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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나루시-결혼전야
    카테고리 없음 2019. 7. 27. 17:10






    결혼전야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탐사자로 갔어요

    평범하게 결혼 전날밤이라고 했습니다....






    인장도 맞췄다

    창백한 체온 이후로 플레이를 꽤 길게 했더라구요 6시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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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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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은 루시와 안나의 결혼식입니다.
    그러나 결혼 전의 연인이 종종 그렇듯, 두 사람은 사소한 계기로 크게 싸워버렸습니다.
    잔뜩 화가 난 안나가 집을 나가버린 것도 늦은 아침 무렵의 일입니다.
    이렇게 싸우고 엉망진창인 결혼식을 치를 순 없으니……
    역시 안나를 달래주러 가야겠죠. 늘 그랬듯이요.
    가뜩이나 기분도 안 좋은데 문 밖에는 비바람이 몰아치네요. 이렇게 비가 오는데 안나는 어딜 간 걸까요?
    루시가 한숨을 내쉬고 자동차 키를 챙기던 그 때, 초인종이 울립니다.
    “루시, 나야. 오전엔 미안했어. 지금 들어가도 될까?”
    안나입니다. 인터폰 화면 너머의 그 얼굴이 유독 낯설게 느껴집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어쩐지…… 갑자기 묘하게 성숙한 느낌입니다.
    루시가 문을 열어주면 안나가 젖은 우산을 털며 들어옵니다.
    서늘한 빗물에 얇은 셔츠가 달라붙어 살갗이 비칩니다.
    오늘은 결혼전야.
    밤늦도록 그치지 않을 비가 창문을 때립니다.
    바깥은 여전히 비바람이 몰아칩니다. 시계는 거의 자정을 가리키고 있고, 언제나 그렇듯 집에 있는 사람은 단 둘입니다.
    약혼한 두 사람이 야심한 밤에 만난다고 생각하니……
    같은 묘한 생각에 새삼스럽게 빠져있을 때,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와 동시에 안나는 루시의 손목을 잡아끌어 그 손등에 조심스럽게 입을 맞춥니다.
    안나 로즈빌:내 생각이 짧았어. 역시 부케는 네 말대로 하얀 장미가 좋을 것 같아.
    사과할게. 기분 풀어. 내일 결혼식이잖아.
    루시 스타인:....나도 미안, 이번엔 내가 생각이 짧았던 것 같아. (이렇게 순순히 사과해오는건 드문 일인데, 결혼 전야는 사람이 변하기라도 하는건가,)
    맞아, 내일 결혼식인데.... 감기 걸리면 어쩌려고,
    어디 갔었어?
    안나 로즈빌:(연인에 대한 평가가 너무한데)
    ....그냥 카페. 가끔 가는 곳 있잖아.
    .응, 오늘 비 너무 많이 오더라. 위험하게.
    루시 스타인:... 마중 나오라고 하지, 거기까진 좀 아닌것 같았어? (옅게 웃으며 어깨를 감싸 안았다, 체온이 좀 낮은데.)
    안나 로즈빌:그렇게 싸우고 나갔는데 어떻게 불러내. 나도 염치가 있지.... (빗물에 젖은 몸을 살짝 떨었다. 여린 숨이 네 어깨에 내려앉았을까)
    안나가 이렇게 순순히 굽히는 사람이었던가요? 루시는 약간 어안이 벙벙해집니다만, 안나는 전혀 개의치 않은 듯 태연하게 안으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조금 어색한 기류가 두 사람 사이에 흐르기 시작합니다.
    멀뚱히 서있던 안나는 뭔가 말하는 대신 거실 소파에 앉습니다. TV에선 아나운서가 실시간 기상 정보를 상세히 설명 중이군요. 
    밤새 비가 쏟아지겠지만 내일은 맑을 거라는 희소식이 흘러나오던 중… 안나가 리모콘을 조작해 TV를 꺼버립니다.
    완전한 정적, 묘한 긴장감이 두 사람 사이를 감돕니다.
    그리고, 안나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입니다.
    "오늘은 결혼 전 날이기도 하고…… 아까 싸워서 더 그런가. 혼자 있고 싶지 않은데. 내내 같이 있어주지 않을래?"
    당황한 것도 잠시, 안나의 목덜미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고정됩니다. 여기저기 맺힌 물방울이 살결의 선을 
    타고 매끄럽게 흘러내려갑니다. 살짝 비치는 어깨와 등에도 눈길이 가는군요. 비 때문일까요, 평소의 안나와 뭔가 다릅니다. 
    조금 더……
    그런 시선을 눈치챈 듯 안나는 다시 입을 뗍니다.
    안나 로즈빌:아무래도 샤워 먼저 해야겠다. 루시 나 욕실 좀 쓸게?
    안나는 목욕을 하러 갑니다.
    루시 스타인:(어벙벙)
    루시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안나가 많이 추워보이기도 하고, 결혼식 전에 감기라도 걸리면 곤란하니 따뜻한 차라도 
    한 잔 준비해주자고요.
    거센 빗소리와 욕실의 물소리, 그리고 차를 끓이는 소리가 화음을 이루며 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 실내를 채웁니다.
    투명하고 서늘한 소리는 아까의 안나를 떠올리게 합니다.
    분명 평소와는 다른, 묘한 분위기였죠.
    그 냉기를 품은 말캉한 입술을 생각하니 어쩐지 목이 탑니다. 그런 느낌은……
    "♪♬♪――――"
    뚝, 루시의 생각을 끊는 벨소리가 들려옵니다.
    ……잠시 놀랐으나, 안나의 핸드폰입니다.
    그냥 두면 저절로 끊길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오래 울리네요. 요새 일하고 있는 약국의 일일까요? 받아서 부재중이라고 전달해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안나의 가방에서 핸드폰을 찾아볼까요?
    [작은 액자, 상자, 다이어리, 핸드폰]
    루시 스타인:.... 급한 일인가? 괜찮겠지. (핸드폰을 들고 전화를 받았다.)
    시끄럽게 울리고 있습니다. 분명 얼마 전에 새로 맞췄다고 했는데, 그 새 떨어뜨렸는지 화면에 긴 금이 있습니다.
    내내 울리던 것은 전화가 아니라 알람입니다. 왜 이런 시간에 알람을?
    루시 스타인:... 이 시간에 일어날 일이 있나? 약속인가? (원래 생활 패턴이 불규칙하긴 했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 때, 뒤에서부터 손이 쑥 뻗어져 나옵니다.
    "봤어?“
    으스스한, 공포영화에 나올 법한 말투.
    루시 스타인:어? 뭘?
    그렇게 말한 안나는 루시의 손에 들린 핸드폰을 잡아채더니, 가방 안으로 던져 넣습니다.
    방금 샤워를 끝낸 듯 스치는 살결엔 온기가 채 빠지지 않았네요.
    루시가 뭐라 변명하기도 전에 안나는 그 뜨끈하고 발그스레한 뺨을 루시의 목덜미에 대곤 가볍게 입 맞춥니다.
    안나 로즈빌:마음대로 보면 어떡해?
    루시 스타인:...어? 아니... 전화인줄 알고, (왜이러지, 어쩐지 어색한 느낌이 들어 몸을 살짝 빼냈다. 감기기운이 있나? 
    열이 있는것도 같고...)
    미안, 보면 안되는 거였어? 알람이 맞춰져있던데...
    안나 로즈빌:알람...?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찡그리듯 웃고는)
    아.. 아냐, 별 거 아니었어.
    루시 스타인:...이 시간에 나갈 일이라도 있었어? (걱정스러운 투로 한번 더 물어보았다. 아까 몸을 뺀게 그새 맘에 걸려 다정스레 손을 잡아주었다.)
    안나 로즈빌:(잡힌 손을 보며 얼핏 웃음을 지었다. 가만히 네 손을 내려다보며 조금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음 아냐. AM이랑 PM을 헷갈렸던 것 같아. 이 시간에 무슨 볼일이 있겠어.
    와, 사과하니까 좋네. 가방 뒤지려다 들킨 사람이 손도 잡아 주고? (킥킥 웃고는 네 어깨에 가만히 볼을 기댔다)
    루시 스타인:뒤지려고 했던건 아니고... (머쓱하게 고개를 젓다 기대어진 볼을 보곤 머리를 매만져주었다, 화가 난건 아닌것 같으니 다행이다.)
    샤워한다면서 다 했어? 빨리 끝났네.
    안나 로즈빌:응.. 정말 샤워만 했어. 비 맞았더니 샤워기 물도 맞기 싫더라.. (꼭 붙어있는 탓에 웅얼거리는 소리마다 네 목덜미에 입술이 스쳤다)
    루시 스타인:그래도 물기는 제대로 말려, ...말마따나 내일 결혼식인데 아프면 안되잖아. (목덜미에 스치는 느낌에 눈길을 괜히 돌리곤 말했다. 간지럽기만 한 느낌은 아닌게 더 신경이 쓰였다.)
    아니면 내가 말려줄까? 피곤하면,
    안나 로즈빌:귀찮은데... 가만 두면 마르지 않을까? 타월로 말리는 건 다 했어..
    안나는 그렇게 한참 루시의 목덜미에 입을 지분거리다 물러섭니다.
    밀착된 상태라 몰랐는데, 안나는 샤워 가운 한 장만 입고 나와 있습니다.
    여태 그런 상태로 닿아있었다니… 어째 목덜미 부근이 후끈하게 달아오르는 것 같습니다.
    루시 스타인:... 그럼 옷이라도 갈아 입어, 밤새 비 온다던데 체온 떨어지면 어떡해? 
    (애써 감기 걱정을 하며 말을 돌리려 애썼다, 피곤 할 일을 만들면 내일 네 컨디션이 좋지 않을까봐. 샤워가운을 여매주었다.)
    안나 로즈빌:...흐음. (가운을 여미는 손길에 고개를 갸웃하고는 작게 웃는다)
    그런 루시를 보고 안나는 그저 작게 웃습니다.
    조금 큰 샤워 가운은 느슨히 여민 틈새로 얼핏 맨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뜨거운 물을 오래 쐬었는지 조금 발그레해진 목선이 드러나고…
    어라, 안나한테 저런 부위에 흉터가 있었던가요?
    루시 스타인:...안나, 다친적 있었나? 여기. (무의식적으로 보여진 흉 자국을 가만 쓸고는 물었다. ...언제 생긴거지? 모를 리가 없는데.)
    안나 로즈빌:어? (목가를 쓰는 손길이 간지러운지 움찔거리고는)
    뭐야, 내가 거기에 상처 지는게 한두번이야? 새삼스럽다
    루시 스타인:.... 아, 아니. 그런게 아니라. (툭 뱉어진 말에 귀 끝이 달아오르는 느낌이였다. 평소답지 않게 왜 이래 정말, 고개를 한번 젓고는 말을 다시 이었다.)
    언제 생긴거야? 못 본것 같아서 정말.... 약이라도 바르지, ...내일 드레스 입을때 보이면 어떡..해. (말을 점점 흐리며 한숨을 쉬었다.)
    안나 로즈빌:그렇게 걱정되면... 이제는 자제를 좀 하는 건 어떨까? (달아오른 귀 끝이 귀여워 말 끝에 큭큭거리는 웃음기가 묻어나왔다.)
    화장하면 다 가려질거야. 좀 된 흉터잖아
    루시 스타인:... 음, 당분간 안할게. 놀랐잖아... (아직 신경이 쓰여 머뭇거리며 흉터를 매만졌다. 이렇게 크게 났었나? 왜 못봤지. 이빨자국인가, 이거? 어쩐지 눈길을 뗄 수 가 없었다.)
    [관찰롤]
    루시 스타인:
    관찰력
    기준치:85/42/17
    굴림:4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녿 (GM):오...
    별 것 없는 평범한 흉터입니다. 딱지도 떨어진지 조금 된 듯 시간이 꽤 지나 자국이 희미해지고 있어, 정확히 잇자국인지는 판별이 어려워 보입니다
    그저, 딱 그 정도의 위치에 그 정도의 크기인 얕은 흉터입니다. 생각보다 오래되어 보이는 점이 의아한 정도네요.
    루시 스타인:(...이렇게 오래된걸 왜 몰랐지,)
    …뭐, 그럴 수도 있죠.
    정말로 루시 본인이 낸 상처일 가능성이 크니까요. 밤을 보낼 때면 종종 목가를 깨무는 것 좋아했잖아요?
    정말로 별 일이 아니라는 듯 안나는 어깨를 으쓱합니다.
    안나 로즈빌:무슨 어깨 살점 떨어져 나간 것처럼 심각해졌어?
    그렇게 심해? (루시가 바라보는 쪽에 손을 가져다대며)
    루시 스타인:보이는걸 어떡해 그럼, ...몰랐던게 신경쓰여서 그래, 흉질 정도면 말하지그랬어. (어색하게 겹쳐진 손 위를 살짝 떼곤 말을 다시 돌렸다.)
    샤워가운 입어서 더 잘 보였나봐, 슬슬 자긴 해야 내일 일정에 무리 없을텐데, 옷 갈아입어야겠다. (고개를 돌리곤 애꿎은 화분을 바라보았다. 티나도 어쩔수 없는 노릇이라고 생각했다.)
    안나 로즈빌:와... 엄청 재우려고 하네 (약간 서운한 티가 묻어났을까. 그래도 얼굴을 돌아보면 평소와 다름없이 멀끔한 낯이었다.)
    자기 전에 오랜만에 네 방 구경이나 좀 하다 자고 싶은데.
    루시 스타인:내 방? (새삼스레? 란 생각이 들었지만 뭐든 지금 이 애매한 분위기보단 낫겠단 생각이 들어 이내 고개를 다시 끄덕였다.)
    별 거 없을텐데, 아...청소 안했어 안나, 매번 그런건 아니니까 신경쓰지는 말고... (얼마나 더러웠지, 먼지가 있었나, 잡생각이 빠르게 스쳐갔다.)
    안나 로즈빌:네 방은 언제 들어가도 어지럽잖아. (무슨 새침떠는 소리냐는 듯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루시의 허락이 떨어지면 안나는 루시의 방에 들어가 뭔가 재밌는 것이 없나 찾기 시작합니다.
    [행운롤]
    루시 스타인:
    행운
    기준치:70/35/14
    굴림:7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열심히 방을 뒤지던 안나는... 뭔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하지는 못한 모양입니다.
    자기는 재미있고 루시는 당황할 만한 뭔가요.
    루시 스타인:(재미있는거?)
    안나 로즈빌:(재미있는거)
    "아, 찾았다."
    안나는 사진 앨범을 찾아냅니다. 루시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사진과 두 사람이 연애하며 찍은 사진이 모여 있는 앨범입니다.
    루시 스타인:...? 그게 왜 거기 나와있지? (정리를 진짜 하던지 해야지.... 중얼거리며 곁에 가서 앉았다.)
    안나 로즈빌:재밌잖아. 결혼 전날에 보기엔 딱 좋지 않아? (이미 침대에 앨범을 펴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루시 스타인:내가 전에 안보여줬던가...? (뒷목을 긁적이곤 기대 누웠다, 봐도 뭐가 있으려고...) 우리 생각보다 사진을 좀 많이 찍었다. 그치,
    안나 로즈빌:보여주기야 했지만... 너 어릴 적부터는 없었던 것 같은데? (앨범을 팔랑팔랑 넘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 사진 찍는 거 좋아하잖아.
    [주사위 1D3]
    루시 스타인:
    rolling 1d3
    (
    2
    )
    =
    2

    책장을 휘리릭 넘겨보던 안나가 사진 한 장을 발견합니다.

    7살 무렵의 루시가 이름 모를 여자 아이와 뽀뽀하고 있는 사진입니다. 첫 여자친구라도 되었던 걸까요?

    흐음.. 옆에서 안나가 미묘한 소리를 내네요.
    루시 스타인:어....음... (눈치를 힐끗 보곤 앨범을 황급히 넘겼다.)
    나 기억도 안나는데, ....친구도 없었어 나, 진짜야.
    안나 로즈빌:그건 변명감으로는 마이너스 5점쯤 된다
    루시 스타인:(진짜 친구 없었는데)
    안나 로즈빌:우리 루시 예쁜 애 좋아했구나... (아주 평이한 말투로 말하고는 쓱쓱 앨범을 더 넘겨본다.)
    루시 스타인:.... 아니, 그... (말을 잇다 짧게 한숨을 쉬곤 네 어깨에 뺨을 부볐다. 뭔일이야 이게,)
    예쁜애 좋아했나보지... 그래서 너 만나나보지....
    안나 로즈빌:(결국 작은 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아무리 그래도 일곱 살한테 기분 나빠할 정도는 아닌데.
    루시 스타인:내가 신경쓰여서 그래, 앨범 계속 볼거야? (찡그리듯 웃고는 넘기던 앨범을 가리켰다. 뭐 이상한게 또 있던가 하는 잡생각이 들었다.)
    안나 로즈빌:재밌는 게 이렇게 많은데, 더 보면 안돼? (어, 너 애기 때부터 토마토 싫어했구나. 작게 중얼거리며 더 어린 시절 사진을 구경한다)
    루시 스타인:...그럼 다음엔 네 앨범도 보여줘, 난 못봤잖아. (반쯤 포기한 말투로 마저 기대어 바라보았다. 토마토만 싫었겠어, 나 꽤 편식이 심했대. 시덥잖은 말을 덧붙이곤 웃었다.)
    안나 로즈빌:그런 것 치곤 꽤 컸네... (위아래롤 쓱 훑어보고는) 난 이렇게 어릴 때 사진은 별로 없는데.. 누가 찍어 줄 사람이 있었어야지. (어깨를 으쓱한다)
    아, 여기부턴 슬슬 나랑 같이 나온다. (앨범을 절반쯤 넘기고부터는 자세가 조금 더 편해졌다)
    루시 스타인:럭스워드에 있을때도 아무도 안찍어줬어?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언제쯤이지, 생각보다 사진 양이 많았다. 앨범의 절반은 너랑 찍은거네,)
    안나 사진 찍는걸 좋아했던가? 나만 좋아하나, 그래도 이렇게 모아두고 보니까 꽤 좋은것같아.
    안나 로즈빌:뭘 별로 남기고 싶지 않아서... 사진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앨범에 꽂힌 사진을 한장씩 천천히 들여다보느라 말이 조금 늘어진다.) ....그래도 기억할 만한 게 있는 쪽이 나은 것 같아. 그런 기분이야. ...너 만나고 그런 생각이 들었어.
    루시 스타인:(가만 바라보다 대답 대신 가볍게 볼에 입을 맞췄다. 너랑 말을 하고 있으면 가끔씩 그런 기분이 든다,) 
    그럼 앞으로도 계속 남기면 되겠네, 앞으로도 나랑 있을거잖아, 내일도 그렇고.
    안나 로즈빌:(앨범에서 눈을 떼고 천천히 너를 바라보았다. 네 허리를 끌어안고 똑같이 볼에 입을 맞춘다.)
     ...그래, 내일도, 그 다음날도. 약속해 줄 거야? 떠나지 않겠다고. 
    (언제나 누군가는 떠나기 마련인 환경에서 살아왔으니 이별이 새삼스럽지는 않았다. 그래도 너는 싫어.)
    루시 스타인:....안떠나려고 내일 결혼하는거 아니였어?
     (무거운 말에 가볍게 대답한다. 괜한 걱정이라고 안심시켜주듯 깍지를 껴 손을 잡았다.) 
    나는 그런 줄 알았는데, 너랑 계속 같이 있으려고 하는거잖아 내일도.
    안나 로즈빌:(깍지를 잡은 손을 풀어내 네 허리를 꼭 끌어안고는 얼굴을 부볐다. 연한 한숨을 내쉰다.) 
    응. 그렇지. 그거 내 옆에 묶어두려고 하는 거야, 너. 알아?
     (몰랐어도 이젠 늦었고. 장난기가 슬쩍 어린 말을 뒤이어 붙인다)
    루시 스타인:누가 누굴 묶어두는데? 그럼 나도 그런거라 쳐,
     (장난스레 웃고는 끌어안긴 허리 위 손을 겹쳐 잡곤 제 품에 널 꼭 끌어안았다. 싸운게 기억도 안났다, 앞으로도 이러겠지 우린, 나쁘지 않았다.)
    안나 로즈빌:그건 확실히 내가 너일걸? 
    (네 웃음소리는 기묘한 안도감을 준다. 허리를 간지럽히듯 옷 안으로 손이 꼼질꼼질 기어들어갔다. 네 얼굴을 올려다보고는 장난스럽게 눈썹을 살짝 올렸다 내린다.)
    루시 스타인:내일 지나면 누구한테 주지도 못하는데,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농담을 하곤 이마에 입을 맞췄다, 콧잔등에도 한번 더, 입에도 한번. 옷 속을 파고드는 손길이 간지러워 옷 안으로 손을 넣어 잡았다.) 

    간지러워 안나, 일부러 그러지? 
    (이내 허리께에 파고들듯 손을 넣어 타고 올라갔다. 마음 속까지 간지러워진 느낌이였다.)
    안나 로즈빌:(콧잔등까지 와 닿는 입술을 가만히 받다, 입가로 다가온 순간 고개를 피했다.) 
    여긴 안 돼. 이건 결혼식에서. 맹세의 키스잖아. (다가온 귓가에 작게 속삭인다.) 
    어라, 들켰나..? (허리에 올라온 손에 몸을 움찔거리고는 동그랗게 말았다.) 
    아, 야 간지러워! 잠깐! (따듯하고 간질거리는 느낌이 연신 몰려왔다.)
    루시 스타인:....결혼식까지 기다려? 진짜? 
    (돌려진 고개에 아쉬운듯 귓가에 입을 맞추곤 그쳤다. 매번 하던건데 내일이 특별해서 그런거겠지 아마,) 
    네가 먼저 그랬잖아 안나, 난 네가 그러고 싶은 줄 알았는데? (부러 시침을 떼곤 허리께를 간질이던 손을 멈춰 끌어안았다.) 

    앨범 다 봤지? 지금 몇시야 안나? 슬슬 정말 자야지. 
    (아니면 자기 싫어? 간지럼에 풀어진 샤워가운을 정돈해주곤 물었다. 나도 슬슬 나른하니 잠이 들 기분인데,)
    안나 로즈빌:난 잠 안 올 것 같은데... 많이 졸려? (눈이 여전히 말똥했다, 늘 늦게 자는 편이니 오늘이라고 다를까. 흠.. 제 옷자락을 정리해주는 네 허리 안쪽으로 다시 살살 손이 들어왔다. 아까보다 더 장난기가 가득한 웃음 끝에, 그리고..)
    안나는 루시의 옷 안으로 손을 넣어 몸을 가리고 있는 천을 끌어 올리고, 드러난 허리에 입을 맞춥니다. 말캉한 입술이 닿는 감촉이 퍽 간지럽습니다.
    움츠러드는 루시를 잡고 이어서 입술로 허리 부근에 도장을 찍던 안나는 자세를 고치기 위해 몸을 일으키다 앨범을 건드립니다.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있던 그대로 누워 버렸기 때문일까요, 건드린 앨범은 맥없이 떨어집니다.
    이런, 대충 끼워둔 사진 몇 장이 앨범을 빠져나와 바닥으로 튀어버렸군요.
    [관찰롤]
    루시 스타인:
    관찰력
    기준치:85/42/17
    굴림:75
    판정결과:보통 성공
    루시는 어떤 사진을 봅니다.
    지난겨울 단 둘이서 떠난 여행을 기억하나요?
    기억할 거예요. 따가울 정도로 시린 바람에 나란히 코가 빨개진 두 사람의 모습은 꽤나 우스워, 잊으려야 잊을 수 없었거든요.
    새하얀 설산과 끝없이 이어지던 하얀 풍경.
    스노우보드를 탈지 스키를 탈지, 그것도 아니면 눈썰매를 탈지 안나와 옥신각신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그날따라 강풍이 심해 결국 아무 것도 타지 못하고 사진만 찍은 채 돌아왔었죠.
    그래도 제법 즐거웠던 건지 맑게 웃고 있는 두 사람의 사진은……
    아까, 안나의 가방 안에 들어있던 사진과 같은 것입니다. 핸드폰을 찾느라 얼핏 보았던 그 사진이요.
    루시가 착각한 걸까요? 아니면 이 사진만 두 장을 뽑았던가요?
    [관찰롤]
    루시 스타인:
    관찰력
    기준치:85/42/17
    굴림:49
    판정결과:보통 성공
    [20XX. X. X / 너무 추워서 코가 떨어질 것 같았어. 사랑하는 루시와 함께.]
    사진 뒷면에 적힌 글은 안나의 글씨체입니다. 가장자리가 조금 너덜너덜한 스마일 스티커가 날짜 위에 붙어있습니다.
    [지능롤]
    루시 스타인:
    지능
    기준치:70/35/14
    굴림:73
    판정결과:실패
    (멍청해짐)
    녿 (GM):(한번 더 생각하자)
    루시 스타인:
    지능
    기준치:70/35/14
    굴림:98
    판정결과:실패
    생각이 하기가 싫은가본데
    녿 (GM):(오.......)
    (행운롤 판정해볼까요)
    루시 스타인:
    행운
    기준치:70/35/14
    굴림:6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루시는 과거의 일을 기억해냅니다. 이건 스키장 사진사가 찍어준 단 한 장뿐인 사진입니다.
    그 때 두 사람은 서로에게 사진을 양보했으나 결국 루시가 갖게 되었습니다.
    루시 스타인:.....안나, 잠깐만, 어... (허리께에 입을 맞추던것을 잠깐 들어올리곤 눈을 굴리다 물었다.)
    그.... 지금 물어봐서 미안한데, 우리 스키장에서 한장 뽑지 않았나? 저 사진말이야.
    안나 로즈빌:....그게 지금 이 상황에서 날 들어올려서 물어볼 정도의 일이야? (약간 심기가 불편해진 얼굴로 입을 열었다. 흘러내린 가운을 추스리고는 고개를 대충 돌렸다, 사진을 확인하고는 잠시 멈춘다)
    (아주 잠깐, 말이 없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 응. 한 장 맞아.
    루시 스타인:.....미안, 오늘 이상하게 신경이 다른데 팔린 기분이야... 기분 상했어? 
    (찡그려진 눈가에 미안한듯 입을 옅게 맞추곤 먼저 가운틈으로 보이는 흉터에 입을 다시 맞췄다. 별 일 아닌데 이상하게 신경이 쓰이더라, 대답을 듣고나니 네 기분이 상할걸 알면서도 머리에서 계속 맴돌아 떠나질 않았다.)
    한장 맞는데 왜... 두장이나 있지, ....아냐, 별로 중요한것도 아니고. ...음, 안나 혹시 저 사진 가지고싶어? 그래서 그... 
    가방 안에 따로 둔거야? (말이 안되지, 제 입으로 뱉으면서도 헛웃음이 났다.)
    안나 로즈빌:...아, (상황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린 듯, 반응이 조금 느렸다. 작게 낸 소리 이후로도 입을 꼭 다물었다. 기분이 상했나, 도통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가만 있다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냥, 저번에 복사해 둔 거야. 잘 나왔길래.
    누가 찍어준 사진 같은 거 흔치도 않잖아, 우리.
    루시 스타인:(말없는 표정을 가만 살피다 이내 눈을 풀며 웃었다. 그럼 그냥 말하지, 내거 줄텐데. 작게 중얼거리곤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긴 해, ...음, 그냥 좀 신경 쓰였어. 결혼식 사진도 그럼 두장 달라고 할까 우리, 번거롭잖아.
    안나 로즈빌:그럼 너한테는 없잖아. (여전히 다 풀리지 않은 표정으로 중얼거리듯 대답하고는, 네 말을 듣고도 가만 앉아있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허리에서 손을 떼어내고는 흐트러진 가운 매듭을 풀어 다시 여몄다.) 나 영화 보다 자고 싶어. (네 대답을 채 듣기도 전에 거실로 나간다.)
    루시 스타인:(훌쩍 거실로 향한 네 뒤를 쫓아 나갔다. 삐졌나? 하긴 그 분위기에서 할 말은 아니긴 했지. 약간의 후회어린 생각도 잠시 부엌을 바라보곤 물었다.) 
    영화보다 잔다며, 커피라도 타줄까? 2시간은 볼거아냐.
    안나 로즈빌:진짜 못 자면 어떡해. 그냥 차 마실래. (완전히 기분이 상한 건 아닌듯 티비 트는 소리에 이어 대답이 들린다)
    비는 그치지 않고 점점 그 소리가 심해지며, 간간히 천둥 번개가 치기도 합니다.
    5월임에도 조금 쌀쌀한 바람이 창문 밖으로 새어 들어와 조금 춥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어요.
    두 사람은 거실로 나와 소파에 기대앉습니다. 비록 날씨는 안 좋지만 적당히 보드라운 담요, 따뜻한 음료와 간식,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니 뭐 하나 아쉬울 게 없습니다.
    마침 TV를 틀자 채널에서는 영화를 상영중입니다. 처음 보는 영화인데, 앞부분이 조금 지나갔는지 당장의 스토리가 이해가지 않습니다.
    뭔가 속삭이던 두 사람은 얼싸안고 열정적으로 키스하기 시작합니다.
    남녀는 손의 위치를 허리에서 가슴으로, 허벅지로 옮겨가며 움켜쥐고 더듬습니다.
    이어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듯 계속해서 키스하고, 키스하고, 키스하더니……
    안나 로즈빌:....어, 야한 영화다.
    네, 그렇습니다. 안나의 말대로 이후 이어지는 화면은 살색의 향연입니다.
    보기 민망할 정도로 노골적인 장면들이 연속되며 낯부끄러운 탄식이 연이어 들려옵니다.
    빗소리, 늦은 시각, 어두운 실내, 그리고 단 둘.
    거기에 포르노에 가까울 정도로 자극적인 영상이 곁들여지자 분위기는 삽시간에 진득해집니다.
    숨결마저 느껴지는 거리에서 안나가 루시쪽으로 몸을 숙입니다.
    입가에 닿을 듯 가깝게 다가온 안나는 점점 아래로 내려가더니 루시의 허리께에서 멈춥니다.
    그 시선이 향하는 곳은 명확히……
    큭큭,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안나 로즈빌:너 지금 긴장했지,
    안나는 계속 웃음을 참고 있었던 듯 낄낄거리며 그대로 루시의 무릎을 베고 눕습니다.
    장난이었던 걸까요.
    루시 스타인:아.... 왜그래 진짜, (참던 숨을 내쉬곤 무릎께에 놓인 이마를 꾹 눌렀다, 왜이래 아까부터, 영화는 왜 하필... 아,) 알면서 그러니까 더 얄미워,
    지금 시간이 시간이니까.... 계속 볼거야 이거? 난 좀.... 응. (나만 긴장한것 같잖아, 장난스레 웃던 눈가가 계속 생각이 나 귀 끝이 달아올랐다.)
    그러나 루시가 잠시 긴장을 푼 사이 물컹한 것이 허벅지에 닿았다 떨어집니다.
    뭔가 뜨끈하고, 부드럽고, 말랑한 것이, 마치 입술처럼……
    아니, '입술처럼'이 아니라 '입술'이었습니다.
    안나는 짓궂은 표정으로 루시를 올려다봅니다.
    그 입가에서 시선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오늘의 안나는 아주 매력적입니다.
    안나 로즈빌:그래서, 그만 보자고?
    루시 스타인:....진짜 계속 봐? 
    (입맞춰진 순간 놀라서는 움찔거린 몸이 창피했다. 아까부터 계속, 옷도 갈아입으리니까. 진짜 일부러 그러나 전부 다.)
    ... 계속 보면 이것도 계속 하게? (입술에 시선이 닿아 엄지로 살짝 쓸어내렸다. 아깐 또 입맞추는건 싫다며, 다른건 괜찮고? 생각이 복잡해져 갈곳없는 시선을 돌리다 이내 한숨을 옅게 쉬곤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살내음이 나서 진정은 되지 않았다.)
    안나 로즈빌:(네 엄지 끝을 가볍게 깨물고서 흘러나온 웃음소리가 차분하기 그지없었다.) 
    글쎄? 그냥 같이 있고 싶어. (다리를 베고 누웠던 몸을 천천히 들어올려 네 어깨를 가만히 끌어안았다.)
     그거 말곤 그냥 네 맘대로 할게, 오늘은. ...싫어?
    루시 스타인:...같이 있고싶단게 여러가지 해석이 있는거 알아? 
    (나 좋을대로 받아들여도 괜찮은가 정말. 오늘 너는 조금 이상했다. 이상하게... 홀리는 느낌이 들었다. 나도 따라서 이상해지는것 같고.) 
    싫다고하면 넌 안할거야? (나만 안달난 것 같아서 어쩐지 답하고싶지 않은 기분이였다. 이제와서 뭘, 이란 느낌이긴 했다.)
    내가 뭘 할줄 알고 아까부터 자꾸 그래? (긴장이 풀리질 않아서 일부러 가볍게 웃고는 손을 잡고 손가락 안쪽을 매만졌다. 시선이 닿으면 어쩐지 끝날것같아서 그리 묻고는 눈길을 피했다.)
    안나 로즈빌:키스 말고 다.
     (그건 결혼의 맹세니까. 너랑 나를 묶어놓는 마지막 약속이니까. 차분한 목소리가 간절하게까지 들렸다. 빗소리에 섞인 탓이겠지.) 
    네가 싫다고 하면 안 할 거냐고? 오늘은 네 맘대로 할 거라니까. ...하지만 그냥, 너랑 닿아있고 싶어. 
    (손가락 안쪽을 쓰다듬는 손을 잡아 깍지를 껴 얽었다.) 

    체온도 느껴지고, 맥박도 느껴지고, 네 숨소리도 들리고.. 그럼 정말로 옆에 있구나 싶어서. 이상해? 근데 원래 나 그랬잖아. 좀 이상한 거. (천천히 네 가슴에 기댔다. 심장 박동이 들리는 것 같았다.) 
    그냥 좀 센치해졌나보다 해.
    루시 스타인:(원래 그랬나? 이어지는 말들에 어쩐지 눈가가 풀리는 느낌이였다, 아까부터 계속되는 같이 있고싶다던지, 네 마음대로, 라는 말들에 세뇌라도 당한듯 생각이 짧게 뚝뚝 끊어져갔다. 그냥, 이상하지 분명. 이상해도 괜찮았던것도 원래 그랬고, 가슴께에 기대어 네 얼굴이 보이질 않았다, 차라리 이게 좀 낫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결혼식 전날은 다들 좀 그런 기분이 든데, 너도 그런가봐, 뭐라고 하더라 이걸... 생각이 안나네. 
    (흐릿한 단어를 애써 생각하려 하지 않고 그새 느슨해진 가운 사이로 손을 넣어 타고 올라갔다, 손가락 마디 하나로 척추를 세어내듯 천천히.)
    안나 로즈빌:메리지 블루..? (맞던가. 가물한 단어를 별 미련도 없이 한 켠에 치워두고 네 어깨를 좀 더 당겨 안았다. 고개를 조금 들어 입 대신 네 턱가며 볼 언저리에 연신 입을 맞춘다.) 
    좋은 거 아냐? 내가 생각보다 감성적이었단 소리잖아. (맨등을 올라타는 손에 연한 숨이 터졌다.)
    루시 스타인:....그런가, (감성적이란 말이 어쩐지 어색하게 와닿아서 웃음이 났다. 손가락이 오르는곳은 어느새 허리께를 내려와 허벅지에 닿아 들어갔다. 네 표정을 한번 살피곤 낯부끄러울 말을 뱉었다.)
    나한테만 그런거 아냐? 안나 그렇게 감성에 연연하는 타입이였던가. 나한테만 그런거라고 해 지금은, (숨죽여 얕게 웃고는 허벅지 속을 오르내리는 손에 맞추듯 어깨에 입을 가져다 대 살짝 물었다. 이내 생각이 난듯 고개를 들었다.) 
    아, 흉지면 안되잖아... 다른데 할까?
    안나 로즈빌:...그럴지도 모르겠다. 나는 전부 다 너한테만 그래. 
    (퍽 낯부끄러운 말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이니까. 이렇게까지 완전한 타인을 사랑하게 된 것도 너뿐이잖아. 손길이 닿는 대로 다리가 조금 더 벌어졌다. 맨살에 닿는 손이 딱 가슴이 뛸 만큼 뜨거웠다. 이 모든 것이 너무 오랜만인 것마냥 숨이 떨린다. 다 너라서 그렇다.) 
    괜찮아. 그냥 해, 루시, 응? (보채듯 말을 이었다. 나는 사실 그거 그렇게 싫어하지 않아. 네 흔적이잖아.)
    루시 스타인:(이어진 대답에 허락이라도 떨어진듯 어깨를 살짝 물곤 아래로 점점 내려갔다. 나한테만 그렇다는 너에게 굳이 대답이 필요할까, 나도 너한테만 그래. 별게 다 닮았다 우리, 대답을 삼키곤 가슴께에서 잠깐 멈춰 고개를 들었다.) 
    결혼 전인데 이래도 되나 싶어 안나, (말과는 다르게 가슴에 얼굴을 가만 묻고는 밑을 지나던 손가락을 바삐 움직였다. 그냥 어쩐지 신경이 쓰이는 척 빈말을 뱉어낸거지,)
     내일 일찍 일어나야하는데, 그렇잖아. (숨이 터져나오는것을 누르고는 눈을 마주쳤다. 어쩐지 이질적인 느낌이지 싶었다.)
    안나 로즈빌:너만 안 졸면 되는데. 그 정도 체력은 되시죠, 스타인 씨? 
    (내일 이야기에 찡그리듯 웃는다. 네 손이 지나가는 대로 숨이 점점 짙어지고, 가슴에 닿는 숨결에 숨이 가빠온다.) 
    으응.. 루시. (몸과 정신이 연결이라도 되나 오늘따라 몸도 평소보다 조금 더 예민하게 굴었다. 온 몸이 끈적하고 욱신거리는 기분. 마주친 눈에 볼을 감싸안는다. 고개를 숙여 이마에 입을 맞췄다.) 
    ..사랑해, 알지?
    루시 스타인:(감싸안겨진 체온에 눈을 접어 웃고는 맞잡아 볼을 끌어 볼에 입을 맞췄다, 입 근처에 아슬하게 닿을정도로 가까웠다, 여긴 내일 한다며, 네가 했던 말을 귓가에 다시 뱉으며 웃었다.) 
    그건 내일 되봐야 알지 안나, 오늘 몇시에 자는지 나도 모르는데? (뻔뻔하게 대답하며 지분거리던 손가락을 빼내곤 천천히 눕혔다, 침대에서 시선을 피했던게 우스워질만큼 평소와 같았다.) 
    나도 사랑해, 내일도 말 해주면 좋겠다, 반지 끼고 나서말야. (제 당연한 욕심을 꺼내보이곤 눕혀진 몸을 누르듯 체중을 실었다. 다리를 들어올리곤 제 어께에 발목을 걸치곤 눈을 마주쳤다, 괜찮지? 라고 묻듯이.)
    안나 로즈빌:(아슬한 곳에 와 닿는 입술 때문에 움찔거린 끝에 가볍게 눈을 찌푸렸다. 저를 어색해하던 기색이 선했는데, 이제는 온데간데없다. 그게 이렇게 안도감이 들 수가 있나.)
     ...매일 해줄게. 매일 해줄 수 있어. (스스로에게 약속하든 굳은 말을 꺼냈다. 우리가 오래 알았구나. 오래 살을 맞대고 살아왔구나. 이렇게까지 서로의 곁에 서로만 두었구나. 어느새 이런 자세가 부끄럽지 않아질 정도로는. 새삼스럽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팔을 뻗어 네 입술을 가만 매만졌다.) ...계속 닿고 싶다고 했잖아.
    루시 스타인:(그랬지, 내 마음대로 하라며 결국 네 말대로 될 것 같았다. 네가 말하면 어쩐지 전부 그래야 할 것같은 기분이 드는게 하루이틀 일은 아니였다. 지금도 그래, 네 말을 끝으로 발목에 한번 입을 맞추곤 허벅지 사이로 고개를 내렸다. 안쪽부터 입을 맞춰들어가듯 한참을 그렇게 고개를 숙이다, 이내 쇼파의 끝을 웅크려 잡고있는 네 손을 겹쳐 잡고는 옅은 숨을 내쉬었다.) 우린 결혼 해도 똑같을것같지 않아? 봐, 지금도.
    (결혼을 해도 지금보다 더 서로에게 애정이 향할수 없을 만큼 사랑스러웠다. 아마 내일이 지나도 변함 없겠지, 이미 넘치도록 사랑하는것을 어떻게 그 이상이 있겠어, 안나. 짧게 숨을 내쉰 후 버클을 풀어내려 천천히 파고들었다. 익숙한 광경이였다.)
    안나 로즈빌:앗.. 으응. 루시, 나 거기.. (네가 주는 모든 열락이 생경했다. 몸을 비틀고 싶지도 않아 움찔거리는 허리를 애써 누르고는 달뜬 숨만 뱉어낼 따름이었다. 흐릿한 시야를 내려 겹쳐진 네 손을 바라본다. 영원할 것만 같은, 영원하지 않은 순간이다.) 
    ..달라질 거 없겠지. 언제나... 지금처럼. (이 대답은 기원이다. 너만은 오롯이, 내 것으로 삼키고 싶다는. 대단한 걸 하고 싶다는 게 아냐. 그냥 언제나 이렇게 함께 있고 싶다는 뜻이야. 다리를 겹쳐 네 허리를 끌어안았다. 어깨를 안고 품 안으로 파고든다.)
    루시 스타인:(움직이는것마다 달뜬 숨을 뱉어낸 탓에 공기가 후덥지근하게 느껴졌다. 내 품속으로 파고든것을 틈도 없이 나머지를 끌어안고는, 이내 이어지는 추삽질에 그 뜨거운 공기가 온 몸에 내려 앉는 기분이였다. 한마디가 문장을 이루지 못하고 띄엄띄엄 뱉어지는 지금은 아마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안나, 내 이름 불러줘, 좀 더 많이. 
    (이럴때에 불러지는 이름에는 큰 뜻이라도 있는 냥 귓가에 끈덕지게 붙어 떨어지질 않으니까, 네가 온통 달라붙어 있는 느낌이라 싫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조금 더. 가쁜 숨결이 귓가에 와닿고 섞여 들리는 낯부끄러운 소리가 누구의 것인지 모를만큼. 딱 이정도.) 
    안나, 입 맞추게 해줘, 정말 안돼? (내일까지 참으리란 기약을 할 수가 없었다. 평소엔 네 말이라면 전부 들으면서 왜 이럴때만 이상하게 고집이 생기는지. 정신없이 숨이 오르내리는 네 입가 근처를 얄궂게 깨물고, 핥아내리듯 입을 맞췄다. 기다리는게 어려운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또 아닌가보지.)
    안나 로즈빌:루시.. 루시. 아.. 흣.. 기분 좋아.. (빗소리에 맞춰 머릿속이 잔뜩 휘저어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빈틈없이 꼭 끌어안긴 품 안이 뜨거웠다. 너는 정말 모든 것이 너무 사랑스러운데... 아주 살짝 고개를 돌리고는 연신 신음처럼 네 이름을 불렀다. 네가 입술을 찾아들 수 없을 만큼 겨우 그 정도.) 
    안.. 안돼. 읏.. 루시. 흐으.. 그거 말곤 다 괜찮으니까. 아직은... (잔뜩 녹아 흐물거리는 목소리로도 꿋꿋이 거부의 말을 내뱉었다. 떨리는 손으로 네 얼굴을 가볍게 떨어트려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네 입 근처, 조금 비껴나간 곳에 입을 맞춘다. 못내 남은 미련마냥 천천히 떨어지고는 얼굴을 찡그렸다.)
    루시 스타인:(스친 입술 너머로 찡그려진 눈썹이 보일 쯤에야 입을 맞추던것을 멈췄다. 잘게 떨리는 손의 약지를 깨물어 자국을 내곤 제것이라는듯 손목부터 어깨와 가슴께, 하나하나 자국을 남기듯 조금 아플정도로, 그정도의 고집을 부렸다. 내일이 특별한 날인걸 알아, 그래서 더 아쉬울지도 모르겠다. 평소였으면 이미 수없이 헤집고 부딫혔을 입가에 시선을 거두곤 제가 자국을 내놓은 가슴을 짚곤 천천히 이어 움직였다. 끝이 보일듯한데 답지않은 움직임이였다.)
    생각보다 내가 인내심이 없나봐, 처음 알았네.
    (다시 이어지는 한숨에 가까운 목소리에 답을 하듯 짧게 잇새 사이로 숨을 쉬었다. 왜 그런표정이야, 말린건 너인데, 못내 남은 미련이 표가 난다면 딱 저런 표정일 터였다, 나도 같은 얼굴 일 것같았다. 아쉬운대로 젖어든 눈가를 스치듯 입술이 내려앉고, 이내 뭉근히 움직이던 허리짓은 끝이 보였다, 입가에 닿을듯 고개가 내려 앉고 이내 끝나가는 절정에 고개를 틀어 네 어깨 너머로 허리를 숙였다. 틈없이 맞춰들어가는것이 있다면 딱 지금 일 것이다.)
    안나 로즈빌:(네가 안에 파고들면 언제나 좀 버거웠다. 밑을 잘 풀어 녹진하게 녹아든 후에도 그랬다. 어쩌면, 버거운 건 언제나 마음이었을지도 모르겠다고. 나는 늘 세계가 좁은 사람이었으니까 너 하나를 품어 내 곁에 두자니 남은 공간이 너무 바틋한 모양이노라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전부 내일이 특별한 날이어서일거야. 느릿한 움직임이 생생하게 와닿는다. 깊게 들어왔다 잠시 빠졌다. 흉이 남아있다던 어깨를 잘근거리다 가슴 둔덕에 잇자국을 내는.. 네 모든 행동에 연신 달아오른 신음이 터진다. 끝이 다가오는데도 그랬다.)
    잘 참는 사람인지도 몰랐는데.
    (별 뜻없이 대꾸하다, 다시금 몰려오는 절정에 허리가 꼿꼿이 선다. 깊고 뜨거운 숨을 터트리고는 네 머리를 꼭 감싸안았다.) 아.... (고르지 못한 숨을 내뱉었다) 
    그래도 사랑하니까. (열기와 땀에 젖어 끈적거리는 품을 벗어나고픈 기분이 전혀 들지 않았다. 네 머리를 찬찬히 쓰다듬었다.)
    루시 스타인:(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이 익숙한것이 마음 한 구석이 울리는 느낌이였다 항상, 다행이다, 네가 날 사랑해서. 누군가가 들으면 낯간지럽다며 야유를 보낼 말들도 어느샌가 당연하게 느껴졌다, 사람은 변한다던데, 그 말이 딱 맞지 정말. 넌 날 변하게 했고 아마 그 상태에서 우린 앞으로도 고여있을 것이다. 네가 준 변화가 싫지 않아서, 아마 눈을 감을 때 까지 나는 고여 살것이다. 너만 괜찮으면 네 곁에서.)
    샤워 다시 해야 하는거 아냐? (떨어질 생각이 없는듯 가만 제 품에 안겨있는 것을 보며 물었다. 이대로 있어도 별 상관은 없었다, 내일이나 오늘이나 지금과 별 다를바 없겠지, 그렇기에 내일이 더 특별했다. 별 다를바 없을 우리에게 앞으로도 그럴거라고 확인 도장이라도 남겨주는 날 같아서. 대답없이 숨소리만 들리는 공간에 수긍하고 어깨를 감싸 안고 일어났다.) 
    힘들면 내가 데려다 줄게, 아니면 먼저 자고 아침에 해도 괜찮아.
    안나 로즈빌:그렇게 힘들지 않아. 좀 이따 씻어도 돼... (가운을 채 벗지도 않은 채다. 허리께에 이리저리 뭉쳐있는 가운을 풀어 대충 걸쳤다. 누가 보면 웃겠다 싶을 정도로 급한 섹스였지. 더군다나 결혼 전날밤에. 그런데도 마음은 이보다 더 안온할 수 없을 만큼 차분히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아니면 씻겨 줄 거야? (장난기 어린 눈으로 너를 바라보고는 슬몃 미소지었다.)
    아직도 비 많이 오네.. 내일 땅 질겠다. (별 의미는 없다는 듯 창 밖을 흘끗 바라보고는 컵을 들었다. 처음에 타 온 양이 적었는지 어느새 빈 잔이었다.)
    루시 스타인:(장난기 어린 시선에 못할것도 없다는듯 어깨를 으쓱여 어울려주었다, 손에 들려진 컵이 빈 잔인것을 보고는 제 잔을 보니 역시 빈 잔이였다. 급한것의 끝에 온건 나른함이였다. 그새 가라앉는 목소리로 물었다.)
    왜? 더 마시고 잘래? 끓여줄까 새로?
    (물 조금 남았던 것 같아, 지금은 다 식었으려나. 따위의 말들을 중얼거리곤 컵을 가볍게 내려놓았다.)
    안나 로즈빌:내가 끓여올게. 눈에 졸음이 그득한데, 너 삼십 분 안에 자겠다. (네 눈가를 가볍게 쓸어보고는 일어났다. 땀에 살짝 젖은 머리카락을 한 번 쓸어올리고는 부엌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늘따라 묘한 분위기에 휩쓸려 사랑을 나누는 동안 어느 새 영화는 후반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문득 루시는 안나의 손가락으로 시선이 갑니다. 약지, 결혼반지를 끼우는 손가락에 자리 잡은 은색 링이 어쩐지 낡아 보입니다.
    의아함도 잠깐, 안나는 가운을 걸친 채 차를 더 끓여 오겠다며 주방으로 향합니다.
    루시는 여태 즐거운 결혼전야의 시간을 보냈을 겁니다.
    안나의 온기도 없이 혼자 남겨진 자리가, 잠시일 뿐인데도 쓸쓸하게 느껴진다면 거짓말 같을까요.
    곱씹어보면 오늘의 안나는 어째서인지 이상한 구석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죠?
    아무리 생각해도 안나의 목에 있는 흉터는 기억에 없는 것이에요.
    이상하잖아요. 어제도, 그 전날도 함께 지냈는데.
    한 장이어야 맞는 사진은 왜 두 장이 되었죠?
    반지는 왜 그렇게 낡아 보였을까요?
    모든 것이 다 그저 기분 탓인 뿐일까요?
    그렇게 루시가 생각하던 그 때, 영화 위로 뉴스 속보가 한 줄 떠오릅니다.
    방금 도로에서 트럭 기사의 음주 운전으로 인해 연쇄 차량 추돌 사고가 일어났다는 소식으로…
    그 주소는 안나가 자주 가던 카페의 근처입니다. 특히 서로가 싸운 후에요.
    [지능롤]
    루시 스타인:
    지능
    기준치:70/35/14
    굴림:28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루시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습니다.
    아까 안나가 오지 않았다면, 루시는 지금쯤 차를 타고 그 근처를 지나가고 있을 거라는 사실을요.
    "♪♬♪――――"
    그와 동시에 다시 안나의 핸드폰이 울립니다. 바로 루시가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 안나의 가방 안에서요.
    루시가 핸드폰을 확인하면 아깐 끊겨서 확인하지 못한 알람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박또박 적혀있는 그 글자는 바로,
    루시의 기일입니다.
    [믿을 수 없는 사실을 알게 된 루시, 이성 체크 1D3]
    루시 스타인:
    SAN Roll
    기준치:60/30/12
    굴림:99
    판정결과:실패
    rolling 1d3
    (
    1
    )
    =
    1
    녿 (GM):이성치 1 감소합니다
    그와 동시에 아슬아슬하게 입을 벌리고 있던 가방은 루시가 핸드폰을 꺼내자 몇 초 후 힘없이 쓰러지며 저절로 그 내용물을 뱉어냅니다.
    액자, 다이어리와 상자를요.
    루시는 안나의 짐을 다시 조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작은 액자, 다이어리, 상자]
    루시 스타인:(액자를 봅니다)
    겨울 산을 배경으로 스키복을 입고 카메라를 향해 당당히 포즈를 취한 사진입니다. 루시는 사진을 빼서 뒤집어볼 수 있습니다.
    그 곳에 있는 것은, 짧은 기록과 날짜입니다.
    [20XX. X. X / 너무 추워서 코가 떨어질 것 같았어. 사랑하는 루시와 함께.]
    …익숙한 스마일 스티커가 날짜 위에 붙어있습니다. 다만 몇 십번을 꺼내서 만졌는지 스티커의 표면은 반질반질하게 닳아있습니다. 복사본 따위가 아니라, 이것은 완벽하게 루시의 것과 같은 사진입니다.
    [이성 체크]
    루시 스타인:
    SAN Roll
    기준치:59/29/11
    굴림:2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녿 (GM):(건강하구나)
    [다이어리, 상자]
    루시 스타인:......(부엌에 안나 눈치를 보다가 상자를 봅니다)
    녿 (GM):(상자부터 보나요?)
    루시 스타인:(아?)
    (상자를 봅니다.....)
    녿 (GM):(그래..?)
    루시 스타인:아냐
    (역시 다이어리 먼저 봅니다)
    사용감이 없는 다이어리는 일정을 기록하는 용도 대신 메모장 정도로 쓴 듯합니다. 바로 오늘의 날짜에 루시의 기일이라고 적힌 것을 제외하면 일정에서는 특별한 점을 찾을 수 없습니다.
    [자료조사롤]
    루시 스타인:
    자료조사
    기준치:70/35/14
    굴림:21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관찰롤]
    루시 스타인:
    관찰력
    기준치:85/42/17
    굴림:86
    판정결과:실패
    오..
    녿 (GM):(...다시볼까?)
    루시 스타인:
    관찰력
    기준치:85/42/17
    굴림:43
    판정결과:보통 성공
    녿 (GM):(쓰담)
    루시는 세밀하게 끼워진 코팅지를 발견합니다. 얇은 꽃잎을 코팅한 것으로, 만질 경우 마치 영상이 자동 재생되는 것처럼 루시의 머릿속에 누군가의 기억이 밀려옵니다.
    1.
    하염없이 비가 내리는 날, 기억의 주인인 나는 어째서인지 우산도 없이 맨발로 나와 울고 있습니다.
    그 앞에 있는 것은 새하얀 천을 덮은 시체입니다.
    성한 곳이 없이 피투성이로 비죽 빠져나온 손을 쥐고 울고, 또 울던 나는 시체를 데리고 떠나는 사람들을 쫓아가다 넘어집니다.
    바닥은 너무 차가운데, 어째서인지 너무 괴로워 눈물이 그치지 않습니다.
    손바닥이 따갑고 무릎도 아프지만 점점 멀어지는 시체에서 눈을 뗄 수 없습니다.
    나는, 그 사람을 정말로 사랑했습니다.
    2.
    하염없이 비가 내리는 날, 나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창 너머에선 누군가의 장례가 치러지고 있습니다.
    곡소리도, 빗소리도, 공허한 감정까지도 나에겐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검은 우산들의 행렬이 이어지는 것을 바라보며 나는 커튼을 닫습니다.
    검은 구두 위로 몇 방울의 빗물이 떨어집니다.
    쏟아지는 폭우에도 나에게 우산을 씌워줄 사람은 여기에 없습니다.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3.
    하염없이 비가 내리는 날, 나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으며 상자를 만지고 있습니다.
    "결정하시겠습니까?"
    시야가 고정되어 있어 대화 상대는 알 수 없습니다.
    나는 상자를 소중히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일 뿐입니다.
    나는 크림색 리본을 들어 상자를 묶습니다.
    그 사람이 기뻐해줬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서.
    깜빡, 감았던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리자 루시는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는 것을 알아챕니다.
    당신은 이 기억의 주인을 알고 있습니다.
    [이성 체크 1D3]
    루시 스타인:
    SAN Roll
    기준치:59/29/11
    굴림:100
    판정결과:대실패
    녿 (GM):(...?..???)
    루시 스타인:
    rolling 1d3
    (
    1
    )
    =
    1
    녿 (GM):이성치 1 감소합니다
    [상자]
    루시 스타인:.... (봐도 될까? 내가? 상자를 앞두고서야 숨이 턱 막혀왔다. 열어야 모든게 끝나던, 다시 시작되던, 둘중 하나일것이다. 부엌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곤 조심스레 상자를 열었다.)
    잘 묶인 포장을 풀자, 부드러운 크림색 리본은 가볍게 루시의 손목을 타고 흘러내려갑니다.
    그 상자 안에 있는 것은…… 갈색으로 변색된 부케입니다.
    아름다웠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이 여기저기 부스러지고, 훼손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단정하게 상자에 담겨있습니다.
    마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물건이라도 되는 것처럼.
    "루시, 너 지금… 뭐해?"
    아.
    언제 돌아온 걸까요? 안나는 루시를 보고 있습니다.
    어두운 거실에 조명이라곤 TV의 푸르스름하고 창백한 빛뿐입니다. 극적일 정도로 인위적인 순간에 번쩍, 하고 천둥 번개가 내리칩니다.
    루시는 이 모든 장면이 영화의 일부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영화는 이미 끝난 지 오래입니다.
    한참 전에 시작된 뉴스에선 아나운서가 현장 영상과 함께 사고 소식을 알리고 있습니다.
    연쇄 추돌 사고에서 생존자는 없으며, 사고를 낸 트럭 운전사 역시 병원으로 이송 중 사망했다는 내용입니다.
    루시 스타인:.......안나, (뭐라고 말을, 해야하는데.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제 손 안에 말라 비틀어진 부케를 한번 바라보곤, 다시 널 보고. 시선이 맞은 순간 입이 툭하곤 한마디를 내 뱉었다.)
    ...우리가 지금 어떻게 같이 있어?
    안나 로즈빌:(순식간에 입이 버석해진다. 나오지 않는 말을, 몇 번이나 안에서 가다듬었다. 시선을 피한다.)
    ...내가 너랑 같이 있는 게 이상한 일이야?
    루시 스타인:.... 네가 여기 있는건 이상하지 않아, 그런데,
    (시선을 피하는 널 시선으로 다시 끈덕지게 좇았다. 시선은 시선으로 이어졌고 그 사이의 적막은 이루 말할수 없었다. 무거운것이 입 안을 턱하니 막아버린듯 혀가 굳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나는 네 옆에 있어도 괜찮아?
    (이상하지 않아? 라는 말을 삼키곤 달싹이는 입으로 겨우 뱉은 말 조차 이질감이 들었다. 이상하다, 우린 당연히 함께인게 맞았지만, 지금은 어딘가 크게 잘못됐단 느낌이 들었다.)
    루시 스타인:......안나, 뭘 한거야? (나한테, 라는 말이 입가에 맴돌았다. 네 표정을 보면 언제나 뒷 말을 삼키게 된다.)
    안나 로즈빌:(눈을 마주칠 수가 없다. 너는 늘 나한테 진다고 생각하지? 그런데 나도 그렇게 생각해. 도망치듯 저절로 발걸음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걱정 마. 너는 아무 문제 없어. ...늘 그랬듯이.
    (늘 문제는 나였다. 언제나 그랬다. 우리의 잦은 싸움에서 이기든 지든. 지금처럼.)
    루시 스타인:그럼 넌 이상하단 소리야?
    아니, 안나... 나는, (말문이 막혀 이어 가는것이 힘들었다. 뒷걸음질 친 그 간격만큼, 딱 그만큼 다가갔다. 다가간 그 간격은 딱 한뼘인데 왜 이렇게 멀게 느껴질까, 모든건 갑작스러웠다, 그래, 바로 그때처럼.)
    ...사고가, 났었잖아 안나.
    나말이야.
    ....죽었어, 널 두고.
    (제 입으로 뱉은 말일터인데 가시가 되어 목을 온통 죄이는 말이였다. 널 두고, 나는 떠났지.
    같이 있어주지 못했다. 그런데 난 다시 여기 있잖아, 말이 되지 않았다.)
    안나 로즈빌:오지 마. (날카로운 말이 먼저 터졌다. 나는 참 뻔뻔한 사람이었는데 그래서 지금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 와서야 널 볼 수가 없었다.)
    내 말 들으면 더 다가오고 싶지 않을걸. 날 보고싶지 않을거야.
    (막상 네 얼굴을 보니까 너무 욕심이 났다. 너와 이야기하고, 눈을 마주치고, 너를 끌어안지 않고는 버틸 수 없을 것 같았어. 네 추억을 같이 엿보고, 늘 하던 것처럼 나란히 앉아서 영화를 보고.)
    (네게 키스받고, 키스하고... 그렇게 한 번만 더 안길 수만 있다면. 하루 종일 그런 생각만 나서, 내 삶이 온통 네가 남긴 시간뿐인데 정작 네가 없어 미칠 것 같았는데.)
    나는 언제나.... 별로 좋은 사람은 아니었잖아. 그냥 그랬을 뿐이야, 루시. (한 뼘 빗겨나간 시선이 허공을 향했다.)
    (내가 뭐라고 말할 수 있겠어. 너는 나를 선택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신경쓰지 않아도 괜찮을 거라고? 나는 불청객일 뿐이니까? 이제 와서. 멀쩡히 살아있는 너를 보고서는 힘이 들었다. 너는 너무 지극하게, 내가 아는 너인데. 내가 사랑한 너인데.)
    루시 스타인:.....다가오지 말라고, 정말? 안나, 난 너랑 내가 왜 같이 여기 있을 수 있는지 물었고, 넌 다가오지 말라고 해.
    (빗겨나간 시선이 야속했다. 모든게 혼란스럽고, 그 혼란 속에서 가장 이해할수 없는건 너와 나였다. 차라리 보고싶다고, 무슨 짓이던 그게 날 위해서던, 제 욕심이던, 솔직하길 바랬다.)
    나는 죽었고, 그런데 난 여기 있고, 다시 널 보게된거고, 그리고 그건 내 의지가 아니잖아,
    그럼 누가 날 필요로 했던건데?
    안나 말고, 누가 날.
    루시 스타인:(차라리 추한 욕심일지언정 꺼내어 보여주길 바랬다. 아니면 내가 너무 비참하잖아 안나, 그럼 누가 날 원해서 다시 이 곳에 서 있는데?
    나한테만 그런다고, 나는 너한테 특별했잖아, 서로가 특별하다며, 그럼 난 당연히 추한것마저 사랑할 수 있는것이 당연했다, 네가 그리 좋지 않은 사람인건 언제나 그랬지, 그리고 내가 널 사랑한것도 언제나였고 그래서 우린 괜찮은거였잖아. 찌푸리듯 눈가가 흐렸다. 빗겨나간 시선만큼 , 딱 그만큼의 감정에 억눌려진 것 같았다.)
    날 사랑한다며,
    안나 로즈빌:(기절할 것 같았다. 숨을 쉬는데, 공기가 부족했다.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의지로 이 곳에 서 있지 않다고 여기는 네가 비참했다. 누가 널 필요로 했냐고 묻는 너를 보기가 힘들었다. 그래. 너를 여전히 사랑해서. 너를 네 곁에 두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고 싶어서 힘들어.)
    이 곳의 내가, 너를, 필요로 하겠지. (턱턱 막혀 나오지 않는 말을, 겨우 띄엄띄엄 내뱉고는 고개를 돌렸다. 이 순간이 와서도 도저히 하고 싶지 않은 말이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말로 꺼내는 순간 돌이킬 수 없이 맞닥뜨려야 할 것 같아서.)
    너는 죽지 않았어. 여기서도 죽었을런지도 모르지만, (그 순간이 오지 않았으면 해서 내가 왔었으니까. 빗길에 찢어지는 타이어 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르는 시간을, 눈 앞의 소파에서 달뜬 숨을 내뱉던 시간으로 바꾸어 버렸다.)
    (내가 온 곳은 왜 삼년 전 그 날이 아니었을까. 올곧게 나의 너한테 갈 수는 없었나. 대체 왜. 그날 내가 한 잘못이 그렇게 큰 것이었나. 그저 아주 평소의 싸움이었는데. 길어야 하루였을. 그게 그토록 큰 잘못이었으면, 나는 살면서 네게 계속 그런 큰 잘못을 저질러서. 거래를 통해서도 죽은 네게는 갈 수 없었던 걸까.)
    (지극히 똑같아 다른 부분이라고는 조금도 없이 다른 세계의, 지극히 똑같아 다른 부분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너를 본다. 너는 그래도 나의 루시인데, 나는 여전히 너의 안나일까.)
    나는... 미래가 아니라. (눈을 질끈 감았다. 눈시울이 뜨거웠다) ..아주 똑같은, 다른 곳에서 왔어. 루시. (여전히 마른 숨 대신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루시 스타인:...안나잖아, 그럼 넌 안나가 아니야? (다른세계니 뭐니 허무맹랑한 이야기들 뿐이였다. 그런건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원래대로였으면 혼자 남아, 어떻게든 다시 혼자 살아갔을 안나와, 다른점 하나 없이 똑 닮은 눈 앞의 그것. 눈 앞의 안나.
    내게 중요한건 항상 너였고 그건 지금도 다르지 않았다. 너는 그걸 잊은건지, 뒷걸음질치는 모습이 못내 서러웠다.)
    ....날 필요로 했다며, 내가 필요해서, 날 사랑해서.
    안나는 날 사랑하고 너도 날 사랑해서 불렀어,
    그런데 뭐가... 그렇게 문제인지, 뭐가....
    (말을 이어가다 조금씩 너에게 다가갔다. 그 자리에서 굳은듯 움직이지 않는것을 시선을 피하지 않고 다가가 앞에 섰다. 푸르스름한 tv의 불빛 아래로 그림자만 겹쳐졌다.)
    루시 스타인:지금 네가 내 앞에 있고 우린 같이 있기로 했잖아, 그럼 넌... 나한텐 뭐가 됐던 안나야,
    네가 나이를 더 먹던, 다른 곳에서 왔던, 태어나지 않았던, 어떤 모습이든 날 사랑해주는건 항상 너일거라고.
    (겹쳐진 그림자의 거울이라도 된 듯 손으로 제 앞의 어깨를 부여 잡았다. 방금전까지 달뜸 숨에 함께 붙어있던게 어색해질 지경이였다. 그 감정을 억지로 깨어내곤 다시금 품에 안았다, 또 다시 틈 없이.)
    안나 로즈빌:무슨 이야기인지 이해를 못 했어? (벼랑 끝에 몰린 정신은 네 품 안에서도 날선 대답이 나온다.)
    널 필요로 했어. 지금도 필요로 해. 어떻게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어. (정신없이 내달리던 입이 멈췄다. 피가 나도록 입술을 꾹 깨물었다.)
    너도 날 사랑해? 여기 있을 나는? 여기 있을 안나 로즈빌과 나 둘 다?
    (아마 카페에 앉아 있겠지. 삼년 전의 나처럼. 별 것도 아닌 일로 화가 나서는. 그 동안 루시가 어떻게 되었는지도 모르고. 
    바보같이.)
    루시 스타인:(얼굴을 보지 않으려 품에 꾹 눌러 안았다. 얕게 떨리는 네 어깨며, 품에서 끼쳐오는 살내음이 전부 너라서, 정말 무엇도 다른게 없어, 정말 너라서. 그래서 뭐라고 할 수 없었다.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왜 널 혼자 둬서, 왜 그날따라 나가던 널 붙잡질 않아서, 또 왜 따라 나가선.....숨을 들이쉬느라 코가 먹먹해져왔다. 이 곳의 안나는 애가 찾으러 가지 않으면 어떻게 되지, 만약 내가 어디로든 떠나면 너는, 둘다 어떻게 되는거지. 모르는 것 투성이였다.)
    내가 널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면 넌 어떻게 되는데? 그리고 내가 널 사랑한다고 하면 난, 어디에 있던 우리는 어떻게 되는데?
    안나 로즈빌:누군가는... (버석거리는 숨을 들이쉬었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네가 나를 안아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나를 피할 거라고 생각했어. 이 곳에 있을 다른 나를 찾아나갈지도 모른다고. 오늘 밤 내내 모든 걸 숨긴 채로 무작정 사랑해줄 것을 갈구한 날 두고.)
    ...너를 잃게 되겠지. (어떡하지 루시. 나는 그래서 더욱 널 잃고 싶지가 않아. 이런 순간에도 일단 나를 품에 안아주는 사람을.)
    루시 스타인:...... 넌 내가 다시 사라져도 괜찮아? 안나,
    (솔직하게, 아무 포장없이 말이야.
    상자 속 말라 비틀어진 부케가 눈에 밟혔다, 넌 그만큼 마르고 문드러진것을 소중히 가지고있었지. 그게 꼭 지금의 너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 문드러지면서까지, 끝까지 속내를 꺼내질 않아 야속하게도,)
    난 너한테 아무것도 못들었어 지금까지, 날 원해서 여기까지 와서, 지금 내가 네 앞에 있잖아.
    ....정말 그게 다였어? 그냥 날 보고 만족하면 끝이였어?
    (내가 널 어떻게 저울질하고, 감히 어떻게 선택하겠어? 심지어 무엇 하나 꺼내놓질 않았는데 내가 무엇을 고르겠어, 달싹이며 열리지 않는 입술에 시선이 갔다. 등을 토닥이곤 다시 물었다.)
    루시 스타인:
    넌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데?
    (난 항상 네 말은 잘 들었잖아,)
    안나 로즈빌:......괜찮지 않아. (생각보다 먼저 말이 터지듯 나온다. 이기적이게 보이고 싶지 않았어. 어쩌면 정말로 마지막일 순간에만이라도. 결혼 전날, 겨우 나를 달래러 나오다 죽은 네가 마지막으로 본 나는 네게 화를 내고 못된 말이나 던진 나였을 거 아냐. 그러니까 이번만이라도. 다른 세계에 있더라도 여전히 너는 너니까. 억지 부리고 못된 나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네게 선택을 미뤘다는 것을, 네 말을 듣고 다시금 깨닫는다.)
    (네 품에서 빠져나와. 도저히 볼 수 없던 너를 본다. 오래 마주칠 수 없어 흔들리고, 도망가는 시선을 다시 끌어와서. 내 앞에 선 너를 바라보았다.)
    안나는 더듬더듬, 할 수 있는 모든 말을 루시에게 전합니다.
    새파랗게 질린 양 손은 간간히 옷을 움켜쥐기도, 바르르 떨리기도 합니다.
    루시의 눈앞에 있는 그 사람은 몇 번 벙긋이던 입을 다물고 양 손에 얼굴을 파묻습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그 얼굴은 흐르는 무거운 감정에 젖어있었습니다.
    고였다 흘러내리는 것이 비단 눈물만은 아니겠죠. 그건 당신을 향한 지독한 열망과 애정입니다.
    안나 로즈빌:키스해주면 안 돼……?
    ....나한테 키스해줘. 그리고 함께 떠나줘.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할게. 여기에 있는 나보다, 너한테 훨씬 좋은 사람일 수 있어.
    괜한 억지도 안 부릴게. 못되게 굴지도 않을게. 너한테 화내는 일도 없을 거야. 정말로 다 네 말대로 할 테니까. 무엇이든 네가 하라는 대로만 할게. 자꾸 집에 화분 들여놓는다고 화도 안 낼 거고. 냄비 태웠다고 핀잔주는 일도 없을 거고…
    오로지 너 하나만 위해서 살 테니까… 그러니까……
    제발… 부탁이야… 더 이상 혼자가 아니게 해 줘…
    마지막 말을 마친 안나는 그대로 무너져 내립니다.
    주저앉은 그 모습을 본 루시는 새삼스럽게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안나는,
    사랑스러운 당신의 연인은,
    당신이 사랑하는 바로 그 사람입니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조금도 다르지 않고 변함없이 사랑스럽습니다.
    하지만 안나가 당신에게 바라는 것이 고작 입과 입을 마주 대는 행위가 아니라는 건 루시도 알고 있겠죠.
    결혼식 날의 맹세의 키스.
    그것은 오직, 결혼하는 연인에게만 허락된 영원한 사랑의 고백입니다.
    또한, 지금까지 루시가 사랑해온 모든 것들에 대한 이별을 고하는 인사가 될 거예요.
    루시 스타인:(눈 앞이 흐리다 못해 뿌옇게 물이 들었다. 뜨겁고, 어느새 축축해진 눈가는 따갑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널 혼자 남긴건 나였다, 모든게 내 잘못이였다. 그런데 또 다시, 또, 어느쪽이던 난 널 혼자 두어야만해, 기막힐 노릇이였다. 내 앞에서 처절해진 네가 그렇게 비참하게 와닿기도 처음이였다. 무력하게 눈물이나 흘려도 상황은 변하지 않았고, 너는 너였다. 내가 무엇을 선택하던 너는 혼자이게 된다는게 내 말문을 막아놓았다.)
    .....안나, 여기에 있는 안나도 너만큼 날 사랑하겠지, 분명 그럴거야, 그런데....
    (널 두번이나 혼자 둘 수가 없어, 그런데 내가 따라간들 이 곳의 안나도 결국 혼자이게 될거야, 이곳의 너도 너니까, 나는 대체 몇번을, 널 혼자 둬야하지.)
    ....안나, 날 찾아온걸, 지금 이렇게 된걸 후회해? 그리고 그 후회만큼 다시 날 사랑하는거지? (답이 정해져있을 물음이였다. 딱 그 정적만큼 생각이 끊겼다. 바짝 마른 네 입술에 눈길이 갔고, 딱 몇시간 전의 그 때 처럼 입술을 어루만졌다.)
    안나, 난 아마 후회할거야. 이건 분명해, 널 사랑하지만, 그만큼 후회스럽고, 어쩔땐 원망할거야.
    네가 생각하는 만큼 널 다시 사랑할지도 모르겠어.
    루시 스타인:
    그래도, ....괜찮아? 정말?
    안나 로즈빌:...네가 내 곁에 있어만 준다면. (눈을 감고 약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살아있는 네가, 다시 내 옆에만 있다면. 뭐든지 감수할 수 있었다. 원망과 후회가 대수라고. 내가 사랑하니까 괜찮다고. 결국에는 오롯이 이기적인 마음을 담아서 대답한다.)
    루시 스타인:....네가 정말 밉고, 나도 원망스러워, 그런데 안나, 너라서 그래. 전부 너라서.... 난 너한테만 그러니까......
    (이렇게까지 사랑해본게 너 밖에 없어서, 뒷말을 끊어질듯 쥐어짜내 거의 들리지 않았다. 네 볼을 잡고, 입술을 가져다 대고, 딱 손가락 한마디 만큼의 거리가 남았을때 후회로 얼룩진 말을 뱉었다.)
    내가 널 왜 그렇게 사랑했을까 안나,
    (눈을 감지 않고 끝까지 시선을 맞추며 너를 오롯이 담았다. 앞으로 이어질것은 후회겠지, 그럼에도 널 놓을 수가 없다, 부디, 부디 어느쪽의 너라도 날 다시 원해서, 반복이라도 했으면 해. 차라리 그러는게 모두 괜찮을 것이다. 입술이 닿았고. 네 눈가를 손으로 감싸 가렸다. 마지막은 나만 기억할 것이다.)
    안나 로즈빌:(사랑 앞에 원망이 앞선 네 말이 아프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그런데 루시. 정말 미안해. 네가 날 아프게 하는 것도 살아있으니 할 수 있는 일이잖아. 나는 살아있는 네가 너무 절실해. 하루에 수십 번은 후회의 눈빛을 보내도 결국 내 옆에 있어줄 네가. 눈 앞이 캄캄해졌다. 너를 보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괜찮았다. 네가 주는 것이라면 정말로 무엇이든 좋았다. 이렇게까지 사랑해 본 게 너밖에 없어서.)
    루시는 안나의 뺨을 쥐고 입술을 겹칩니다. 따스한 온기가 오갑니다. 이 선택의 무게를 모르는 사람은 적어도 둘 중에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두 사람에겐 그 외의 것들은 상관없으니, 계속해서 입맞춤을 교환합니다.
    그리고 안나는 루시의 손을 잡고 문의 너머로 천천히 이끕니다. 그 손에는 바스라진 부케가 들려 있습니다.
    두 사람이 걷는 길은 곧 버진 로드가 되고, 누군가가 연주하는 결혼 행진곡이 흐릅니다.
    새하얀 베일을 쓴 안나가 루시에게 속삭입니다.
    "평생 나를 사랑해줘."
    버진 로드의 끝에는 앞으로 루시가 살게 될 새로운 세계가 펼쳐져 있습니다.
    걷는 걸음에 자신을 잃지 말고, 올곧게 걸어가세요.
    새하얀 부케를 들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연인을 뒤로하게 되더라도.
    End B. 5월의 신랑
    -
    녿 (GM):고생하셨습니다.........
    아보:..........
    ..........................제가......... 여태 크툴루를,,,, 이상한걸 데려갔나요 제가........?
    녿 (GM):아니.....
    아니요...
    아니 죄송해요....
    아보:ㅋ.........ㅋㅋ
    아 눈물나,,,, 아,,,,억울해
    녿 (GM):아 미안해.............
    아보:억울해 내가 지금
    아,,,,삼각관계도 내가 한놈 남는게 맘아파서 못보는데 내가지금
    녿 (GM):글케까지 고통스러워할줄은 몰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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