 그러고 싶어. (바람 한 줄기도 들어오지 못할 만큼 꼭 끌어안긴 몸이 좋았다. 한참을 등을 쓸어내리는 손길도. 그 따듯함이 여전해서 마음을 털어놓고야 만다. 어쩔 수가 없다. 저는 언제나 무르기 그지없는 사람이었으니까. 때 늦은 후회와 눈물이 숨을 막는다.) 꽃병의 꽃을 같이 고르고, 정원에 핀 장미를 보고, 네 나무 옆에 새로운 나무를 심고. .....그냥 그렇게. 너를 사랑하고 싶어. (어린애가 떼를 쓰듯이 쏟아진 말은, 다시 한 번에 멈춘다.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사실 역시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고개를 숙인다. 어깨에 이마를 대고 울음 섞인 숨을 고르려 노력한다.) ......나도 이제 아주 오래 기다릴 수 있어. 아주 오랫동안. (너를 기다리는 일 말고는 이제 내게 남은 것이 없다. 길이 어두워도 너를 기다리는 일을 별빛 삼아서.) ...아주아주 오랫동안. 너를 사랑하는 만큼.아이작 플루토:.....왜, (같이 가면 안돼? 의미를 잃은 말이 입안에서 부스러져 맴돈다. 어디로? 떼를 쓰듯 쌓이고 쌓인 말들이 가슴 한구석에 턱 박혀 좀처럼 빼내지질 않았다.아마 이 말들은, 네가 나를 떠나고도, 내가 너를 떠나고도 한참을, 어쩌면 평생을 남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곪아 문드러지고 썩어서, 제 콧가에 자리잡은 흉터마냥 아주 큰 흉이 될 것이다. 하지만,).....꽃병의 꽃은 매일 골라둘게, 내 나무 옆자리는 항상 비워둘거고, 장미도 매번, 매번 심을거야. ....너를 사랑하니까, 거긴 네 자리야 로라. 나는, 거기 있을거야. (숨을 한번 들이키고는 그리운 향이 나는 머리칼에 고개를 묻었다. 어깨가 축축하니 젖어드는 감각 역시 오래 잊히지 않기를 바랬다. 제 콧가의 흉터는 어머니의 울음소리를 담았지만, 그와 동시에 간밤에 찾아오던 촛대의 불빛과, 발을 들어 흝어 내리던 네 손길 역시 같이 담았다. 온전히 검게 남는 것은 없다. 그러니 지금이 아주 크게, 눈에 띌 정도로 흉이 되어 남아있길 바란다. 사람을 기다린다는건, 잊지 않고 머무르고, 찾아간다는건 그런거니까. 나는 딱 그만큼 너를 사랑하니까.).....로라, 우리 어머니는 아직도 정원에 흰 장미를 심어. (그녀가 그를 기다리는 것처럼. 이후론 아무 대꾸 없이 어깨를 떼어내고 입을 맞췄다. 살짝 떨어진 틈 사이로 속삭였다.) ....찾아갈게, 너무 늦지 않게. 흰 장미를 너한테 주기로 했으니까.로라 보니타:(나 사실은 외롭고 무서워. 어디를 걷게 될지도 모르는데 옆에 너마저 없는 순간들을 어떻게 버텨야 할지 잘 모르겠어. 하지만 같이 가자고 할 수는 없잖아. 너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나 역시 사랑하는데. 나로 인해서 네가 떠나게 되면. 다시 한 번 남겨지는 아픔을 겪게 할 수는 없잖아.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는 안다. 떠나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이었을지. 두려움과 미련과, 미안함과 애절함. 네가 그런 마음이 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무슨 꽃을 꽂았을까 매일 궁금해할게. 내 나무가 없어도 빈 자리가 외롭지 않도록 작은 꽃이 옆에 피기를 바랄게. 장미가 핀 모습을 상상할게. 너를 사랑하니까, 내 자리를 의심하지 않을게. 네가 거기 있다는 걸 언제나 기억할 거야. (울음 사이사이로 네 말을 꼭꼭 되씹어 대답을 전한다. 너를 사랑할 테니 우리는 변하지 않을 거라고. 다시는 예전처럼 될 수 없지만, 네 손을 잡고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은 남아 있다고.) ....아이작. (잘 떨어지지 않는 입을 몇 번이고 달싹이다 이윽고 흘러나온 목소리는 작고 불안하지만, 네게 올곧이 들릴 정도로는 선명했다.) 내가 너를 행복하게 했었을까?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결국 네게 지워지지 않을 흉이 된 사람이겠지만 염치없게도 그러길 바란다. 오롯이 그러고 싶어 마지막 인사를 할 무대를 만들었으니까. 너는 늘 생각이 많고, 모든 일의 요인을 스스로에게서 먼저 돌이켜 보니까. 혼자서 곪아버릴 부분이 있을까 봐. 최대한 어루만지고 싶었어. 그만큼 너를 사랑해서.) 나는.... 나는 충분히 행복했어. 너무 행복해서 그랬던 거야. 너는 언제나... 나한테 충분한 사람이었어. 과분할 만큼.늦어도 괜찮아. (떨어진 틈 사이로 다시 속삭이듯 대답을 전한다.) 이제는 너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나는 행복할 거야. 다시 만나는 날 네가 흰 장미를 들고 와 줄 테니까. 나는 그럴 수 있어.아이작 플루토:(울음 섞인 말들로 한글자 한글자 전해지는 진심을 담았다. 이것 역시 그대로 가져갔으면 했다. 조금 깊게 남을 흉터의 아래,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아늑하고 깊은 곳에. 무엇을 심던 곧게 자라난다던 익숙한 저택의 토양처럼, 아주 깊게 묻어 두었다가 널 다시 보는날에 새싹이나마 틔운다면.... 숨을 작게 들이켰다. 어린날 나는 널 자주 바래다 줬었지. 기숙사 사이를 가로지르는 그 복도가 어린 나이에 전혀 무섭지 않다면 거짓말일것이다. 그럼에도 꾸준히 오갈 수 있었던건, 미약한 불빛도 아닌 네가 손을 잡고 있었으니까. 네 손을 들어 올리곤 쥐어 보였다. 다시는 놓치지 않게, 이어질 답의 한줌도 새어나가지 않도록.)....내가 충분한 사람인건 너에게만 그래,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중심에 네가 있으니까, 그래서 변하는거야. 그래서 편지를 쓰고, 손을 잡고, 입을 맞추고, 장미를 심는거지. 너는 나한테 항상 그랬어, 너는....특별해 로라.(흰 장미꽃은 아니지만. 꽉 쥔 손을 한번 흔들어 보였다. 남은 대답은 확고하고, 아주 간결했다. 어린날의 그날처럼.) 나는 행복해,언제나. ...손을 잡고 있잖아.바래다줄게 로라, 밤이 늦었고 어두우니까.로라 보니타:(꽉 잡힌 손이 흔들린다. 나를 이렇게까지 흔들 수 있는 것은 네가 유일하다. 세상이 반 바퀴 돌아서, 나는 이제 밤길을 걷고 너는 다시 아침을 맞이하게 되더라도. 더 이상은 닿지 못할 세계에서도 영원히 변하지 않을 명제다. 네가 손을 잡아 주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많은 것들이 내 안에 녹아있다는 사실을,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겠지만. 그런 후회를 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래도 이제라도 알았으니까. 너를 기다리는 동안만은 흔들려도 꺾이지 않을 수 있을 터다. 너는 정말로 그만큼이나 특별하다. 고개를 끄덕이고는 네 품에 안겼다. 여전히 손을 맞잡은 채로.) 아침이 너를 찾아올 때까지만 같이 걸어줘. (그 다음부터는 혼자 걸어볼게. 괜찮아. 외롭고 불안해져도 네가 같이 걸어준 시간을 기억할 거야. 네가 나를 생각하고 장미를 심었을 것을 기억할 거야. 그러니 정말 괜찮아.)아이작 플루토:(고개를 작게 끄덕이곤 맞잡은 손을 앞세운채 걸음을 옮겼다. 앞은 여전히 어둡고, 무엇도 보이지 않았으며, 이 앞길을 계속해서 걸어나갈 것은 너였지만, 그래도.) 로라, 나는 네가 어딜 가도 기다리고 같이 걸어줄 수 있어. 그러니까....놓지마. 계속 뒤돌아봐줘,(아침은 다시 오니까,너를 이해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그 곳이 너에게는 안락하지 못했던걸까, 내가 먼저 손을 놓은걸까, 모든 부정들이 쌓이고 쌓여도 결국 답은 하나였다. 너는 단단해질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 나는 계속 불러야지, 네 무른 구석이 되어 끝없이 뒤돌아보게 해야지. 잊지 않게, 아침의 코 앞까지.)로라 보니타:알아. 이제는 알아. (고개를 끄덕인다. 맞잡은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는 조금 당긴다. 턱없는 힘에도 너는 늘 끌려오니까. 그 품 안에 들어가 안긴다. 품의 너비와, 단단함과, 잔잔하게 뛰는 심장 박동. 나보다 한참이나 큰 손이 받치는 감촉. 그 모든 것을 생생하게 마음 속에 몇 번이나 덧그린다. 어딘가 계속 불안하고 흔들리는 나를 여기까지 받쳐 준 것이 네 단단함이다. 내 단단한 구석을 계속 기억해야지. 그래야 너를 다시 만날 날까지 혼자서도 기다릴 수 있지. 언제라도 꺼내볼 수 있도록 한참을 곱씹고 또 곱씹는다. 무정할 만치 금방 돌아올 아침을 안다.) 놓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슬퍼할 필요도 없지, 우리. (눈물로 발갛게 물든 눈이지만 이렇게 말해도 될 거야. 아침이 올 때까지 우리는 인사를 할 테니까. 다시 서로를 기다려 줄 약속을 할 테니까.)절절한끔찍한아름다운슬픈애절한그 어떤 형용사를 이 결말에 붙일 수 있을까요?다만 이 하나만은 이야기할 수 있을 겁니다.충분한 인사를 나누고, 두 사람이 이별을 다짐했다면 그때가 결말이라는 것을.문설주를 따라 덩굴이 싹을 틔웁니다.연록색의 줄기, 희고 둥근 열매.겨우내 살아남고 겨울의 끝을 알리는……겨우살이입니다.겨우살이 아래에서 입 맞춘다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하던가요.이 얼마나 고전적이고 고리타분한 클리셰인지.[아이디어롤]아이작 플루토: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하지만 사랑받기에 클리셰라는 말이 있지요.이것은 아이작의 행복을 바라는 로라의 클리셰,단 하나의 소원입니다.겨우살이 아래에 선 로라가 웃습니다.로라 보니타:고마웠어, 아이작.아이작 플루토:.....로라, (고마웠다는 말 대신 그에 화답하는 안부인사는 뒤늦게 미련이 고개를 든 듯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다만 고개를 다시 들고, 더이상 뜸들이지 않은 입술로 말할 뿐이다.)...입 맞춰도 될까?로라 보니타:(지금껏 맞잡고 있던 손을 다시 한 번 단단히 고쳐 잡았다. 이 손을 놓고 싶지 않다는 미련이 지금 이 순간까지도 불쑥 치고 올라온다. 그 마음을 다시 저 깊은 곳으로 꾹꾹 눌러 놓고는 미소짓는다. 대답 대신, 발뒤꿈치를 들어 먼저 입을 맞췄다.)아이작 플루토:....나중에 봐 로라, 아침에. (고쳐잡은 손을 끌어 제 어깨에 기대었다. 발 뒤꿈치를 든 것에 익숙한듯 끌어안고 살짝 들어올려 시선을 마주하곤 속삭인다. 눈물은 진즉 말라 나오지 않았고, 속이 잠겨 볼품없는 목소리였지만, 이 순간이 두고두고 기억되길 바랬다. 그땐 그랬었지, 지금은 만났으니까 따위로, 아주 가볍게. 마지막이 아닐 인사를 전한다.)로라 보니타:(하도 울어 이미 엉망이 된 저와는 달리 마른 눈가에 보이지 않는 눈물이라도 고인 듯이 천천히 쓴다. 사실은 내가 남길 조금의 흉마저도 닦아내고 싶은데, 역시 안 되겠지. 다만 네가 너무 아프지만 않았으면, 앞으로 서로를 기다릴 순간들에도 행복이 있었으면. 반쯤 목이 쉰 목소리까지 꼭꼭 기억하기 위해 안에 담아 두었다.) ...나중에 봐, 아이작. (웃는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다. 웃으며 헤어져야 웃으며 만날 수 있을 테니까. 그토록 두려워했던 이별 앞에서야, 이 이별이 끝이 아니며 너와 다시 만날 아침이 올 것임을 믿는다. 다시 한 번 짧은 입맞춤을 하고는 떨어졌다.)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것과 동시에 아이작은 직감합니다.막이 내릴 때가 되었다고.이제는 완벽한 이별이라고…….저편의 모서리가 희게 새기 시작합니다.아침이 밝고 있는 것입니다.밤중에 만나 아침이 되면 사라진다니.이 얼마나 서러운 운명인가요.몇 번을 겪더라도 이별은 참담하고, 먹먹하고, 서글프기만 합니다.그래도……아이작은 눈을 뜹니다.어둑한 시야에 익숙한 천장이 보입니다.아이작의 방입니다.샹들리에의 화려한 불빛,모독적인 머리를 한 정체 모를 괴물들,창 너머로 흐르는 사계와 꽃잎처럼 흩어지는 드레스 자락…….주위를 둘러보아도 로라는 온데간데없고, 사위도 쥐죽은 듯 고요합니다.무엇도 존재하지 않는 아이작의 세계,현실,새로운 아침.꿈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 법이니까,당연한 이야기죠.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로라와 나눈 이별은, 마지막 인사는 완벽했나요?로라의 바람대로 모든 슬픔을 씻어내고, 행복해질 준비가 되었을까요?한낱 꿈으로는 턱없이 가누기 힘든 슬픔이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아요.한여름 밤의 꿈은 짧을지언정 잊히지 않을 테니.잠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베개 아래를 들추면 흰 카드 한 장과 시들지 않은 연보랏빛 꽃을 발견합니다.카드에는[언제나 사랑해, 아이작. 사랑하는 만큼 행복했으면 좋겠어. 흰 장미꽃을 들고 다시 만날 아침까지.]라고 쓰여 있습니다.분명히 로라의 필체입니다.눈을 깜빡여도, 문질러 보아도 그것은 사라지지 않습니다.생생하게 만져집니다.마치……꿈이 아닌 것처럼.하지만 말도 안 돼요.죽은 이의 편지를 받을 수 있을 리 없잖아요.꿈이 아니라면 이것을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요?답해주는 이는 없습니다.창 너머의 새 지저귀는 소리만 선명합니다.하지만 이것에 이름을 붙인다면,기적이라 불러도 좋겠지요.END 2.티타니아, 한여름 밤의 꿈은 끝났어요.-함 께 춤 춰 요 새 벽 을 향 하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